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초(東艸) 김사균(金思均:경기도 고양시 거주.의령읍) 시조시인의 아홉 번째 시조집 ‘무게만큼 열리는 하늘’(도서출판 신문기획,2008.6.6)이 발간되었다.
임신생(壬申生)인 김 시인이 올해로 희수(喜壽)를 맞이해 그 기념으로 발간한 ‘무게만큼 열리는 하늘’은 ‘소경(小景)’ 등 일흔일곱 편의 평시조를 싣고 있으며, 서예가이자 수필가이신 의령인 남사(南沙) 전봉훈(田奉勳)님의 축하 글씨와 일본 동경 무장야미대(武藏野美大)를 졸업한 며느리 손승연(孫承娟)씨가 그린 표지화를 각각 게재하고 있다.
김 시인은 이 시조집의 ‘뒷글’에서 “소원이 있다면 이승에서 사람으로 살았다는 흔적으로 오래도록 아끼고 사랑할 시조집 하나를 남기고 싶다. 시(시조)는 곧 창조된 또 다른 나이며, 불완전한 내가 완전에로 성숙하는 과정의 자화상입니다. 한(恨)을 곰삭혀서 꽃으로 피게 하고, 기다림을 익혀서 노래가 되게 하고, 되풀이되는 삶의 원점에 의미를 부여하는 지주입니다. 또 동으로 달이 지며 서에서 해가 뜨게 하고, 모두를 용서로 하나 되게 하는 위대한 신의 자궁입니다.”며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마음이 곱고 아름답지 못한 사람은 아름답고 고운 시를 쓸 수가 없습니다. 왜냐면 시가 곧 마음이요, 마음이 곧 시이기 때문입니다.”고 말했다.
정경은(고려대 연구교수)씨는 이 시조집에 대한 ‘원시림 가운데 길을 만들었다’는 부제의 작품해설에서 “문학이란 일상의 마취에서 깨어나 낯선 세계에 서있게 하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김사균 시인의 시조는 원시림 같다. 어디에서 무엇이 나올지 모르는 낯선 공간, 때로는 격렬한 동물들의 소리가 들리다가도 순간 고요한 정적이 사로잡는 원시림 말이다. 그의 시집에는 ‘한’과 파격‘과 ’반항‘하는 강렬한 서사적 인물들과 동시에 자연의 아름다움에 눈시울을 붉히는 순수한 시인이 있다. 역사의 가슴 아픈 현장과 동시에 모든 것이 무화된 ’적(寂)‘의 세계가 공존한다. 이 같은 특성은 한 편의 시조에 이르기 위한 과정과 일치한다. 시조가 가지고 있는 규율 그리고 파격의 미, 서경과 서정의 세계를 한 권의 시조집에서 형상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며 이 시조집의 특징을 △역리(逆理)의 정신 △생에 내재된 오래된 슬픔-한 △서정과 서사의 긴장관계 △경계의 바깥에 서다 △원시림 가운데 길을 만들어 가는 시인 등 5가지로 설명했다. 박해헌 발행인
.......................................................
소경(小景)
김사균 시조시인
장맛비 개인 오후 훌쩍 자란 풀잎 끝에
물구나무 선 개미가 볕살의 무게를 단다
포물선 휘는 허리에 무게만큼 열리는 하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