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산다고 퍼다 줄 때 북쪽은 핵을 만들었다
.JPG) 박강수
어느 유명한 교수가 나룻배를 타고 강을 건너던 중이었습니다. 교수는 심심해서 사공에게 섹스피어를 아느냐고 물었습니다. 자기는 무식해서 그런 사람을 전혀 모른다고 하였습니다. 그러자 교수는 인생의 삼분의 일은 헛살았다고 혀끝을 찼습니다. 그러자 교수는 컴퓨터에 대해 좀 아느냐고 물었습니다. 사공은 또 다시 전혀 모른다고 대답하였습니다. 교수는 인생의 삼분의 일을 또 헛살았다며 노골적으로 깔보는 눈길을 보냈습니다. 그러던 중 갑자기 배가 뒤집히는 사고가 났습니다. 교수는 강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데 사공은 교수 주위만 빙빙 돌다가 헤엄칠 줄 아느냐고 물었습니다. 교수는 헤엄을 못 친다고 사람살려달라고 소리치는 교수에게 사공은 말했습니다. 인생을 완전히 헛살았군. 대학원 박사학위 과정에서 땀 흘려 공부하는 저에게 지도교수가 들려준 교훈이었습니다. 결정적인 순간에 내 삶의 등대가 되어주었던 그 한마디의 말씀이 지금까지 나를 교만하지 않게 만든 힘이 되었습니다.
비록 삶에 조연이 주어지더라도 주연처럼 열심히 그리고 겸손하게 대하면 결국 주연이 되더라는 지도교수의 조용한 음성이 귓전에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진정한 천재란 비범한 일을 수행하는 능력이 아니라 평범한 일을 비범하게 수행하는 능력을 가진 자를 말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러기에 뉴턴은 사과나무에서 사과가 떨어지는 평범한 것을 보고 만유인력을 터득하였습니다. 어찌 보면 세상만사가 모두 평범한 일입니다. 단지 사람들이 그것을 비범한 일로 꾸밀 뿐입니다.
미안합니다, 잘못했습니다, 다시는 안 그러겠습니다, 라고 말 한 마디로 모두 끝날 수 있는 것을 그 말 한 마디가 하기 싫어서 오만방자하게 고집부리다가 작은 말다툼이 큰 싸움으로 번지는 상황을 많이 보아왔습니다.
교수의 생각처럼 뱃사공이 섹스피어나 컴퓨터를 모른다고 인생의 삼분의 일을 헛산 것이 아니라 헤엄도 칠 줄 모르는 교수가 어찌 보면 인생의 전부를 헛산 것이라는 뱃사공의 판단이 옳은 말일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뱃사공의 도움 없이는 생명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아는 만큼 행복해집니다. 그러나 아는 것을 뽐내면 행복이 가버립니다. 우리 국민성에서 버렸으면 하는 근성이 세 가지 있습니다. 첫째는 냄비근성이며, 둘째는 배면성문화이며, 셋째는 남의 말을 나쁘게 하는 버릇입니다.
교수의 냄비근성이 뱃사공의 또 다른 능력을 보지 못한 채 깔본 것입니다. 뱃사공은 교수가 헤엄을 칠 줄 모른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교수에게 헤엄을 칠 줄 아느냐고 묻는 배면성문화가 우리들을 종종 서글프게 합니다.
교수는 섹스피어나 컴퓨터를 모른다고 뱃사공에게 혀끝을 찼습니다. 이쪽만 보고 나쁘게 생각합니다. 항상 저쪽도 있다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어려울 때입니다. 북쪽이 핵을 만들어 위협하고 있는데 남쪽은 좌파니 우파니 하며 정신없이 싸우고만 있습니다. 기업이 투자를 꺼립니다. 우리가 좀 잘살게 되었다고 북쪽을 가볍게 볼 때 그들은 핵을 만들었다는 사실에 남쪽은 깊은 반성과 깨우침이 있어야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