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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암마을 이야기


편집부 기자 / 입력 : 2005년 11월 29일


 


 


 


 


강 신 백
(재마·창 용덕면향우회 회장)


 


 


 내 고향마을 교암은 의령군 용덕면 소재지인 운곡에서는 오리길이 넘는데 동남쪽 큰 들판을 끼고 있는 낮은 지대다. 어른들 얘기로는 옛날 동네 어귀에는 근 100자 길이의 물길 때문에 독다리(돌다리, 징검다리)가 놓여 있었고 그 독다리는 외부지역 나들이를 위한 요지였다고 한다.
 그래서 이 마을을 `다릿골'로 부리게 됐다고 하며 산골짝 작은 도량에 놓았던 큰 돌덩이 몇 개나 멱서리나 짚섬 같은 것에 돌자갈을 넣어서 놓은 것과는 다른 것이었다고 한다.
 보통 장골 대여섯 명이 목도를 해서 운반할 정도로 큰 바윗돌을 드문드문 놓고 그 위에 디딤돌(사람이 딛고 다니기 편하게 평평한 돌을 연결시키는 것)을 연결했다고 하며 큰물이 들어 독다리가 내려앉거나 떠내려가면 온 동네 사람들이 부역을 하면서 다리 보수를 했다고 한다.
 그리고 동네 터가 무듬이 또는 무뎀이 지대라서 이 마을 주위에는 작고 큰 독다리가 많았다고 한다.
 다릿골을 한자로 고치면서 다리 교(橋)에 바위 암(岩)자로 했다. 교암에는 배곡재 밑의 배곡(拜谷), 또는 배현(拜峴, 고개 밑 마을), 웃다리골(상교, 上橋), 아랫다리골(하교, 下橋), 그리고 새터(새몰) 등 네 뜸으로 이루어져 있고 앞뒤로 나직한 산줄기가 흘러 내려와서 배산임수(背山臨水)에 광활한 들판으로 퍽 살기 좋은 마을환경이지만 옛날에는 여름 우수기면 늘 침수 걱정을 해야 했다.
 상교암 뒷산 골짜기를 장자꿈이라 하는데 대밭이 조금 남아 있다.
 또 서재고개(서재꼬)는 옛날 서당을 열어서 동네 아이들에게 글을 가르치던 서원 겸 재실이 있던 곳이다.
 `용해' 또는 `용개'라고 말하는 도량은 정암강으로 흐르는 깊은 도랑물인데 용이 살았거나 이시미(이무기)가 산다는 이야기로 미루어 보면 용포 또는 용천이라는 말이 변음 되어 쓰이는 지명임이 틀림없어 보인다.
 새터는 큰 동네에서 제금(따로 살림을 차려서 분가해 나간다는 뜻) 나간 사람들이 새 집터를 장만했기 때문에 새 땀이나 새터란 지명을 쓰고 있다.
 웃다리골에 있는 박씨 문중재실 반곡재(盤谷齋)와 박지항(朴芝恒)공의 거처였던 송월당(松月堂), 담양전씨 문중의 경사재(敬思齋)가 있다. 그리고 재 밑 마을 안에 김해 김(金)씨 문중의 영모재(永摹齋)가 있다.
 배곡재 먼당에는 전절부증숙부인청송심씨지려(田節婦贈淑夫人靑松沈氏之閭)란 꽃집이 있다.  전복룡(田伏龍)공의 부인으로 임란 때 왜구들에게 붙들려 겁탈을 당할 위급한 순간에 은장도로 자기 팔뚝을 끊고 높은 바위 위에서 떨어져 자결하여 인조 때 왕명으로 세운 정문이다.
 그 옆에 선묘원종일등공신선무랑충좌위중부장밀성박공휘무열지충효비(宣廟原從一等功臣宣務郞忠佐衛中部長密城朴公諱武悅之忠孝碑)가 서있는데 이분은 자가 은경(殷卿)호가 만취헌(晩翠軒)으로 무과에 급제하고 임란 때 큰공을 세워 일등 공신에 올랐고 또한 부모님의 병환 중에는 온갖 약을 구해드렸을 뿐 아니라 나중에는 자기의 손가락을 끊어 피를 드리운 효자였다.
 또 조금 옆자리는 일제 강점기에 백산 선생님과 함께 항일운동과 한글운동에 헌신하신 남저(南樗) 이우식(李祐植)선생님의 시혜송덕비가 서 있는데 사인합천이우식시혜비(士人陜川李祐植施惠碑)라 새겨져 있다.
 길을 건너 산자락에는 효자김해김공휘주찬지비(孝子金海金公諱周贊之碑)가 있어서 옛날 이 배고개 먼당은 정려며 비석이 즐비했기에 일설에 따르면 이 고개를 오르내리는 사람들이 꼭 허리를 굽혀 절을 하게 되어서 절고개라 했고 배현(拜峴)이란 지명을 썼다는 얘기인데 상당히 근거 있는 좋은 지명인 듯싶다.
 그리고 웃다리골 못 미쳐서 길가에는 효자밀양박공성권(孝子密陽朴公成權) 행적비가 있다. 다릿골에는 담양전씨가 먼저 들어왔다고 하며 지금도 전씨가 17집으로 제일 많고 밀양박씨 12집, 晉陽姜氏 5집, 김씨, 이씨, 하씨, 조씨가 각각 한두 집씩으로 모두 63가구가 살고 있다.

편집부 기자 / 입력 : 2005년 11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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