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적계 박 계장의 넋두리
펄럭이는 만장 앞세우고 싱긋 웃으며 따르는 할배 영정 허 영 옥 (의령문인협회 회원) 십년가도 아이 울음 듣기 힘든 골 (경남작가회의 회의) 호적계 박 계장의 넋두리
할배요 할배요
새까맣게 타는 속 있는 줄 모르고
꽃상여 화려하다 좋기만 하요
앞도 뒤도 못 본체 가시려거든 뒷집 청상 고추 밭으로나 오르소
주인 없으면 우떻소 나도 출생 신고 좀 받아봅시다
<시작 노트>
아침 출근길 여러 갈래 길에 하얀 옷에 삼베 두건을 쓴 사람들이 모여 다시 오지 못할 곳에 대한 미련으로 머뭇거리는 영정 앞에 생활터전에서 마지막 인사를 올리는 듯하다. 봄이 들면서 자주 본 장례행렬이다. 우리 지역에 유독 노인 인구가 많아서 일수도 있고, 도시에서 돌아가신 후 고향을 찾아오는 경우도 있겠지만 몇 년 동안 출생신고가 없다던 어느 면의 호적담당계장님의 말씀을 대신 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