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들을 친구라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위로 하였습니다”
낙서초(교장 한상선) 제75회 졸업식이 지난 18일 오전 이 학교 강당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는 졸업생이 단 1명인데다 그 졸업생이 답사를 마치고 끝내 울음을 터트려 인구 감소로 존폐위기에 내몰리는 농촌지역 학교의 속살을 그대로 드러냈다.
강정한 졸업생은 답사에서 자신의 내면을 담담하게 드러내 전달했다.
“하나 둘씩 떠난 친구들을 그저 바라다보니 어느새 3학년 2학기 때부터 저 혼자 남게 되었습니다. 동생들을 친구라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위로 하였습니다”
강정한 졸업생은 “힘든 일이 있으면 서로 도와가며 뛰놀고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함께 나누며 하나씩 해결하다 보니 낙서초등학교에 다닌 6년 세월은 마치 6일처럼 느껴집니다”며 초등학교생활을 되돌아봤다.
강정한 졸업생은 “제가 더 많은 모범을 보였어야 되는데 벌써 떠난다고 하니 아쉽습니다. 하지만 후배들이 더 잘 해줄 것이라고 믿겠습니다. 여러분과 즐겁게 놀았던 일은 영원한 저의 추억으로 간직하며 중학생이 되더라도 가끔씩 찾아오겠습니다”며 후배들에게 당부와 자신에게 다짐을 잊지 않았다.
답사를 마친 강정한 졸업생은 졸업식 노래와 교가를 부르고는 끝내 울음을 터트렸다. 소리 내어 울지는 않았지만 연신 흐르는 눈물을 막을 수는 없었다. 이를 지켜보던 강정한 졸업생의 할머니(73)가 눈시울을 붉히며 눈물을 닦아냈다.
“할머니, 왜 우세요. 손자 졸업 날 기쁘지 않으세요”
“손자가 우니까 마음이 안돼서 눈물이 자꾸 나오네”
이날 참석한 교사 학부모 내빈도 여기저기에서 눈물을 훔쳐내고 있었다.
“강정한, 왜 울었어. 그동안 외로워 울었어”
“아니에요………”
“울지 마. 중학교에 가면 친구도 많이 사귈 수 있잖아”
동생이자 친구인 5학년 김혜진 정소연 재학생이 위로하려는 듯 강정한 졸업생 옆으로 다가왔다.
“김혜진 정소연, 너희들도 울려고 그러지”
“아니예요………”
“맞잖아. 오빠이자 친구가 우니까 너희도 울려고 그러지”
이날 하한수 담임교사는 그동안 손수 만든 앨범을 전달했다. 강정한 졸업생의 교내활동을 디지털 카메라로 틈틈이 찍어 만들었다.
한상선 교장은 “올해로 제75회 졸업생을 배출합니다만 올해 졸업생이 단 1명인데도 이렇게 많이 참석하시어 졸업을 축하해주시고 자리를 빛내 주신데 대해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비록 졸업생은 1명입니다만, 체육대회를 비롯하여 각종 대회에서 학교의 명예를 빛내는데 최선을 다했고 후배들에게 모범을 보여준 졸업생에게 졸업식을 맞아 그 공로를 치하한다”라고 회고사에서 말했다.
강정한 졸업생은 학교장상 낙서초등학교총동창회장상 학교운영위원장상 낙서면장상 동부농협협동조합장상, 낙서초등총동창회 부산항운노동조합 낙청회 신반부림약국으로부터 장학금을 각각 받았다. 강정한 졸업생은 신반중학교에 진학한다.
이날 졸업식에는 졸업생 1명, 재학생 18명, 교사 학부모 내빈 21명이 참석했다. 군수와 교육장은 축전을 보냈다. 유종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