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교장선생님 친구를 만났다. “어이 교장선생님, 교장 선생은 하는 일이 뭐야?”라고 물으니 답을 하지 않더라. ‘어 별 놈 다 보겠네, 평생 이런 질문 받아보기 처음이네’라고 속으로 생각 했을 것이다.
필자는 군수가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른다, 알 수도 없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지난 의병의 날‘ 행사에 고향에 갔더니 단연 군수 선거가 화두였다. ’군수는 행정을 알아야 한다.‘는 여론이 우세하더라. 그러면 행정학 박사가 군수하면 되겠네?라는 생각이 들더라. 과연 군수님들 중에서 행정학 박사가 몇 분이나 있을까?
필자는 군수는 매일 놀아야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군수라면 매일 놀겠다. 그런데 사람은 혼자서는 놀 수가 없다. 그러면 누구하고 같이 놀아야 하나? 제일 먼저 같이 놀아야 할 사람은 지난 선거에서 당선에 제일 심하게 반대한 사람, 이 사람하고 놀아야한다. 이 사람은 틀림없이 같이 놀아주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이 사람하고 같이 노는 것이 군수의 첫 번째 능력이다.
다음으로 같이 놀아야 할 사람은 실과장 중에서 받아쓰기 제일 못하는 사람, 이 사람은 군수가 식사하자는데 거절은 못할 것이다. 이 분에게는 “내가 4년 뒤에 재선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하고 답을 구해야 한다.
세 번째는 임용된 지 3년 이하의 직원들과 놀아야한다. 이 직원들은 질문에만 겨우 답하려고 할 것이다. 이들이 스스럼없이 말하게 하는 것이 군수의 두 번째 능력이 될 것이다. 그들이 20년 뒤에 군수가 되려면 어떤 포부를 가지고 임해야 하는지 파악해야 한다. 이들과의 스스럼없는 대화가 요즘 경영학이나 리더십(leadership)에서 회자되는 소통(疏通)이다.
이제 재선되는 답은 나왔다. 여기에 첨가해야 될 것이 하나 더 있다. 선거 기간 내내 듣기 좋은 말만 하고 매일 축하한다, 고생한다고 칭찬하는 사람의 이야기이다. 이 재선 되는 답이 5년, 10년 뒤의 의령의 비전(vision이다. 지난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의 공약(의령신문 기사)을 보면 의령의 비전이라고 할 만한 공약이, 필자의 눈에는 뜨이지 않아서, 나는 유권자가 아니라는 것이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비전이 수립되었으면 달성방안(전략)을 수립해야한다. 여기에는 주제별로 전문가의 자문(컨설팅)을 받아야 한다. 이 전문가는 의령에서, 창원에서, 서울에서 전국적으로 찾아야할 것이다. 이 전문가를 찾는 것이 군수의 세 번째 능력이다. 이 전략 수립의 롤 모델(role model)은 삼성의 이병철회장께서 오늘의 삼성전자 태동을 준비하던 것을 하면 좋을 것이다.
목표가 수립되고 달성할 전략이 수립되었으면 이 전략이 제대로 이행되는지를 모니터링(monitoring)하면 될 것이다. 실과장을 포함한 직원들 받아쓰기 연습이나 시키고 있으면 다음 선거에는 필자도 출마할 것이다.
삼성의 이건희 회장이 장기간 병석에 있어도 삼성의 주가가 요동치기는커녕 오르는 것은 이 회장이 맨날 놀았기 때문이라는 어떤 신문의 기사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