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은행나무 등에 잔 올리며 전통의 맥 이어 지원 끊겨 주민들 비용 갹출
.jpg) 천연기념물과 연계한 민속행사인 유곡면 세간마을 은행나무(천연기념물 제302호)동신제가 재현됐다. 세간마을 동신제는 2004, 2005년에 문화재청의 지원·육성대상으로 선정돼 일부 제사비용을 지원 받았었지만 올해는 동신제 비용을 마을 주민들이 갹출해 제사를 지냈다. 동신제는 유곡면 세간마을에서 지난 6일부터 7일까지 이틀간 마을주민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이번 동신제는 마을 뒷산 당산나무인 도토리나무와 천연기념물 302호인 세간마을 은행나무, 임진왜란 당시 곽재우 의병장이 의병을 훈련할 때 북을 달았다고 해서 현고수로 이름 붙여진 느티나무에서 지난 7일 오전 10시부터 2시간동안 마을 주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재현됐다. 이에 앞서 지난 6일에는 마을 주민들이 제단주변을 깨끗이 청소하는 등 금줄을 쳐 놓은데 이어 7일에는 마을 뒷산에서 도토리나무에서 산신제를 지내고 은행나무와 느티나무 앞에서 제물을 올리고 제를 지냈다. 이날 동신제에 초헌관은 세간마을 노인회 이용호 회장이, 아헌관에는 세간1구 이칠호 이장이, 종헌관에는 세간2구 강병문 이장이, 축관은 전병관씨가 맡아 치렀다. 세간마을 주민들은 “7, 8년 전에는 동신제를 지내지 않을 때가 있었다”며 “당시 제를 지내지 않아서 그런지 하룻밤에 2∼3집에 불이 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과거 우리나라 대부분의 농촌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동신제지만 지금은 일부 마을에서 명맥만 이어갈 뿐인 것을 유곡 세간마을 주민들이 지금까지 지켜오고 있는 것이다. 이날 축문을 읽은 전병관씨는 “당산제로도 불리는 동신제는 원래는 당산나무에만 지냈다”며 “마을의 조상신과 수호신에게 마을사람들의 연중무병과 평온무사를 빌었다”고 말했다. 또 “마을 뒤 은행나무는 500여년이 된 나무로 여인의 가슴처럼 쪽가지에서 나란히 자란 두 개의 가지가 있는데 옛날부터 출산 후 젖이 나오지 않을 때 산모들이 나무 아래서 치성을 드리면 그 소원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한편 마을 주민들은 “지난해까지는 2년동안 동신제 지원을 받아 삼배로 동신제를 치렀지만 올해는 마을 주민들이 각출해 동신제를 지내다 보니 당산나무에만 삼배를 드리고 은행나무와 현고수에는 단배로 제를 지냈다”며 “문화재청에서 지원해준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관심도 없다”고 말했다. 이날 동신제에 참석한 전춘원 의원은 “의령의 대표적인 인물인 곽재우 장군의 마을에서 동신제를 지내는데 올해는 지원이 없어 마을 주민들이 어려웠을 것이다”며 “동신제가 민속행사인 만큼 지원과 관심으로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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