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나들이(대구자굴산모임)
계절의 여왕
풍만하게 성숙한 여인의 가슴처럼
그렇게 무르익어만 가는 5월의 끝자락
부부동반 회원들
도망가는 봄을 붙들고 북으로 달려간다.
시집온 신혼 신부 얼굴처럼
맑고 깨끗한 5월의 하늘 아래
굽이굽이 돌아가는 산 모랭이
하얀 찔래꽃과 5월의 신록이
모두 그대로 꽃이요 향기다.
세월이 할퀴고 간 주름살은
깊어만 가는데
형님먼저 아우먼저 한곡 식 뽑고 나면
형수님도 한곡 제수씨도 한곡
구성진 옛 가락에 손뼉 치며 와 이래 존노.
이렇게 신바람이 나는데
어느덧 소수서원 주차장에 내린다.
솔향기 그윽한 하늘을 덮은 송림을 지나
서원 문을 들어선다.
조선 명종 5년 풍기군수 이황에 의해
우리나라 최초 사액서원이며
최초 국비보조의 사립대학으로
무너진 유학을 다시이어 딱게 한 서원
유생들의 숨소리가 묻어난다.
조선유학의 메카, 민족문화의 전당
소수박물관에 소장된 그 귀중한 유물들
안시재 김상원 고문님의 좋은 해설에도
총기가 없어 생각이 안나 안타깝다
조선시대의 유교사회의 대표적 산물
우리민족의 생활철학이 담긴 선비촌
고래등같은 기와집 포근한 초가집,
대장간 저잣거리 원두막 연자방아,
40여동의 건물이 복원된 집안밖에
옛가구 장독대 마굿간 멍석 지개 등등
선인들의 생활상이 옛모습 그대로
고향생각이 울컥난다.
가는날이 장날이라 때마침 선비촌 문화축제라
백일장 암행어사출두 다양한 행사로
볼꺼리도 푸짐한데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민생고부터 해결하잔다.
부석사 주차장 앞 부석(?)식당
산채비빔밥에 동동주로 포식을 하고
부석사로 올라간다.
가파른 콩크리트 포장길 숨이 가푸다
초여름의 부드러운 햇살에 더욱 짙푸른 숲길
꿀맛같은 미풍에 나뭇잎도 춤을 춘다.
따문 따문 이름모른 들꽃 눈요기 하며
할망구 손잡고 쉬엄쉬엄 올라간다.
의상대사가 왕명으로 창건했다는 무량수전
우리나라 최고 오래된 목조건물로 국보다.
부석사는 무량수전을 포함해 국보5점과
보물4점등 많은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는
천 삼백년의 역사를 간직한 고찰이다.
태백산맥을 등에 업은 무량수전 앞에 서서
멀리 바라보는 웅장한 소백산맥의 전경
한폭의 그림이다 분명 그림이다.
의상과 선묘의 전설은 접어두고 발길을 돌린다.
봉화군의 명소 한때 쑥밭약수터로 불렀든
천연탄산 오천약수 사이다처럼 톡 쏘는맛이 진미다.
조선 9대왕 선종때 전국최고의 물맛으로 선정된
귀중한 약수 구역질이 나도록 마신다.
시원한 계곡에 옹기종기 쉬었다 또 어디로 가는지?
5백년전통의 한과로 유명한 봉화읍 유곡(닭실)마을
안동권씨 집성촌으로 봉화를 대표하는 전통마을이다.
조선중기 충절로 이름 높은 충재 권벌의 후손들이
5백년을 살아온 마을앞 주차장에 둘러앉아
순박한 고향의 인정이 묻어나는 우리 회원들
오늘 마지막 술잔을 들고 향수에 젖어본다.
흘러간 한 많은 세월, 지난이야기는 끝이 없는데
지친 듯 서서히 기울고 있는 석양을 바라보며
아쉬운 발길을 돌려 차에 오른다.
끝으로 좋은 덕담과 문화유적에 대한 해설을 해주신 안시재 김상원 박윤도,
고문님
그리고 오늘 행사를 위해 수고하신 안진경 회장님과 집행부임원님들께 깊은
가사를 드린다.
2009. 5. 31.
대구 자굴산모임 강 석 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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