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륵 문화기반 확산 눈길
6일 오후 부림초등학교(교장 박평길) 강당.
팅~. 맑은 소리가 나지 않았다. 이번에 또 헛치기를 했다.
수현(2학년)이는 이날도 가야금을 엄지 식지로 뜯는 법, 식지로 튕기는 법을 이옥순(국악협회도지부장) 선생님의 가르침을 따라 연습하지만 여전히 어렵기만 하다. 산도깨비 국악동요도 친구 언니들과 함께 어렵게 어렵게 연주했다. 뜯기는 어느 정도 하겠는데 튕기기는 아직 제대로 되지 않는다. 고사리 손이 많이 아플 거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키만큼 큰 가야금을 연주하기 위해 양반다리까지 해야 한다. 하지만 수현이는 손가락이 이제는 아프지 않다고 했다. 엄마(궁류초등학교 교직원)의 권유로 가야금을 배우는데 재미있다고 했다.
부림초등학교는 지난 8월부터 가야금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참여 학생은 2학년 8명, 3학년 1명, 4학년 8명 등 모두 17명.
부림초등학교의 가야금교실 운영은 의령군종합사회복지관 프로그램에 이어 군내에서 2번째. 더욱이 악성 우륵의 출생지가 신반이라는 학설이 강력하게 제기되고 있고 우륵공원 조성사업도 추진되고 있는 상황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가야금 교실 운영계기와 관련, 박평길 교장은 지난 5월 ‘우륵의 탄생지가 의령 신반이다’라는 주제로 열린 학술 발표회를 다녀온 이후, 본교가 우륵의 탄생지인 신반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지역특색 교육의 일환으로 가야금 교육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계획을 세워서 가야금 교육을 추진하던 중에 (사)우륵문화발전연구회 조용섭 이사장이 좋은 생각이라며 본교 가야금 교육에 지원을 해줘 본교에서 가야금 교실을 운영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재정문제에 대해서 (사)우륵문화발전연구회에서 300만원, 의령교육청에서 500만원, 부림초등학교 동창회에서 300만원을 지원받아서 가야금 20대를 구입하고, 의령군청에서는 운영비 지원을 약속 했다고 했다.
또 박평길 교장은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전국 가야금병창대회, 의령군내 문화행사 찬조 출연, 교내 학예행사에 참여할 예정이라며 가야금 연주는 전통음악을 배우는데 큰 의미가 있고, 부수적으로도 학생들이 교육적으로 좋은 영향을 많이 받는다. 기본적인 전통예절 교육과 더불어 앉아서 가야금을 연주하기 때문에 바르게 앉는 자세도 훈련이 되며, 노래도 함께 익히기 때문에 발음 교정에도 도움이 된다. 그리고 오선보를 보면서 연주를 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악보를 보는 공부도 함께 하게 된다. 그리고 중요한 점은 연주를 하면서 음악을 항상 듣기 때문에 학생들의 마음이 편안하여 학생들의 정서 순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취재를 마치고 돌아오면서 부림면사무소 앞 사거리에서 귀가하는 혜진(4학년)이를 만났다. 가야금이 재미있냐고 물었다. 집에서 그날 배운 것을 기억했다가 그 기억을 더듬어 집에서 허벅지에 가상의 음계를 잡아 손가락으로 연습하고 있다며 재미있다고 말했다. 유종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