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지난 해 TV에서 방영되는 '칭찬합시다'라는 프로를 시청하면서 진행 과정이나 출연진들의 표정이 다소 과장된 듯 한 느낌이 들었지만 한편 흐뭇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요즘 세태가 한결같이 남을 칭찬하기는 커녕 헐뜯지 못해 안달인 채 아귀다툼으로 일관되고 있는데, 아직도 남을 먼저 생각하며 봉사하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많이 남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제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의·식·주 해결에 급급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제 한 몸을 살려 놓고 나서야 남을 생각하고 사회와 나라를 걱정하는 여유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제 배가 부르고 삶을 즐겁게 향유할 수 있는 성취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남의 입에 들어가는 밥마저 뺏어먹으려는 놀부 심보의 탐욕에 젖어 사는 사람들이 많은 게 요즘의 현실이다.
이러한 세태 속에서 많은 어려움을 참으며 자수성가 한 사람들이 이제 자신의 것을 남에게 나눠주거나 사회 복지를 위해 애를 쓰려는 것은 얼마나 흐뭇한 일인가? 특히 제 자신의 선행은 감추고 또 다른 사람의 선행을 더 붙여 칭찬하려는 마음은 참으로 아름답다. 물론 사람은 자기중심으로 살아가고 있다. 생로병사의 온갖 희로애락을 느끼며 살아가는 이 인생을 남이 대신 살아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자기중심적 인생의 과정에서 남을 먼저 생각하며 베풀고 도와주는 그 넉넉함은 자신을 즐겁게 하고 남 또한 기쁘게 해준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나도 즐겁고 남도 기쁜 상생(相生)의 삶이야말로 우리 모두가 갈구하고 추구하는 행복 그 자체인지도 모른다. 나 혼자 배부르고 잘 살면 된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 있다 할지라도 그의 이웃들이 헐벗고 굶주린다면 그 자신의 마음이 과연 편안할까? '처남 좋고 매부 좋다'라는 옛 속담처럼 나도 잘 살고 남도 잘 사는 그런 분위기 속에서 기쁨과 편안함과 보람이 생겨나는 것이다.
오늘날의 우리 사회는 전반적으로 불안하고 암울한 안개에 휩싸여 있다. 이런 와중에서 제 자신의 탐욕과 명예와 권세를 위해 남을 짓밟거나 서로 아귀다툼만 일삼는다면 이 사회를 짓누르고 있는 비탄과 절망과 고통의 안개가 걷힐 날이 더욱 멀어질 뿐이다.
이제 우리 모두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여 질서와 도덕이 바로 잡히고 인정과 사랑이 꽃 피는 정답고 희망찬 세기를 열어가야 하리라! 그러기 위해선 먼저 나 자신을 바로 알아 마음의 자리를 밝게 닦고 다듬는 자기 성찰과 함께 남이 있음으로 해서 나 또한 존재한다는 상생 인연의 인생관을 확립해야 한다. 너와 내가 함께 어울려 멋진 우리의 울타리를 굳게 다지면서 꽃이 꽃과 만나 꽃밭 이루는 세계일화(世界一花)를 가꾸고 피워낼 때 평화와 사랑과 행복이 공존하는 아름답고 희망찬 세기의 주인공이 될 수 있으리라!
남을 먼저 생각할 때 남 또한 나를 생각하여 참다운 사랑과 행복이 꽃 필 수 있다는 덕담을 기축년 새해에 사랑하는 의령 군민과 향우 여러분께 보내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