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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냇 골


관리자 기자 / 입력 : 2005년 05월 18일

 


 몇 년 전이라고 기억하기에는 어렵지만 한 십여 년은 넘게 되었지 않나 싶다. 그땐 배냇골이 개발되지 않았고, 민박집 비슷한 음식점이 고작이었고 큰 업소라야 영남알프스, 베네치아 정도였다.



 주위엔 띄엄띄엄 음식점들이 늘어서 있었다. 주인 아주머니가 텃밭에서 가꾼 상추, 마늘, 고추 등 무공해 채소들을 한 소쿠리 가득 가져와서 먹으라고 하던 시골 아줌마의 푸근한 인정은 마치 고향에 온 듯한 기분이었다.



     정원식       내가 70년도에 창녕에서 직장생활을 할 때였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한잔 생


                         각이 날 때면 주막집에 가서 몇이 둘러앉아 찬 샘 두레박에 담가두었던 막걸리를 건져 올려 고추를 된장에 찍어 안주 삼아 술잔을 기울이던 그 맛과 옛날의 추억들은 지금 어디에서 찾아 볼 수 있을까? 밤늦게까지 동료들과 가족들이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는 아침 일찍이 일어나 밖을 나가보니 그 맑은 공기가 코밑을 스쳐 감을 느꼈다.



 천성산 줄기를 따라 한참을 올라가 보니 목이 답답하여 냇가에 엎드려 목을 축였던 시절이 생각났으며, 냇가에서 멱을 감고 물장구치며 소라 고동 잡던 동심은 이제 추억만 남았을 뿐 지난날의 산골 풍경은 쉽사리 찾아 볼 수가 수 없었다.



 그런데 얼마 전 부산 문예대학에서 야외 체험으로 수필의 소재를 찾기 위해 배냇골을 찾았을 때 토박이 동민을 만나 배냇골은 이천리(梨川里)라는 동 이름에서 유래되었다는 것을 알았고 복숭아와 맑은 물이 흐르는 내가 있다는 뜻이었다.



 지형은 길게 뻗어져 있고 냇가에 맑은 물이 구슬처럼 흘러내리고 계곡 양쪽엔 겹겹이 산으로 둘러 쌓여 병풍을 두른 듯 늦가을의 정취가 흠뻑 젖어 있었다. 성급한 낙엽들은 지고 앙상한 나뭇가지만이 남아 있는가 하면 그나마도 마지막 잎새라도 보여주기 위함인지 단풍잎은 발갛게 물들인 채 버티고 있었다.



 그 아름다운 계곡의 산야들이 개발의 물결에 밀려 도로는 넓적하게 닦여져 있었고 옛 민가는 사라지고 모텔(Motel), 민박집, 찜질 방, 민속찻집, 음식점 등의 새집들이 한창 들어서고 있었다. 배냇골이 개발 될 것을 미리 아는 듯 여기 저기 ○○농원이란 간판을 붙여 놓고 별장처럼 살고 있었다.



 언젠가 이곳은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만들어 4백만 부산시민의 젖줄인 식수 공급원으로 만든다는 소문도 있었지만, 얄팍한 상혼이 아름다운 자연을 훼손하고 있었다.



 또한 이곳을 찾아드는 내방객이 버린 쓰레기와 업소에서 발생하는 고기냄새며 음식물 쓰레기 등으로 계곡이 오염되어 가고 있어 심히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었다. 이 아름다운 자연을 후손에게 그대로 물려 줄 수 없을까? 그리고 자연만 감상하고 돌아가면 될 것이지 거기다가 모텔은 무엇 때문에 들어섰는지 궁금하였다. 전국 방방곡곡 산 좋고, 물 좋고, 경치 좋은 곳에 가보면 숙박지도 아닌데도 모텔이 들어 서 있다.



 대 자연과 더불어 모텔에서 쉬어가란 말인가? 모텔이란 외국에서 수입된 용어로서 차와 사람이 동시 숙박을 하는 곳을 말하는데 모텔이란 업종이 허가 규정에 없는데도 업주들이 임의대로 영업을 하고 있는 것을 당국은 보고만 있다는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 모텔은 호텔에 준하는 규모도 있겠으나, 대부분 여관에 가까운 규모로 보아진다.



 외국형 모텔이 우리나라에 들어 온 지도 십 수년의 세월이 흘렀건만 적법하게 관리되지 않고 있음은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아름다운 강산마다 제일 먼저 모텔이 들어서 보는 이로 하여금 미간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또한 자연에서 얻어지는 맑은 공기와 싱싱한 바람, 물결 흐르는 계곡의 물소리는 언제 들어도 좋고, 산새 소리도 좋은데 개발의 물결에 밀려 청정지역이 사라지고 흙이 시멘트로 변하고 수정같이 맑은 물이 흙탕물로 변하고 음식물 쓰레기 등 각종 오염으로 인하여 온통 공해 더미로 변해 버린다면 결국은 우리 후손들이 오염된 환경을 고스란히 물려받게 될 것이다.



 “내가 버린 생활하수 내 아이가 마십니다” 어느 TV 광고에서 본 적이 있다. 우리가 버리는 하수 79%가 생활하수라니 지금 우리는 환경과 공해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므로 자연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갖고 온 음식물과 버려지는 쓰레기를 되가져 갈 수 있는 습관을 가진다면 아름다운 자연 환경을 그대로 보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깨끗한 물은 우리에게 에너지 개발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다. 이것은 수질오염이 인체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인류를 위협하는 질병 가운데 80%가 물과 직접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자연은 조상에게서 물려받아 잘 보존하다가 후손에게 잘 넘겨주어야 할 유산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국토 및 지역개발의 추진으로 생활 오염의 증대 및 자연환경의 파괴라는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가 초래되고 있다.



 이는 그동안의 성장 과정이나 국토 및 지역개발 정책이 보존자원이나 환경 용량은 감안하지 못한 채 자연의 가치를 존중하지 않고 경제적 효율성이 물적, 양적 공급에 치중하였으며, 사전 환경 영향이 고려되지 않고 공약만 남발하는데 그 원인이 있다고 하겠다.



 현재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경부 고속철 천성산 터널 공사가 중단된 것과 관련하여 지율스님의 단식농성 등 1년 이상 공사가 중단되어 막대한 예산 집행을 가로막고 2조7천억원이란 국민세금이 낭비되고 있으며, 뒤늦게나마 정부는 대규모 개발사업이 환경문제를 사회적 갈등으로 중단되는 일을 막기 위해 사전 환경성 검토 단계부터 환경, 시민단체 주민의 의견을 반영한다고 하니 다행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약 력


 


   ▲ 경남 의령군 부림면 출생
 ▲ 부경대학교 환경공학과 석사과정
 ▲ 문예시대 신인상(수필)으로 등단
 ▲ 한국가람문학회 회원
 ▲ 부산문예대학 수필 창작반 수료
 ▲ 부산광역시 지방행정동우회 문인회 사무국장
 ▲ 재부 의령군향우회 부회장
 ▲ 재부 부림면향인회장

관리자 기자 / 입력 : 2005년 05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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