재경 의총회 박계진 회장의 부인 구숙희 씨
2번째 시집 ‘시가 있는 다락방’ 출간
막을 수 없는 자기표현
욕구 작은 방에서 펼쳐
기어서라도 다닐 수 있는 작은/ 방 하나 갖고 싶다// 나지막한 의자에 조용히 앉아/ 명상에 잠길 수 있는 곳// 시를 쓰다가 눈길 돌려/ 스쳐 지나는/ 바람과 구름을 훔쳐 볼 수 있는 그런/ 아담한 다락방 하나 갖고 싶다// 그 다락방에서/ 작은 꿈을 이루며 살고 싶다 <시인 구숙희의 ‘시가 있는 다락방’ 전문>
재경 의총회 박계진(유곡면 송산리 출신) 회장의 부인인 시인 구숙희(63)의 2번째 시집 ‘시가 있는 다락방’이 출간됐다. 시집은 4부로 나눠 ‘시가 있는 다락방’ 등 모두 103편을 실었다.
구 시인은 ‘시가 있는 다락방’에서 ‘기어서라도 다닐 수 있는 작은/ 방 하나 갖고 싶다’라고 했다. 그 작은 방에서 ‘작은 꿈을 이루며 살고 싶다’라고 했다. 그는 ‘시인의 말’에서 “한때는 피아니스트가 되고 바이올리니스트 첼로에 대한 열망도 있었습니다. 화가가 되어 보고 싶었습니다. 이룰 수 없는 꿈이었지만 그 꿈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이제 시를 통해 그 배역을 모두 해보고 싶습니다. 꿈과 현실 사이에서 결코 꿈이 아닌 멋진 시인으로 우뚝 서고 싶습니다”라고 했다.
그런데 왜 하필 ‘기어서라도 다닐 수 있는 작은 방’이라고 표현했을까.
시인은 그 속내를 이렇게 털어놨다. “시인인데 (남편이) 저를 시 못쓰게 하니 답답합니다. 저는 이번에도 몰래 책을 냈습니다. 남편이 뭐라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신문에 콩만하게 책소개만 부탁드리고자 합니다”라고 했다.
시인은 “사실은 제가 두 발등에 뜨거운 국물로 두 발등을 데어 화상이 심하여 수술하여, 보험금을 찾아 또 이렇게 시집을 낸 것입니다”라고 귀뜸했다.
아, 자기표현 욕구는 막을 수 없구나. 자기표현이 삶이니까. 63살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도. 시인의 이러한 속사정을 기사에 실어도 되는지 모르겠다. 남편에게 당분간 알리지 말아달라고도 부탁했다. 하지만 그러한 속사정이 어쩌면 시심을 더 돋우는 것으로 보인다. 정말 아름답지 않나.
신기용 문학평론가는 “구숙희 시인의 처녀 시집 해설에서 문학의 필수 특성 개성이야말로 우리를 문학에 심취하게 만드는 매력이다라며 개성을 강조했었다. 이번 두 번째 시집에서 구 시인은 자기 자신만의 독창적인 ‘개성’을 드러내고 있을까? 반반이라고 평가해 본다”라고 했다.
구 시인은 성균관대 행정대학원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서울시지방공무원 공개채용시험 합격(5급을)하고, 동대문구청(사무관)에서 35년 근무하고, 녹조근정훈장(훈장수여)을 받았다. 구 시인은 2015년 시 <문장21>로 등단하고, 「잠자리가 본 세상 구경」시집을 낸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