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전 쓰던 병풍 등 생필품 배치 곳간엔 쌀가마 그득해
우물 2개소 수질검사도 완료 두레박으로 물 길어도 돼
한국경제발전을 이끈 대표적 인물인 호암 이병철선생의 생가가 19일 오전 11시 개방행사를 갖고 대문을 활짝 열었다.
경남 의령군 정곡면 중교리 장내마을에 위치한 호암생가는 그동안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왔지만 개방이 안돼 담장 밖에서 발길을 돌리고 했으나 올해 5월 삼상그룹이 개방방침을 밝힌 뒤 리모델링을 거쳐 이날부터 새롭게 선보이게 된 것이다.
이날 생가입구 공동주차장에서 열린 개방행사에는 김채용 군수와 제훈 의장 곽예환 경찰서장 등 의령관내 기관단체장, 김영덕 국회의원과 향우회대표, 삼성그룹의 이중구 삼성테크윈사장 등 관계자들, 주민 등 1천5백여명이 참석했다.
이중구 삼성테크윈사장은 삼성그룹을 대표한 기념사를 통해 “호암생가는 삼성의 사업발상지요 삼성의 근원이라 할 수 있는 뜻깊은 곳”이라며 “생가개방은 고장발전을 위해 헌신해온 김채용 군수와 군민들의 노력과 의지가 반영된 결과인 만큼 앞으로 의령이 국내외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 새로운 명소가 되고 이곳이 지역발전에도 많은 기여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채용 군수는 이어 축사에서 "호암 이병철 선생은 홍의장군, 백산 안희제 선생같이 우리 고장이 배출한 위대한 인물"이라며 "이곳이 삼성을 한국은 물론 글로벌 기업으로 육성 발전시킨 호암 이병철 선생의 창업보국 정신을 배우고 익히는 산 교육장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군수는 또 "우리 군은 그동안 주민들의 뜻을 모아 공동주차장을 만들고 도로를 포장하는 등 찾는 분들이 불편하지 않게 주변 환경을 개선했다"며 전국에서 오는 관광객들이 선생의 창업정신을 배우고 복도 많이 받아가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참석인사들은 이어 행사장에서 2분 거리인 생가로 옮겨 대문 앞에서 테이프커팅을 하고 생가경내를 둘러보았다.
이날 행사는 갑자기 찾아온 영하의 날씨 속에서도 주민들을 비롯해 전국각지에서 많은 관광객이 찾아와 재단측이 제공한 선물과 점심을 대접받고 민속놀이 등 다양하게 마련된 개방식 행사를 즐겼다.
1851년 호암의 조부가 전통 한옥양식으로 손수 건립했고 그 후 몇 차례의 증개축을 거쳐 오늘에 이른 호암생가는 1천861㎡의 대지에 본채와 사랑채 대문채 창고 사주문으로 구성된 전통한옥이다.
이날 개방을 앞두고 재단측은 안채에는 도자기와 한복 그릇 등 안주인의 성향을 나타내는 생필품들을 방마다 배치하고 사랑채는 바깥주인의 인품을 미뤄 짐작할 수 있는 병풍 등 생활소품들을 진열해놓았다. 사랑채 옆 곳간에는 쌀가마가 켜켜이 천정까지 치달아있고 잘 정리된 농기구들도 조화를 이루도록 해놓았다.
입구와 안채마당의 두 군데 우물은 이미 수질검사도 마쳐 그 옛날처럼 두레박으로 물을 퍼 올려 마실 수 있게 했다.
생가마당 입구에는 ‘풍수지리에 따르면 곡식을 쌓아 놓은 것 같은 노적봉형상을 하고 있는 주변 산의 기가 산자락의 끝에 위치한 생가 터에 혈이 되어 맺혀 있어 지세가 융성하고 멀리 흐르는 남강의 물이 빨리 흘러가지 않고 생가를 돌아보며 천천히 흐르는 역수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재물이 쌓일 수밖에 없는 명당중의 명당’이라고 새긴 표지석을 세워놓았다.
군은 그동안 삼성측의 정비작업에 맞춰 부림 법수 의령방면 3개 진입로의 주변 환경정비를 끝내고 안내표지판 4개소도 설치하는 등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
장내마을 입구의 사유지를 사들여 대형버스 60대가 주차할 수 있는 3천400㎡ 면적의 공동주차장을 완공했고 진입로 주변도로 포장과 지붕개량, 불량건축물 철거 등 주변경관을 산뜻하게 바꾸었다.
군은 호암의 ‘사업보국 인재제일 합리추구’라는 창업정신을 기리는 이날 행사를 계기로 앞으로 생가를 호암의 애국정신과 기업정신을 기리는 산 교육장이자 관광지로 적극 활용해나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