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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산에 의령고 교가 울리다

안명영 의령고등학교 교감
편집국 기자 / 입력 : 2009년 01월 25일











▲ 안명영
의령고중국문화체험단은 3박4일(1.6-1.9) 일정으로 산동성의 대명호-요성대학-태산-대묘-맹부-공부-산동박물관을 탐방하였다. 산동성은 약칭하여 ‘루(魯)’라고도 하며 성도는 제남(濟南)으로 황하의 하류, 태행산의 동쪽 황해와 발해의 연안에 위치한다. 춘추전국시대에는 제나라와 노나라 등의 영토였고, 중국을 통일한 진나라 때 군, 청나라에 이르러 산동성이 설치되었다. 역사적인 인물로 유가(儒家)의 시조인 공자, 맹모삼천으로 훈육의 표상이 된 맹자, 세월을 낚시질 했다는 강태공, 관포지교의 관중, 묵자, 손자, 왕희지, 안진경, 제갈량 등이 있고, 주민은 한족․후이족(回族)․만주족 등 54개 민족으로 구성 되어 있다.












요성시는 의령군과 자매결연 도시로 로아진외사판공실부주임이 멀리 고속도로 휴게소까지 마중 나와 일행을 반갑게 맞아 주었다. 요성대학은 1974년에 창설, 원래는 산동사범대학의 요성지부였으며 요성대학으로 2002년 개명하였다고 한다. 교직원 학생은 5만 여명으로 한국 유학생은 100여명 정도이며 생물공정학과가 유명하다며 학생들에게 유학을 권유하기도 한다. 그리고 의령군과 농업기술 및 교육문화교류가 활발하며 특히 탁구코치가 의령군에 파견되어 초등학생을 3개월 동안 지도하여 전국대회에 우승한 것을 자랑스럽게 소개하였다. 이역만리 중국에서 ‘의령’이라는 말을 들으니 너무 반갑고 앞서가는 의령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태산은 산동성 태안시 경내에 자리 잡고 있다. 주봉은 해발 1,545m에 달하고 평지에서 우뚝 솟아 있어 그 기세가 드높아 보인다. “동산에 올라서니 노나라가 작아 보이고 태산에 올라서니 천하가 작아 보인다.”고 한 공자의 시구가 산의 웅자를 잘 말해주고 있다. 태산이 있기에 역대 제왕들이 태산에 올라 치국평안을 비는 봉산제천(封山祭天)문화가 생겼으리라. 실제 선진(先秦) 시기에는 72대의 군왕들이, 진(秦)대 이후에는 진 시황, 한 무제, 당 현종, 송 진종, 그리고 청대의 강희, 건륭황제 등 모두 12명의 제왕들이 이곳에 들러 하늘에 제를 올렸다. 그런가 하면 숱한 시인, 묵객들이 태산을 찾아들어 웅장한 산세와 기개를 읊조림으로써 산정문화(山頂文化)의 한 가닥을 이루었다. 우리 일행은 태산 정상에서 의령고 교가를 힘차게 불렀다. 멀리 멀리 퍼져갈 수 있게.


 


자굴산 맑은 기운 하늘에 솟아 억세고 강한 기상 떨치는 고장 이상을 높이 걸고 이룩된 학원 푸른 꿈 영원한 우리 의령고. 남강을 구비치는 유유 칠백리 힘차고 가식 없는 끈기 찬 고장 진리를 갈고 닦는 배움의 전당 슬기에 빛나는 우리 의령고


 


맹부의 정문은 영성문(櫺星門)이란 현판을 달고, 붉은 칠에 기와를 얹은 담을 거느리고 솟을지붕으로 서 있었다. 문 앞은 대리석을 다듬어 깐 보도블록이 있고 양쪽은 잔디와 관상수를 심었다. 문을 들어서자 측백나무가 묘당에 빽빽한데 적어도 수령이 수백년은 넘어 보였다. 팔각 대리석주로 세운 아성묘방(亞聖廟坊)을 들어섰다. 아성묘 내에는 고사목이 많아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게 충분하였으며 중앙로 오른쪽에 강희비정(康熙碑亭)이 있고 오른쪽 담 밑에 ‘孟’자로 시작되는 석비를 발견할 수 있었다. 장식 없는 장방형의 사각 비는 맹모삼천사(孟母三遷祠)이며 또 상단부를 둥글게 굴려 만들었는데 맹모단기처(孟母斷機處) 비이다. 맹자의 어머니가 아들의 교육을 위해 3번 이사를 했다는 맹모삼천지교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맹자가 성인에 이룰 수 있었던 결정적 계기가 된 것은 맹모단기지교로 맹자가 큰 뜻을 품고 공부를 하기위해 멀리 떠나 있었는데, 몇 년이 안 되어 집도 그립고 공부에도 지쳐 집으로 돌아오자, 어머니가 베를 짜고 있다가 돌아온 아들을 보고 “그래 벌써 학문을 다 이루었느냐” 하고 물은 즉 “그냥 쓸 만큼 배웠습니다.” 하자, 베틀위에서 내려와 짜고 있던 베를 칼로 확 자르자 맹자가 아연실색한 표정이 되자 어머니는 단호한 목소리로 “네가 학문을 다 이루지 못한 것은 이렇게 찢어진 베와 같으니 무슨 소용이 있느냐” 하며 대성통곡을 하니 맹자가 크게 뉘우치고 다시 돌아가 성인의 학문을 이루었다고 한다. 마치 한석봉과 그의 어머니가 불을 끄고 글쓰기와 떡가래 썰기를 하는 일화를 연상케 한다.


중국 산동성의 거리에는 자전거 및 전기모터와 페달 겸용 자전거, 오토바이, 삼륜차가 많이 다니고, 황하의 강상이 높아져 범람의 우려가 항상 내재하며, 고속도로 폭을 50m로 계획되어 여유 공간에 미류나루를 심어 방풍 효과와 목재로서 소득도 올리고, 고속도로 곳곳에 정신집중보지안전(精神集中保持安全)하는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고, 화장실을 洗手間으로, 지침을 指南으로, 자동차를 기차로, 통행금지를 금지통행(禁止通行)으로, 컴퓨터를 전뇌라 하며, 휴대폰 보급률이 60%를 넘고, 객실마다 체중계가 비치되고, ‘부자는 음란하지 마라, 빈궁한자는 의지를 옮기지 마라, 약한 자는 위축되지 말고 위세당당 하라’는 삼불주의를 중시하고, 잘 차린 제사상보다는 생전에 잘 모시는 것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는 효행, 스승의 날이 있고, 맹모의 훈육이 숨쉬고, 제갈량의 출사표에 감격해 하며, 관운장의 의리를 상업의 기본으로 하여 그를 재물 신으로 추앙하는 등, 이는 그들의 생활속에 자리 잡은 문화의 양상이다. 우리는 산동성과 시각이 달라 1시간 먼저 아침을 맞는다. 나라마다 지역마다 고유한 시각이 있듯이 문화 역시 특성이 있는 것이다. 듣는 것으로 문화를 안다고 할 수 없으며 보고 듣고 그 나라의 역사를 통하여 생각하고 느껴야 제대로 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본 행사는 외국에서 애교심 및 향토애를 확인하고 문화를 폭 넓게 이해하며 문화재를 아끼는 계기가 될 것인바 지속되었으면 한다.

편집국 기자 / 입력 : 2009년 01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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