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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고장의 잊을 수 없는 애국자


편집국 기자 / 입력 : 2007년 10월 11일

우리 고장을 충효의 고장이라고 흔히들 말하는데 561돌 한글날을 맞아 잊을 수 없는 애국자 세 분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첫 번째가 고루 이극로 박사요, 두 번째가 남저 이우식 선생이며 세 번째가 한뫼 안호상 박사이다. 아시는 바와 같이 이극로 박사는 어렵게 독일 유학을 마치고 1927년 5월 25일에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고 영국에 건너가 런던대학 정경학부에 정식으로 입학하여 1년간 연구하고 프랑스 파리 대학에서 음성학을 공부하였다.


그리고 1928년 6월에 귀국길에 오르면서 미국, 일본을 거쳐 1929년 1월에 조국에 돌아왔다. 국내에 들어와서는 여러 곳을 시찰하고는 1927년 2월 벨기에의 브뤼셀에서 개최된 세계 약소민족 대회에서 우리나라 독립에 대한 회의에서 실패한 경험을 살려, 우리가 독립하려면 외세에 의존해서는 안 되며, 우리의 문화와 경제력을 발전시키고 민족의식을 드높여 독립의 실력을 양성하여야 하겠다고 다짐한 바 있어 그 기초가 되는 작업은 먼저 우리말과 글을 과학적으로 발전시켜야 하겠다는 생각으로 문을 두드린 곳이 조선어연구회였다. 고루 박사는 1929년 4월에 그 회원으로 가입하고 1929년 10월 31일에 각계 유지 108명의 발기로 조선어사전 편찬회를 조직하였다.


1931년에는 조선어학회로 이름을 바꾸고 3년 동안의 고생 끝에 1933년에 맞춤법 통일안을 제정하였고, 1936년에는 표준말 사정을 하고, 1940년에는 외래어 표기법을 제정하여 우리말을 과학적으로 정리하였다.


그리하여 애국운동을 하여 오던 중 1942년 10월 1일부터 조선어학회 사건이 일어나게 되어 6년 형을 선고받았다. 광복 후에도 조선어사전 편찬에 힘쓰다가 1946년 김구 선생의 제2차 남북 협상 때 근민회 대표로 북한에 갔다가 그곳에 머물게 되었으나, 실은 김두봉 선생을 모시고 올려다가 그분에게 잡히어 북한말을 정리하게 되었던 것이다. 고루 박사가 위와 같은 큰일을 하게 된 데는 이우식 선생의 재정적 뒷받침이 큰 역할을 하였다. 일제 때, 부자들은 자기 재산의 보호를 위하여 친일행위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남저 선생은 만석지기 재산을 오로지 육영사업과 금융사업 그리고 한글학회 사전편찬 사업에 바치었다.


1936년부터는 선생을 비롯한 14인이 후원회를 조직하고 1만원을 기증하였다. 1939년이 되어도 원고 작성이 끝나지 아니하였으므로 소요 자금 3천원을 추가로 제공하였으나 1940년 3월까지 자금을 다 쓰고도 일이 끝나지 아니하였으므로 선생 단독으로 원고가 끝날 때까지 매달 290원씩 희사하기도 하였다. 그러다가 조선어학회 사건이 나자 홍원감옥에 구금되어 징역 2년(집행유예 4년)을 선고 받았다. 한뫼 안호상 박사는 1929년에 독일 예나대학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고 1930년 9월에 귀국하여 1933년에 보성전문학교 교수가 되었다. 당시에는 강의를 일본말로 하게 되어 있었으나, 한뫼 박사는 오로지 우리말로 강의함으로써 일경의 감시를 받는 바 되어 정신적으로 고생이 많았다고 한다. 조선어학회 사건이 일어났을 때는 다행히 신병으로 감옥에는 가지 않았다. 초대 문교부 장관으로서 1948년 10월에 한글전용법을 국회에서 통과시킴으로써 오늘날 한글전용이 실시되기에 이르렀고 더구나 한글날이 국경일로까지 승격되었으니 우리 모두 기뻐할 일이다.


위의 세 사람이 아니었더라면 오늘날 이와 같이 훌륭한 말이 어디 있으며 우리가 어떻게 경제대국을 이룰 수 있었겠는가? 우리 국민은 이 세 어른을 추모하는 사업을 반드시 이룩하여 후진들에게 부끄러움이 없어야 할 것이다.


김승곤 / 건국대 명예교수, 한글학회 회장

편집국 기자 / 입력 : 2007년 10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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