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날짜 : 2024-05-20 15:16:26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원격
뉴스 > 향우기고

아버님의 큰 뜻을

정원식
편집국 기자 / 입력 : 2007년 11월 23일

2005년 10월 한국가람문학회에서 진해에 있는 경남문학관 문학기행을 가게 되었다. 처음 눈에 띄는 것이 경남출신 시인, 수필가, 소설가 코너가 있는데 그 중 학창시절에 즐겨 부르던 <가고파>를 작사한 노산 이은상 선생과 동행한 계간문예시대 대표 배상호 시인, 박언지 시인의 코너가 사진과 함께 저서가 소장되어 있었다. 감명 깊게 관람하고 문학관을 나오는 순간 아버님 생각이 났다. 46년간의 교직생활을 정리한 회고록과 사도일생을 출간하였고, 2002년 11월 2일에는 결혼 60주년을 기념하는 회혼을 맞아 성담(아버님호) 시집을 출간한 바 있으며 2003년 4월 6일 부림면 신반공원에 <내 고장 부림>, <세월> 2편의 시비(詩碑)가 세워졌다. 1997년 부산 중구청에서 주관한 백산기념관에 소장할 유품 등 문화재 작품을 모집할 때 <내 고장 애국지사인 백산 선생의 추모 시>가 선정되어 전국 대통령상 수상 및 초대작가인 대한민국 미술대전 서예부 심사위원장을 역임하신 우죽(友竹) 양진니(楊鎭尼) 선생님의 글씨로 현재 백산기념관에 소장되어있다. 나는 아버님의 문학코너를 마련해 드려야겠다는 생각에서 아버님이 발간하신 책들을 정리해 경남문학관으로 발송하였더니 경남문학관장으로부터 접수증이 날아왔다. 전화를 걸어 확인한 바로는 시인으로 등단하지 않으면 시집을 발간해도 문학관에 코너를 만들 수 없다는 것이었다. 2005년 10월 부산광역시 지방행정동우문인회에서 <나루터> 창간호 편집을 마치고 나오면서 계간문예시대 발행인이며 부산시 행정동우문인회 지도위원 겸 창간호 편집위원장인 배상호 시인에게 자초지종을 이야기하였더니 아버님의 큰 뜻을 받들어 경남문학관에 작품집이 소장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는 말씀과 함께 즉석에서 아버님을 문단에 등단토록 승낙하시어 2006년 3월 문예시대 봄호로 86세의 적잖은 나이로 등단하게 되었다. 또한 등단 심사평에서 선생님께서는 한국 문단사에서 길이 빛날 것이며 시 <세월>,<인생의 한>,<고향>,<들리는 향기>,<창공> 등은 이미 교직생활을 해 오시면서 만들어진 작품으로 묵묵히 작품에 전념해 오신 선생님의 정열에 다시 한 번 고개가 숙여진다고 하셨다. 일직이 교직생활을 통해 이 시대 모범적 사표가 되셨고 시 <회상>을 통해 밝히고 있는 것처럼 선생님의 인품은 이미 시인의 반열에 오르고도 남음이 있으신 분으로 늦게나마 등단이라는 절차를 밟으신 큰 뜻을 받들고 싶다고 하셨다. 선생님의 시는 <고향>,<향토>,<자연>,<세월>과 인생의 회한을 철학적 관점에서 진솔하게 승화시킨 시적 능력을 높이 사 시인의 반열에 오르도록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는 평을 해 주셨다. 아버님은 평생을 한 길로 살아오시면서 사도(師道)의 본(本)이 되셨고 2세 교육에는 충(忠)과 효(孝)를 가르치시며 향토를 사랑한 큰 어른일 뿐만 아니라 스스로 문학을 깨우쳐 많은 작품과 저서를 남기셨다.


이제 황혼의 길목에 들어선 못난 소자가 아버님의 뜻을 이어받아 아버님이 갈고 닦아 놓으신 밝고 깨끗한 길을 가고자 삼가 졸필을 들어 아버님을 우르럽니다. 아버님께서 평생 닦아 오신 문장력을 길이길이 후손에게 전하고자 등단이라는 절차를 거쳐 문인의 반열에 오르도록 미력을 다한 소자의 적은 정성이 큰 사랑으로 꽃피우시고 더욱 건강하게 사시면서 좋은 작품 많이 쓰시길 기대하면서 등단지 계간문예시대 제49권을 아버님께 올립니다. 그리고 이 지면을 통하여 백산기념관에 소장되어 있는 시와 시비(詩碑)에 새겨진 시 2편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내 고장 애국지사 백산선생 추모 시


 


성담 정영달


 


나라없는 민족의 설움과 조국광복을 위해


철주같이 굳은 기개 혹독한 압정에 못이겨


끝내는 이역만리 간도를 본거지로 삼으시고


발해농장 개발과 독립군 양성에 정열을 바치며


임시정부의 자금지원에 대륙의 밀사로서


오직 구국일념에만 동분서주하시든


나의 고장이 낳은 민족의 개척자요 독립지사인


거룩하신 그 투혼에 다시 고개숙여 경모하옵니다.


 


총칼앞에서도 굴하지 않으며 가사불고하시고


망명의 풍찬노숙 살이가 그 몇몇해든가


급기야는 영어생활 혹심한 고문도 당하셨으니


살신성인의 애국충정 겨레의 선구자라


민족의 얼 길러주는 육영사업에도 진력하셨으며


미처 조국광복도 못 보신 채 민족의 거성이


이국만주 목단강에서 한 많은 생애를 일기로


애석하게 가시니 그 공적 청사에 길이 빛나리라.


 



 


 


내 고장 부림


 


성담 정영달


 


울뚝불뚝 힘찬산세 우리의 기상


골골마다 맑은물은 우리의 마음


나무심고 씨앗뿌려 힘써 가꾸어


과일따고 곡식거둬 차례 지내고


둥실둥실 이웃끼리 정답게 사는


여기가 평화로운 내 고장 부림


 


신반다리 넘어서면 아담한 고장


배오고개 화성산은 진달래 동산


쿵덕쿵덕 찍는소리 쉴사이 없이


한지장판 으뜸가는 이름난 장터


인심좋고 살기좋은 기름진 들판


여기가 복지마을 내 고장 부림


 


 


세월


 


성담 정영달


 


꽃 피듯 찾아와서 잎이 지듯 가는 세월


자연의 조화로서 첩첩이 쌓인 세월


부피도 있을 법한데 모양조차 없어라


샘 솟듯 솟아나와 어디론지 흘러가니


세월이 가기는 바람결 같으며


인생의 늙기는 흐르는 물과 같다


 


꽃길만이 여겼더니 가시덤불 투성이라


속다가 다시 속아서 인생 철새만 날리고


애절하게 적힌 사연 흙냄새의 자취로세


더듬어 만지려도 구름 잡는 형상이라


무정한 세월이 천리(天理)의 재촉이라니


백발이 성성하니 자연만 바라볼까


 


 


 


<정원식 약력>


 


○ 아호 / 연당(硯堂)


○ 부산문예대학 동문회장


○ 계간문예시대 사무국장


○ 전 부산시 행정동우문인회 사무국장


○ 한국가람문학회 감사


○ 부산 문인협회 ․ 금정구 문인협회 회원


○ 금정구 도덕성회복국민운동 사무국장

편집국 기자 / 입력 : 2007년 11월 23일
- Copyrights ⓒ의령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이름 비밀번호
개인정보 유출, 권리침해, 욕설 및 특정지역 정치적 견해를 비하하는 내용을 게시할 경우 이용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많이 본 뉴스 최신뉴스
의령농협, 조합원 자녀 장학금 수여식..
의령 수월사 의령군장학회 장학금 300만원 기탁..
의령군가족센터 ‘의령박물관 및 충익사 탐방’ 진행..
의령교육지원청 진로 직업인 특강 올해로 3회째 열어..
의령홍의장군축제 성공은 `RED`에 있었네!..
의병마라톤 행사에서 함께 뛰며, 청렴봉사 활동 시간 가져..
의령소방서, 주거용 비닐하우스ㆍ컨테이너 화재 예방 당부..
오태완 군수 공약 평가...경남 군부 유일 2년 연속 `A등급`..
입식가구·생명박스·방역소독...의령군 경로당 `3종 세트` 호응..
의령군, 경남 드론측량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 수상..
포토뉴스
지역
"빛과 색으로 물들이는 도시"...의령군은 변신중 '의병탑' 영웅의 흔적 주제로 '홍색' 조명 설치 의병교 보행로·수변산책로 다채로운 '빛..
기고
김복근(국립국어사전박물관건추위 공동대표·문학박사)..
지역사회
최병진.전형수 회장 이.취임 최병진 회장, 재경 의령군 향우회장 감사패 수상 하형순 산악회 전 회장 공로패..
상호: 의령신문 / 주소: 경상남도 의령군 의령읍 충익로 51 / 발행인 : 박해헌 / 편집인 : 박은지
mail: urnews21@hanmail.net / Tel: 055-573-7800 / Fax : 055-573-7801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남,아02493 / 등록일 : 2021년 4월 1일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유종철
Copyright ⓒ 의령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
방문자수
어제 방문자 수 : 4,711
오늘 방문자 수 : 3,795
총 방문자 수 : 15,768,6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