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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우글방> 古典속의 한마디 - 五福과 幸福 (상)


이종민고문 기자 / 입력 : 2001년 02월 07일
오복과 행복은 낱말의 용어상으로 볼 때 일부 유사한 뜻도 없지 않는 것 같다.중년·노년층에서 흔히 "저 사람은 오복을 타고났다", "저 친구는 오복을 갖추었다"는 등 선망의 대상적 의미로 무심코 오복의 깊은 뜻을 모호하게 사용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튼튼한 치아를 가져도 자손이 많아도 모두 오복을 갖추었다 하고, 심지어 오복 중에서 처복(妻福)이 제일이라고 말함으로써 오복의 유래와 본뜻을 변절시키고 있다.

오복의 출전을 상고해 보자. 고대 중국의 고전인 「서경(書經)」의 '홍범편(洪範篇)'에 나오는 오복의 첫째는 수(壽)요, 둘째는 부(富)요, 셋째는 강녕(康寧)이요, 넷째는 유호덕(悠好德)이요, 다섯째는 고종명(考終命)이다. 이 같은 오복 개념은 시간적으로 수 천년의 세월, 공간적으로 광대한 동양 유교권 민족에게 널리 알려져 현재까지 쓰이고 있는 친근하면서도 좋은 인상을 주는 말임에 틀림없다.

수는 오래 사는 것인데 인간이면 누구나 천수를 원하지 요절단명을 바라지 않고 보면 오복의 첫째로 꼽는 것은 당연하다. 오복의 둘째인 부는 부유하게 사는 것인데 일생동안 부귀공명을 누려가며 의식(衣食)이 풍족하고 좋은 집에 살기를 원하는 게 인간의 공통된 본능적 소망일 것이다. 셋째의 강녕은 건강하고 마음이 편안함인데 사람이 천하를 얻는다 해도 건강하고는 바꿀 수 없다. "재물과 명예를 잃는 것은 인생을 조금 잃는 것이나, 건강을 잃으면 인생의 전부를 잃는 것이다"는 서양 격언도 있다. 역시 인생의 대본인 건강제일주의의 신조를 대변하는 것이다. 넷째의 유호덕은 도덕 지키기를 낙으로 삼는 것이니 덕(德)의 뜻을 내포하고 있다. 특히 "1년을 살려면 밭에 곡식을 심고, 10년을 살려면 산에 나무를 심고, 평생을 살려하면 덕을 심으라"는 중국 고대 전한시대 사마천의 지혜로운 인생훈을 보아도 '덕'하면 마음이 즐겁고 행복에 도취되는 듯하다. 다섯째 고종명은 불행이 없는 안전한 환경에서 천수를 다하며 즐겁게 살다가 죽을 때 깨끗이 죽는 뜻으로 이해하면 무난할 듯하다.

그러나 복잡한 인간사회에서는 교통사고,악질의 전염병, 전사 등 불의의 사고로 횡사할 확률도 의외로 높다. 그러니 인생의 오복 중에 특히 '장수가 으뜸(壽爲先)'이란 말은 "인생 100년, 그리고 7일"이라는 스웨덴의 속담과 일맥 상통한다. 이는 100년 동안 인생을 건강하고 즐겁고 충실하고 보람있게 살다가 병석에 누워 7일 동안만 주위사람의 보살핌을 받으며 가족과 친지들에게 둘러싸여 방안에서 숨을 거두어 천국으로 떠난다는 의미다. 이런 죽음이라면 오복을 갖춘 가장 행복한 죽음이 아닐까?

이 같은 오복이야말로 인간이 추구하는 가장 행복한 것만을 골라 만든 "행복의 신"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종민고문 기자 / 입력 : 2001년 02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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