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2천500권 비치 미니도서관 방불
후학 직접 가르치는 계획도 세워
장학회 설립… 100만원 기탁하기도
김상규(의령읍 정암리) 전 경원대 교수가 고향 후학들이 책을 보고 공부할 수 있는 서원을 고향 마을인 의령읍 정암리에 개원했다.
이번 서원 개원은 향우 지식인이 고향 후학을 교육하는 매개체를 고향 마을에 처음으로 만들었다는 차원에서 그동안 경제적인 지원을 우선하는 향우들의 고향 사랑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김 전 교수는 정기적으로 서울에서 내려와 후학들을 직접 가르치겠다고 서원 운영 계획을 밝혀 주목되고 있다.
지난 23일 오전 서원 개원식이 옛 정암회관에서 열렸다.
행사에는 동민, 중고등학생 20여명, 김 전 교수의 의령초등학교 39회 동기생 10여명, 김 전 교수의 동료교수 10여명 등이 참여했다.
서원 이름은 김 전 교수의 호를 따라 만산(晩山)서원이라고 지었다. 규모는 옛 정암회관 2층만 사용하기 때문에 20여평이다. 서원은 이곳 학생들이 마음대로 드나들면서 책을 보고 공부할 수 있도록 시설을 갖췄다. 도서도 김 전 교수가 기증한 2천500여권을 갖추고 있어 미니 도서관을 방불케 하고 있다.
만산서원은 지난 9월 박용희 정암리 이장과 협의, 같은 해 12월 정암 마을 중고학생들과 공부모임 결성, 정암 만산장학회 설립, 올해 1월 스터디 그룹 상담 및 교재선정을 거쳐 이날 개원식을 갖게 됐다.
김 전 교수는 인사에서 “저는 이 마을에서 김경규씨의 3째 동생으로 태어나서 의령초등학교, 의령중학교, 의령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외지생활을 하면서 대학에서 교수생활을 끝으로 정년을 맞이하게 됐다”며 “정년을 맞이하면서 고향을 위하여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해 왔습니다만 동민 여러분의 배려로 오늘 이 장소에 이렇게 서원을 만들게 돼 정말 기쁘기 한량없다”고 말했다.
김 전 교수는 “오늘 만들어지는 이 서원은 정암동민 여러분들과 배우고자하는 학생들이 마음대로 드나들면서 책을 보고 공부할 수 있는 장소로서 동민을 위한 것이요, 동민 여러분의 것이다”며 “동민 여러분과 배우고자 하는 학생들이 많이 활용함으로써 충분한 서원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사랑으로 봐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 전 교수는 스터디그룹을 구성해 한 달에 한 번 운영할 계획이다.
또 김 전 교수는 이날 “우리 마을 중·고등학생의 향학열 제고와 향토문화 연구 및 애향심 고취를 위해 장학회를 만들었다”며 장학금 100만원을 기탁했다. 김 전 교수는 한 학기당 100만원씩 1년에 200만원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채용 군수는 축사에서 의령은 청정지역인데다 정암은 곽재우 장군의 정신이 어려 있는 곳으로 5년 이내에 의령의 중심지로 성장할 것이라며 김 전 교수와 같은 지식인들이 많이 내려와 연구와 함께 많은 성과를 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성수 한국사립대학교교수협의회 상임회장은 격려사에서 지도교수 시절 직장에 다니며 공부를 시작한 김 전 교수의 향학열을 떠올리며 김 전 교수의 고향사랑이 꽃피울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종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