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명에 관련한 유래와 얘기가 많은데 행정명의 경남 의령군 정곡면 ‘중교리 장내’는 순수한 우리말로 하면 ‘중다리 담안’이다. 중다리 담안에 있는 호암생가가 작년 11월 개방된 이래 평일에는 300~400명이 찾아오고 주말과 휴일에는 관광버스를 이용한 단체방문객이 오고 있으나 관광객을 위한 편의시설과 휴게시설이 채 갖추어지기 전에 터진 김용철 변호사 사건으로 호암재단이 더 이상 투자엄두를 내지 못하는 것 같고, 화장실조차 제대로 되어있지 않아 봄철과 휴가철이 되면 더 많은 관광객이 몰려올 것인데 답답하지 않을 수 없다.
집터와 묘터에 일을 한 후 일어나는 변화를 보고, 그곳의 길흉을 점치는 것은 오랜 세월동안 있어왔다.
호암생가를 방문하는 사람 속에는 풍수지리에 관심이 많은 지관들도 상당하다고 한다. 그들 나름의 생가에 대한 풍수담에는 생가를 아우르는 주변의 산세가 부를 상징하는 곡식을 쌓아둔 노적봉 형상이고 뒤 산자락 끝에 있는 생가터에서 혈이 맺혀있어 천하명당이라 한다. 생가마당가에 세워둔 표지석에도 이런 내용이 있어 방문객이 그렇구나 생각하게 된다.
그렇지만 그건 잘못 표현된 오해이다.
호암생가가 있는 중다리 담안은 노적봉의 산세가 아니라 龍蟠山勢다. 한 마리의 잠용이 용수(용의수염)와 역린을 월현천(월현천은 제방이 있기 전에는 남강물이 넘나든 큰 호와 같은 늪지대다) 물속에 감춘 채 쉬고 있는 형상이라 생가터는 단순한 산자락의 끝에 맺힌 穴이 아니라 용의 꼬리 부위에 있는 穴이다. 생가 뒤의 얕은 산은 용의 꼬리부문으로 북쪽으로 갈수록 점점 커져서 ‘막실재’ 꼭대기가 몸통중앙이 된다. 막실재 좌, 우에 있는 馬頭 뒷산과 牛峯山은 비늘이 황금색으로 비치는 ‘용의 등’ 부문으로 서남쪽으로 내려오면서 정곡초등학교 앞에 있는 동산이 龍頭로 월현천에 머리를 잠그고 있는 것이다.
용은 구름과 비를 모으며 풍운조화를 일으키는 무서운 기세의 짐승이지만 길을 들이면 타고 다닐 수 있는 순한 동물이다. 네 개의 발에 날개가 있고 81개의 비늘이 몸을 덮고 있는데 비늘 중에 가장 무서운 것이 턱밑에 있는 한 자 크기의 ‘역린’이다. 순한 용이지만 역린을 건드리면 반드시 죽이고 마는 무서운 짐승인데 중다리 월현천에 머리를 잠근 잠룡은 역린을 감춘 상태라 화를 내는 일이 없는 순한 용이다. 등을 타고 놀아도 죽은 듯이 누워있지만 용꼬리부문에 있는 穴을 건드릴 때는 반응을 보인다. 이번 삼성의 상황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러나 괜찮다. 혈을 건드린 적이 서너 번 있었는데 모두 전화위복이 된 것이다. 호암조부이신 문산 이홍석이 1851년 그 터에 집을 짓고 1000석군의 부자가 된 후 100년 후인 1950년 한국전쟁 때 비행기 폭격으로 그 집이 소실되었으나 호암선친 찬우씨가 복원을 한 후 근대적 기업형태로 삼남의 모태가 된 제일제당이 설립되었고, 그 후 한국제일의 재벌이 되었다. 이번 대보수 과정에서 용꼬리의 혈에 자극을 받아 김용철 변호사 사건이 생겼으나 이 고비를 넘기면 다시 명실상부한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우뚝 설 것이다.
호암생가를 찾는 사람들은 모두 호암생가의 瑞氣를 받고 자신들의 부귀를 염원하러 온다고 한다.
그 瑞氣는 모두 중다리와 호암생가의 풍수지리에 담겨 있는 龍護五福의 하나인 財운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나머지 四福도 잠용이 昇天하지 않고 저렇게 쉬고 있는 한 남아있어, 앞으로 호암생가를 찾는 사람은 국내 뿐 아니라 전세계에 기와 복을 빌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올 것이다.
의령은 때를 놓치지 말고 준비할 일을 챙겨야 할 것이다. 호암탄생 100주년이 되는 명년(음력)이 의령으로서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