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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전탑에 둘러싸인 천곡마을…이제는 주민 고통에 답해야”

의령 대의면 천곡마을 주민들, 송전선로·변전소 증설 반대 집회
주민 협의·송전선 지중화·변전소 이전 요구…실질적 보상·지원 촉구

의령신문 기자 / urnews21@hanmail.net입력 : 2026년 11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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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령군 대의면 천곡마을 주민들이 송전선로와 변전소 증설에 반대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오랫동안 전력시설을 이웃해 송전선 밑에서 살아온 주민들은 추가 시설 설치로 삶의 터전에 부담이 더해지고 있다며, 주민과의 충분한 협의와 실질적인 보상·지원 대책을 촉구했다.

천곡마을 주민들은 11월 2일 오전 10시부터 11시까지 마을 내 변전소 진입도로 입구에서 항의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마을 주민들이 모두 참여했으며, 강재호 임시대책위원장의 주재로 구호를 제창하는 등 약 1시간 동안 반대 의사를 밝혔다.

주민들은 ‘주민 동의 없는 변전소 증설 결사반대’, ‘송전선로 지중화’, ‘변전소 이전’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집회 현장에는 경남경찰청과 의령경찰서, 의령군청, 대의면사무소 관계자와 고성그린파워㈜ 운영부장 등이 나와 상황을 지켜봤다.
집회가 끝난 뒤에는 주민대표가 변전소에서 한국전력공사 측 관계자를 만나 주민들의 의견을 전달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주민은 “한전 측 관계자가 최대한 주민의 입장에서 보상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주민들이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천곡마을은 현재 51가구가 거주하고 있으며, 마을 관내에 설치된 345㎸·154㎸ 송전탑은 모두 27기에 이른다. 대책위는 고성그린파워의 345㎸ 예비전력 관련 송전탑 2기가 2032년까지 신설되고, 의령변전소와 합천군 황강변전소를 연결하는 154㎸ 선로에도 2031년까지 송전탑 약 3기가 추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책위 추산대로 5기가 추가되면 송전탑은 모두 32기로 늘어난다. 51가구에 송전탑 32기, 산술적으로 약 1.6가구당 1기꼴이다. 주민들은 이미 전력시설이 밀집한 마을에 추가 시설까지 들어서는 상황을 더는 감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강재호 임시대책위원장은 “우리 천곡마을 주민들은 변전소의 한을 평생 안고 가야 한다”며 “변전소가 있다는 이유로, 국책사업이라는 이유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고 생각되니 가슴이 찢어지는 아픔을 느끼고 있다”고 호소했다.
주민 호소문에도 고향을 떠나기 어려운 이들의 답답함이 담겼다. 주민들은 100여 가구가 넘게 정겹게 살던 마을에 송전탑과 변전소가 들어선 뒤 이웃들이 하나둘 떠났다며, 평생 살아온 고향에서 계속 전력시설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현실에 상실감을 드러냈다. 마을 하늘을 가로지르는 여러 겹의 송전선은 주민들이 느끼는 경관 훼손과 생활 속 압박감을 보여주고 있다.

대책위는 의령변전소가 2000년 송출을 시작한 이후 주민과 충분한 협의 없이 증설돼 왔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업 역시 주민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며, 사업계획과 보상·지원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것을 요구했다. 특히 고령 주민들이 집회에 참여하는 상황을 들어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주민들의 신체적·정신적 부담도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주민들이 요구하는 ‘법에서 허용하는 최대한의 보상과 지원’을 위해서는 재산 보상과 주변지역 지원사업을 구분해 적용 여부를 살펴야 한다.

현행 「송·변전설비 주변지역의 보상 및 지원에 관한 법률」상 345㎸ 지상 송전선로의 주변지역 지원 범위는 가장 바깥 전선에서 양측 각각 700m 이내다. 345㎸ 옥외변전소는 외곽 경계에서 사방 600m 이내가 해당한다. 다만 154㎸ 설비는 이 법의 주변지역 지원 대상 전압에 포함되지 않아, 해당 사업의 별도 보상·지원 기준을 확인해야 한다.
지원사업으로는 전기요금·통신비·난방비 등 생활비 보조를 비롯해 주택 개량, 주민 편의시설 설치·운영, 농산물 생산·가공·판매 등 소득증대사업, 장학·교육사업, 주민 건강검진 등이 가능하다. 주민들의 연령과 생활 여건을 반영해 실제 도움이 되는 사업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활비 등을 직접 보조하는 주민지원사업은 원칙적으로 지역별 지원금 총액의 50% 범위에서 시행하지만, 올해 6월 3일부터는 대상 주민의 4분의 3 이상이 동의하면 그 비율을 높일 수 있도록 요건이 완화됐다. 고령 주민이 많은 마을에서는 이러한 제도를 활용한 생활 안정 지원도 검토할 수 있다.
신규 345㎸ 지상 송전선로 건설의 경우 가장 바깥 전선에서 양측 각각 13m 이내는 재산적 보상지역, 각각 60m 이내는 주택매수 등 청구지역에 해당한다. 실제 보상과 주택매수·주거환경개선비 지원 여부는 토지·주택의 위치와 소유 요건, 사업 승인 및 청구 시기 등을 확인해야 한다. 변전소 주변에 거주한다는 이유만으로 이 같은 송전선로 보상 기준이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마을이나 가구마다 일률적으로 지급되는 하나의 ‘최대 보상금’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주변지역 지원금은 설비 규모와 법정 산정기준 등에 따라 정해지며, 송전선로와 변전소 주변지역이 중복되는 경우에도 별도의 산정 규정이 적용된다. 천곡마을의 실제 지원 가능액은 사업자별 설비 현황과 지원구역, 기존 지원내역 등을 확인해야 산출할 수 있다.

이번 집회는 보상금 증액 요구를 넘어, 오랜 세월 전력시설과 함께 살아온 주민들의 생활과 고향의 미래를 살펴달라는 호소다. 사업계획과 주민 의견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지중화·이전 요구에 대한 검토 결과와 보상·지원 가능 범위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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