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굴산골프장 조성과 관련, 주민들이 지난해 12월 인가된 실시계획에 대해 법적대응을 결의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사업시행자인 그린시티컨설팅(주)가 사업 착수 일정에 쫓겨 사업을 강행하고 이 과정에서 주민들과의 물리적인 마찰을 빚을지 주목되고 있다.
주민총회가 지난 16일 칠곡면사무소 회의실에서 열렸다. 진로를 논의하기 위한 소집된 주민총회는 14개 마을 대의원을 대상으로 비밀투표를 실시했다. 56명이 ‘자굴산골프장 조성 허가에 따른 법적대응(행정소송) 등 골프장 조성은 절대 불가’, 41명이 ‘행정허가로 사업시행에 따른 칠곡면 발전과 지역주민의 실익을 위한 주민대책위원회 구성’을 각각 선택했다.
그러나 이날 42%의 대의원이 사실상 골프장 조성에 찬성하는 표심을 드러내 골프장 조성 반대 세력의 결속을 시험대에 올려놓게 됐다. 당초 96%의 주민이 골프장 조성을 반대한다는 주민 여론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앞서 14개 마을 중에서 7개 마을이 법적대응에 따른 비용을 부담할 수 없다고 밝혔고, 그린시티컨설팅은 주민들이 법적대응에 나설 경우 15억원의 지역발전기금을 비롯해 주민들에게 약속한 부분을 이행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는 사실이 이날 주민총회 과정에서 확인됐다.
또 이날 법적대응에 따른 비용조달 문제가 제기됐으나 논의되지는 않아 불씨를 남겼다. 현재 비용부담 없이 법적대응에 나설 방안은 행정심판이지만 이를 넘어서 소송까지 진행할 경우 자굴산골프장 조성사업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된다.
임시 의장을 맞은 전영수 반대대책위공동위원장은 4년 동안 반대투쟁을 이끌었던 이장단과 자신의 역할은 이날로 끝났다며 일괄 사퇴를 선언했다.
자굴산골프장 조성반대 주민들은 취수장 문제, 경사도 문제 등을 집중 거론해 지난해 인가된 자굴산골프장 실시계획의 부당함을 밝히는 행정심판을 우선 추진해야 한다고 한다.
앞서 지난해 12월30일 자굴산골프장 실시계획이 인가돼 의령군청 홈페이지 군민마당에 고시됐다. 사업 착수는 인가일로부터 6개월 이내로 규정하고 있다.
현재 칠곡면민과 대립하고 있는 자굴산골프장은 사업비 1250억원을 들여 의령군 칠곡면 내·외조리 자굴산 일대 173만1046㎡의 부지에 27홀 대중골프장을 내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진행 중에 있다. 유종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