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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령을 생각한다

장명욱(의령읍행정복지센터 주무관)
의령신문 기자 / urnews21@hanmail.net입력 : 2020년 07월 22일
의령을 생각한다
장명욱(의령읍행정복지센터 주무관)

ⓒ 의령신문
의령에서 태어났다. “고향이 어디에요?”, “의령입니다.” 두 가지 답변을 가장 많이 들었다. “마늘 유명한 의성이요?”, “우순경(우범곤) 아나?”
존재감 없는 나의 고향이었다. 인구는 전국에서 몇 번째로 적고, 바다와 명승지 같은 특출한 관광지 역시 없다. 학업을 위해, 직장 생활을 위해 객지에서 생활하면서 의령에 대해 감탄사를 내뱉는 사람을 본 적이 많지 않다. ‘악플’보다 ‘무플’이 더 상처가 된다 했던가.
하지만 나의 생명의 근원인 부모님이 터를 이루고 사신 곳, 사랑하는 나의 동창들과 숨바꼭질하며 놀던 곳, 자굴산 아래 무수히 많은 별을 볼 수 있는 곳, 난 정말 의령을 사랑한다.
의령에 대해 많은 얘기를 들려줬다. 맞춤형으로 말이다. 어르신에게는 삼성 이병철 회장의 고향이라고 말했고, 동년배들에게는 한우산 철쭉과 거장산 캠핑장을 말했다. 수박부터 미나리, 곽재우 장군에서 안희제 선생까지. ‘영혼까지 끌어 모아’ 의령을 설명했다. 그만큼 의령이 좋으니까. 심지어 작년에는 운 좋게 의령군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다.
자부심과 영광이 가득할 시기인데 요즘 들어서는 부끄러움이 마음 한편에 자리 잡고 있다. 전·현직 군수 두 분이 동시에 구속이 되는 전대미문의 사건이 의령에 발생했다. 최근에 보석으로 석방됐지만 법은 엄격하게 두 명을 꾸짖고 있다. 어떻게 이해하고 설명해야 하는 지 나부터 혼란스럽다.
사실 오래전부터 의령은 돈을 쓰면 선거에 이긴다는 낭설이 정설처럼 굳어졌다. 벌써부터 보궐 선거를 위해 어느 후보들에게 줄을 대니. 지지를 하니. 이런 말들이 들려오고 있다. 실제로 이런 움직임을 목격하기도 했다.
적어도 의령은 선거에 있어서 켜켜이 쌓인 적폐를 한 번도 제대로 청산해내지 못한 채 그저 어물쩍 넘겨오기를 반복했다. 그래서 이런 부끄러운 일들이 계속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반성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지도자가 아닌 범법자를 뽑게 만들고, 그에 온갖 특혜를 누린 사람들이 반성은커녕 다시 선거판에 기웃거리는 지금 현실이 너무나 개탄스럽다.
적어도 현재까지는 나의 공무원이라는 직함과 공직생활의 시작이 참으로 부끄럽다. 의령은 어두운 현실의 밤이고, 나는 무기력한 하찮은 존재일 뿐이다.
적어도 두 군수가 구치소를 간 이유는 명확하다. 해야 할 일은 제대로 하지 않고, 하지 말아야 할 일에 집착해서이다. 생각하는 군민이라야 산다. 나부터 반성하고 싶다. 비록 말석의 작은 존재지만. 군민께 용서를 구하고 싶다. 그리고 의령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공무원이 되겠다고 여기 글에 남기고 싶다. “그래도 사랑하는 나의 고향 의령이다. 우리는 더 좋은 의령을 만들 수 있다.”
생각보다 멋진 의령을 기대하며. 나는 오늘도 의령을 생각한다.
의령신문 기자 / urnews21@hanmail.net입력 : 2020년 07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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