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節飮의 지혜

이종민 재부의령군향우회 고문
편집국 기자 / 입력 : 2009년 01월 25일











▲ 이종민
언젠가? ○○지방에서 절주운동의 일환으로 건강을 위한 절주잔(戒盈杯) 보급운동의 캠페인을 벌인다는 뉴스를 접하고 송구영신지제에 이런저런 명목의 술자리가 떠올라 <절음의 지혜>란 제목으로 횡설수설의 졸문을 기고하는데 애주가들의 질병없는 건강사회를 위한 음주문화 개선에 조끔이나 도움이 된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겠다.


술의 기원은 약 오천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그리스 신화에 포도주가 술의 시초라는 가하면 동양에서는 중국 夏나라의 禹임금 시대라는 설도 전한다.


‘식문화’에 꽃이라 불리는 술의 종류를 크게 나누면 곡주(穀酒), 과실주(果實酒), 화학주(化學酒) 등을 들 수 있는데 화학주를 제외한 술은 대개 곡식 나무뿌리 꽃잎 및 열매 등을 주원료로 빚어진다.


우리민족의 술에 대명사격인 전통 막걸리(일명 ; 탁주·농주)를 선두로 왕조시대 임금님께 진상한 어주(御酒), 신선이 마셨다는 유하주(流霞酒), 서민의 애환을 달래준 아랑주, 그 지방의 독특한 양조법으로 빚은 토속주(土俗酒), 명문가의 가양주(家釀酒) 또는 부산APEC 개최시 귀빈만찬에 건배주로 “천년약속” 등도 볼 수 있다.


고사에 “君臣朋友之間에도 非酒不義”라 했지만 예나 지금이나 술로 인해 생겨난 병폐가 한두 가지가 아니었는데 우리사회도 근자에 이르러 일부 정치인들의 주정 또는 성희롱 및 추행 사건들은 술과 무관할 수 없는 세상에 알려진 빙산의 일각으로 밖에 볼 수 없겠다.


생명의 독이 될 수 있다는 술!! ‘술문화’는 그 국민의 정신문화를 반영한다는데 인생에서 술!! 술은 즐거워서 한잔 또 슬퍼서 한잔, 한잔의 사랑, 한잔의 용서, 한잔의 고통, 한잔의 분노, 인생에서 몰약(沒藥)이라 잘 마시면 명약(名藥)이자 광약(光藥)이요. 잘못 마시면 독약(毒藥)이자 광약(狂藥)이란 술과 정의 함수관계 술과 정을 빼면 과연 무엇이 남는단 말인가?


인생의 희비애락(喜悲哀樂)을 수용 용해시켜 주는 마약과도 같다는데 여럿이 술을 마시다 보면 별별 사람이 있는데 [주국수상(酒國隨想)]에서 본 주정(酒酊)의 형태를 간략히 살펴보자.


아무데나 와이담을 늘어놓아 술판을 거지판으로 만드는 사람, 여자든 남자든 옆 사람을 물고 늘어져 치근덕대는 사람, 욕지거리가 입에 붙어있는 사람 등등...... 술판은 이래서 지루하고 재미가 없을 때도 있다.


미국 ○○주에서는 공공만취죄 처벌법에 따라 술집고객 뿐만 아니라 주인과 종업원까지도 자신이나 타인의 안전에 위협을 줄 정도로 과음한 사람이면 체포 유치장에 구금하는데 보석금을 내야 석방이 가능하다 하니 우리사회 술집 분위기라면 내 돈 갖고 먹는데 누가 누구를 무슨 죄로 그러느냐 하는 도덕불감증은 물론 윤리성마저 망각할 풍조이니 우리사회 음주문화는 퇴폐수치의 문화임을 자각하고 만시지탄(晩時之歎)이오나 자성의 기회로 삼아야 할 때이다.


옛사람은 술을 신이 내린 물 또는 망우수(忘憂水)라 하여 근심을 잊어버리는 물이란 뜻의 술은 인간을 매혹시키는 악마요 기분 좋은 죄악이라 했다. 그러나 일부 애주가들의 주장은 술은 사회교제상 필요하지만 과음은 피해야 한다는 변이다.


시성 소동파는 술은 시를 낚는 바늘이요 근심을 쓰러내는 빗자루라 읊었고, 주선 이태백은 주백배 시백수, 백낙천은 가난보다 술이 깰까 걱정 만약 술을 버린다면 무엇으로 늙음을 달래고 더불어 살아갈 것인가? 했는가 하면 도연명은 난세에 살면서 좌천과 투옥 유배로 일생이 아롱지고 술의 포로가 되어 그의 시문 가운데 음주와 관련된 시의 편수가 약 45%이라 한다.


또 방랑시인 김삿갓도 폐족의 자손으로 인생의 모든 희망을 포기 삿갓으로 하늘을 가리고 자연을 벗 삼아 방방곡곡 풍찬노숙(風餐露宿)으로 술 한잔에 시 한수로 슬픔을 달래다가 인생고해(人生苦海) 60평생을 뜬 구름같이 허망하게 세상을 떠났다.


술은 인생의 희로애락(喜怒哀樂)을 만족시켜주는 만능적인 매력과 지혜를 가졌다는 말이 실감날 뿐 때에 따라서는 인생고와 절음의 교훈을 잊게 해준다는 사실 또한 부인 못 할 것만 같다.


그러나 음주에는 몇 가지 이점이 있다고 했다. 술을 찬미하는 한서(漢書)에도 적정량의 술은 백약지장(百藥之長)이라 했으니 두뇌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술은 혈액순환을 도우고 소화력을 촉진시키며 육체 및 정신노동의 피로를 풀어주고 공포와 근심을 몰아내고 용기를 심어주며 마음의 평화는 물론 스트레스를 해소시킨다고 한다.


또 술은 뇌의 억제되었던 긴장이 풀려 적극적으로 나타나게 되어 시인들의 술 한잔에 시 한수 또는 취중진담도 알콜의 뇌활성작용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고 보면 음주에는 또 다른 인생의 철학이 담겨있다고 하겠다.


철학자 칸트는 그의 저서 <인간학>에서 술은 마음의 문을 열게 함으로 인간관계의 윤활유요, 우정의 촉진제요, 행동의 강장제라 했는가하면 술의 맛은 첫사랑의 맛과 같다는 애주가들의 예찬론도 없지 않다.


그러나 술의 과음은 간장의 부담을 주고 저항력을 감소시키며 우울증을 유발하고 집중력을 저하분산 시킴으로 도덕적 해이는 물론 인생을 타락의 길로 유혹하기 때문에 자제가 요망된다.


술은 절제해서 마셔야 한다. 과음하지 말라. 폭음하지 말라. 취후첨배(醉後添杯)는 불여무(不如無)라 했다. 주자 십회(十悔)에도 술 취할 때 망언된 말은 술 깬 뒤에 뉘우친다(醉中妄言醒後悔)는 말은 주당들이 새겨야할 음주의 계명(誡命)이다.


무절제한 음주는 삶의 질을 황폐화시키고 건강을 해치기에 인생의 대업을 성취하지 못한다는 선현들의 계훈을 다시 한번 돼새겨 보자. (일산 우거에서)


 


재부의령군향우회 고문 이종민

편집국 기자 / 입력 : 2009년 01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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