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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내기 논의 개구리 합창


관리자 기자 / 입력 : 2005년 06월 29일


 


 


 


       박 상 현


▲농업기반공사 의령지사장


▲국제관개배수위원회
  연안발전분과위원장특별기고


 


 


 모내기가 끝나가는 시골의 밤은 우렁찬 개구리 울음소리로 천지가 진동한다. 더구나 젊은이들이 도시로 나가버린 시골의 단옷날 별빛 아래 축제는 개구리들만의 잔치이다.



 올해 들어서 개구리의 울음이 유난히 우렁찬 까닭은 저수지와 양수장에서 풍성한 물을 모내기 논에 대어주고 유기농 쌀을 만들기 위하여 논에 농약과 비료를 적게 준 덕택에 짝짓고 환경이 쾌적해진 것 때문인 것으로 생각해본다. 그동안 맛좋은 고품질 쌀을 거두기 위한 노력의 결실인 듯하다.



 원래 농업에서 ‘농(農)’의 한자는 ‘별(辰)’ 위에서 ‘곡(曲)’을 울리는 음악적 뜻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제 농기계로 모내기를 하니까 농민들이 흥얼대던 농가 소리나 마을 농악대는 이제 들판에서 찾아볼 수 없고 그나마 적막한 시골에서 초여름의 정취를 한껏 노래하는 것은 개구리일 뿐이다.



 한 이십 년 전 만해도 시골에서 많은 젊은이들을 낳아 길러서 도시로 보냈으나, 이제 일년 내내 출생신고를 못하는 마을도 생겨나고 있다. 그래서 개구리 울음은 상대를 부르는 동물의 몸짓일 뿐 아니라 도시화에 따라 왜곡되는 시골 문화를 지키고 신비의 생명을 잉태하는 함성과도 같다.



 도시에서는 웰빙 시대를 맞이하여 콘크리트로 된 수로를 허물고 돌과 식생 재료를 써서 친환경 수로 공간을 만든다고 야단들인데 반하여, 농촌에선 논에 많은 물을 빨리 보내기 위하여 흙 수로를 허물고 콘크리트 구조물로 바꾸어 왔다.



 몇 년 전에 화란을 방문하여 매우 크고 긴 흙 수로에서 학생들이 물놀이를 하고 수로에 난 풀을 배를 타고 다니며 제거하는 풍경을 본 적이 있다. 흙 수로에 난 풀은 질소와 인 등의 영양물질을 제거하고 나면 개구리와 뱀 등의 서식에도 매우 유익하다. 



 농한기의 농업인들의 소득을 위하여도 이러한 흙 수로 구간을 남기고 과도하게 번성한 풀과 쌓인 흙을 제거하는 관리 비용을 좀더 늘리는 것도 생각해 봄직하다. 



 논은 쌀의 생산단지 뿐만 아니라 환경 보전적인 관점에서 매우 효율적인 습지의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는 수심이 낮고 흐름이 거의 없기 때문에 햇볕을 이용하여 유기물을 분해하고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는데에 유리하다.



 생산력이 떨어지는 저습한 논과 다락논의 일부 구역에 웅덩이를 만든다면 가뭄 때에 논에 서식하는 생물들의 피신처로도 쓰일 수 있다.



 이제 우리나라가 선진국 수준의 환경문화를 이룩하려면, 농지와 수리시설을 식량의 자급과 농민의 소득 뿐만 아니라 환경보전에도 기여하도록 더욱 개선해야한다.



 저수지를 좀더 넓혀서 농업용수를 공급할 뿐 아니라 가뭄 때 논과 하천에 서식하는 동식물을 위한 환경용수도 공급하고 단오절과 휴가철에 농촌을 방문하는 도시민들을 위하여 냇가에 쾌적한 수변 공간을 조성하도록 축제용수도 흘려보내야 할 것이다.



 요즘은 농촌 일손을 돕기 위하여 도회지에 나간 친척들이 휴일에 찾아오기 때문에 논과 수리시설을 환경 친화적으로 개량한다면 좀더 많은 개구리들이 우렁찬 울음으로 도시민들을 환영하게 될 것이다.

관리자 기자 / 입력 : 2005년 06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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