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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杏村 사랑방> 기다리는 마음 (꿀꿀이죽)


백한이계관시인 기자 / 입력 : 2001년 02월 28일
꿀꿀이죽을 아는가?

 꿀꿀이죽이라면 돼지가 먹고 자라는 먹이의 죽으로 생각하겠지만 동족상잔의 6·25가 소강 상태로 들어간 직후 살아남은 동포들에게 유일한 영양가 많은 범벅죽이었다.

 지금도 전세계에는 기아로 죽어가는 사람이 헤아릴 수 없이 많다고 해서 그 비참한 모습들이 지면이나 TV를 통해 자주 나오고 있다.

 필자가 여덟살이 되었을 때쯤, 해방 전후에는 광란의 제국주의는 이 땅의 재물을 마구잡이로 뺏어가고 흉년은 계속되었다. 당시 소나무 속껍질과 풀잎으로 연명하던 보릿고개시절을 넘지 못하고 죽어간 원혼들이 많았다. 그러한 고난에도 강대국의 이해갈등에 꼭두각시가 된 민족상잔의 비극은 아무것도 모르는 백성들을 이념이란 `관심법'으로 무참히 갖은 방법으로 죽였다. 그나마 살아남은 이는 배고파 전전긍긍하며 미군들이 먹다 남긴 온갖 쓰레기를 골라 끓인 죽을 사먹고 연명하였다.

 그것이 바로 어제 같은데...음식쓰레기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행정난맥을 지켜보면서 자욱하게 내려앉은 하늘을 두렵게 생각한다.
 자연 그대로 공기가 지금의 해맑은 대의 추산리 평촌 사람들을 잠재우고 심심산골에 쓰레기 소각장 설치를 위하여 선무공작을 한 공무원은 단연 훈장감이다. 그러나 그 훈장이 책임져야할 결과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2000년 11월에 필자가 둘러본 바로 소각 쓰레기는 이미 유치된 이상 매연과 악취를 견딘다 할지라도 쌓고 있는 음식쓰레기는 침출수를 가두워 퍼 옮기지만 진양호가 안전할 지 두고 봐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이대로 가면 멀지 않아 소각할 수 없는 음식폐쓰레기는 태산을 이룰 것이고 더 이상 수용 불가의 사태는 그리 멀지 않은 장래인 것 같다. 그러므로 음식쓰레기를 줄이는 것은 하늘의 뜻을 따르는 것이므로 최선의 방법을 연구하고 선별하여 축산 농가와 직접 연결함으로써 사료화 해야 한다. 다음은 생쓰레기 퇴비화 기술이 강구되어 처리시설을 가동함으로써 100% 재활용 목표를 추진, 시행해야 할 것이다.

 세상 돌아가는 미래가 어두워서 안 보이는 것이 아니다. 대명천지의 밝은 날에도 마음속에 없는데 보이겠는가. 길을 열었으니 길을 닦아가면서 목적지에 가야 한다. 그래서 훈장은 아무나 받는 것이 아니다. 장독대 밑에 꽃씨를 뿌리지 않아도 꽃이 피고 사그라지는 모깃불을 그대로 두워도 몇날 몇일 불씨가 계속 탔던 그 시절을 가슴에 담으면 밤하늘에 별을 헤며 잠을 잘 수 있지 않을까. 일을 저질러 놓고 떠나버리면 그만이라는 생각은 어디까지나 자위일뿐 역사는 당사자의 영혼에 각인되어 죽어서도 따라 다닌다. 듣기로는 필자의 숙명같은 살구나무도 생토에 심어 모두 죽었다니 이제 정성을 담아 다시 그 자리에 살구꽃도 피워주기를 부탁하는 바이다.

 이제부터 음식쓰레기를 배출하는 영업소는 축산업과 마음으로 자매 결연을 맺고 가정에서는 서로 정보를 교환하여 군민 모두가 쓰레기 재활용에 뜻을 모을 때 자손대대로 살아갈 우리 땅이 숨쉬고 활기가 넘쳐 탐스럽고 향기 짙은 복지사회의 꽃을 피우리라.

 비록 손전화기 하나로 온갖 편의품이 종처럼 따라 준다해도, 우성자 복제로 미녀호남이 무수히 생산된다 해도, 그것을 돈과 권력을 가진 자의 사치일뿐 전인류를 구원할 수는 없다할 것이니 결국 종말을 앞당기는 괴성이 아닐까. 배불러 넘쳐나는 음식쓰레기, 아직도 꿀꿀이죽 한 그릇에 무한한 행복을 느끼는 사람들이 이 땅위에 헤아릴 수 없이 많다는 사실을 차마 잊으랴.
백한이계관시인 기자 / 입력 : 2001년 02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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