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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박강수 총장의 세상이야기

일본을 돕자

박강수 배제대 전 총장
편집부 기자 / 입력 : 2011년 04월 09일











▲ 박강수
봄을 제일 먼저 마중 나온 목련이 방긋 웃는데 지구촌은 봄을 잃어버렸다.


일본의 참담한 대 지진의 속보가 TV화면에 뜰 때마다 세계인은 숨을 죽이며 그들과 슬픔을 함께하고 있다.


보면 볼수록 숨이 멈춰버릴 듯한 그들의 피해는 나날이 확산되고 대지진의 여파는 끝이 보이지 않는다. 오래된 원전들이 하나씩 무너지고 일본이 전기 공급 부족으로 암흑천지가 되다니?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지진, 쓰나미, 방사능까지 3각 파도가 일본의 숨통을 조이고 있으니 이걸 어쩌랴? 세계는 일본을 도와야 한다. 시속 700㎞의 쓰나미가 진원지에서 20여분 만에 덮쳐 활력이 넘치던 아름다운 항구도시 센다이 근처 해안을 깡그리 삼켜버리던 날 하늘도 울었다.


마가 쓰나미에 밀려가면서도 딸의 손을 꼭 잡고 살아야 한다고 목 놓아 외치며 흙물을 삼키고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딸은 간 곳이 없었다.


엄마는 쓰나미의 공포와 잔인한 슬픔으로 눈물마저 말라버렸다. 딸의 이름조차 부를 힘도 빼앗긴 엄마는 망연자실, 땅바닥에 주저앉아 바다를 응시하며 눈물 짓고있는 참담한 모습은 비극 그 자체였다.


의 여신 같은 센다이 앞 푸른 바다는 그런 끔찍한 일들을 아는지 모르는지 오늘도 옛 처럼 출렁이며 잔잔해진 파도는 사람들에게 바다로 오라는 듯 손짓하고 있다.


실은 3월 11일 그날 오전에 일본 연수를 마치고 나는 치토세 공항을 떠나 귀국하는 길이었기에 그 야속한 바다가 눈에 선하다.


일본의 대지진을 예견이라도 한 듯 지진은 3월 9일부터 시작되었다.


그 날 점심 후 나는 치토세호텔 세미나실에서 동료들과 함께 ‘라이온스 지도자의 품격과 역할’이라는 주제 발표를 하고 있었다. 천정의 샹들리에가 족히 5㎝ 넘게 흔들리면서 지진임을 느끼게 했다. 상쾌한 느낌은 아니었다. 그러나 일본은 늘 지진이 많은 나라라는 선입견 때문인지 그 때는 심각한 우려를 느끼지 못했다.


라이온 동료들은 서로의 눈빛이 그 전에는 미처 느껴보지 못한 지진에 대한 공포 같은 것을 서로 실감하면서도 세미나는 계속되었다. 다음날 필리핀을 비롯한 5개국에서 참여한 라이온들과 우정의 기념사진도 찍었다. 특히 시카고 국제본부에서 파견 된 세미나 매니저인 보니와 인사를 나누고 각각 공항으로 향했다. 비행기 차창 밖으로 눈 덮인 북해도를 멀리 바라보며 일본을 떠났다. 치토세의 아름다운 설원도 보았으며 세미나를 통해 한국 라이온스의 희망도 보았다. 프레젠테이션을 위한 트레이닝과, 레슨, 그리고 평가의 기법을 수련하면서 연수의 가치와 중요성을 절감했다.


교육은 길이가 아니라 깊이다. 교육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며 과정이다. 교육이 깊이가 없고, 방향을 다르게 가르치게 되면 그것은 교육이 아니다. 3월 11일 오후 1시경, 우리 라이온들은 모두 연수에 대한 필요성과 높은 가치를 느끼며 귀국했다.


그리고 그 날 오후에 일본열도는 대 지진과 가공할 지진해일로 숨이 멈춰버렸다. 세상에 이런 참담한 광경을 보다니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그런데 일본의 국민성을 이번 대 지진을 통해 다시 느끼게 되었다.


마음으로는 끝없이 슬퍼하면서도 묵묵히 삶을 되찾겠다는 그들의 의지와 질서의식, 그리고 침착성은 과연 1등 국민다웠다. 우리가 꼭 배워야 할 대목들이다.


일본 TV방송국의 신속성과 정확성에 세계가 또 한 번 놀랬다.


진이 감지된 후 20여분 만에 갑작스럽게 산처럼 밀려 온 쓰나미 상황을 헬리콥터로 실시간 찍어서 국민들에게 상세하게 알려주었다. 비록 재산은 잃었지만 한명이라도 인명을 구하는 데는 도움이 컸다.


나라와 국민들의 안전과 구원을 위해 어떻게, 저토록 상세하게 보도 할 수 있을까? 우리의 언론들은 어떤 사건이 터지면 마구잡이로 이것저것 알릴 것, 안 알릴 것을 송두리째 파헤쳐 국익과 관계없이 보도하는 태도와는 너무나 달랐다. 보도의 쏠림이 없었다. 뉴스가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지대한 가를 충분히 알고 있었다.


항상 애국을 중심에 두고 국민의 알권리와 보도의 양심을 지키며 편성한 일본 방송은 과연 선진국다웠으며 일본의 품격과 양심을 TV를 통해 보는 것 같았다.


뉴스를 볼 때마다 숙연해진다. 향후 일본은 행방불명된 사람 보다 생존자가 더 걱정된다. 그 많은 사람들을 졸지에 하늘나라로 보내놓고 산다는 게 더 큰 충격일 것이다.


지금도 여진은 강도 높게 계속되고 있으며 일본 열도가 공포와 충격에 빠져있다.


일본 동남부 지바현에 위치한 제철소, 정유공장, 자동차와 전자부문 등 수많은 제조업 공장들이 속수무책으로 타격 당했다.


복구에 몇 달, 몇 년이 걸릴지 아무도 상상할 수 없다. 복구비용도 300조엔 이상의 천문학적인 액수가 소요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그 이상이 될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들은 해낼 수 있을 것 같다. 일본이란 저력이 살아있으며 사무라이 정신이 아직도 일본을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세계가 돕고 있지 않는가?


그러나 일본 동남부에 위치하고 있는 원전들이 계속 폭발되면서 방사능이 유출되고 있다는 것은 충격 중에 충격이며 재난 중에 재난이다. 우리나라의 원전들은 과연 어떨까? 점검하고 또 점검해야 한다.


각처에서 일본을 지원키 위한 모금이 시작되었다. 한국 라이온스 연합회에서도 우선 10만 불을 일본 라이온스 협회에 전달키로 의결했다. 이것이야말로 라이온스 정신이다. 우리나라도 방재의식을 높여야한다. 재해정보지도도 필요하다. 대피훈련도 더욱 강화되어야 하는데 국민들의 참여가 부진하다. 형식적인 대피소만 있을 뿐이다. 일본의 재해가 곧 우리의 것이 될 수도 있다. 우리 모두 힘 모아 일본을 돕자.

편집부 기자 / 입력 : 2011년 04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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