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제몫 다하기 최선 기할 때
최근 기업들의 시름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미국 뉴욕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벌어진 약달러 현상으로 거대 국제 투기자금이 달러에서 상품으로 이동, 유가와 곡물·금속 등의 상품가격까지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를 두고 경제학자들은 오늘 뉴욕의 나비 날갯짓이 내일 전 세계에 폭풍을 일으킨다는 이른바 ‘나비 효과’(Butterfly Effect)라고 한다.
기업인의 시름을 더해주는 것은 어디 이뿐이겠는가. 특히 달러화 약세는 원화 강세를 부추겨 수출경쟁력을 잠식하고, 이는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성장률을 둔화시키고 국제수지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제유가 급등도 국내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은행은 유가가 배럴당 90달러로 유지되면 소비자물가가 0.45%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이를 우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내년도 노.사(勞.使)간의 임금협상도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정규직 전환을 위해 올해 임금동결에 합의했던 우리은행노조가 최근 임금협상에서 내년 임금은 올 동결분까지 반영해 인상해 달라고 요구하는 등 각 산별노조의 움직임이 벌써부터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최근 이 같은 일련의 상황이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생존차원에서 비상체제를 가동,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중소기업이 이처럼 경제성장 둔화, 물가상승, 국제수지 악화 등 소위 3대 거시경제지표가 모두 악조건인데다 노.사 갈등까지 겹치게 되면 기업부도를 면하기 어렵다고 본다.
따라서 기업하는 사람이 신명을 내 일 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과 근로자들이 제몫을 다한 뒤에 무엇을 요구하는 성숙된 자세확립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요즘처럼 절실히 느껴 본적이 그렇게 많지 않았던 것 같다. 갈수록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는데 생산성과 채산성은 나날이 악화되고 있어 정부는 물론, 전 국민과 노.사 모두의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기업체질 개선은 기업인 혼자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근로자와 전 국민,그리고 관계기관의 적절한 협조와 함께 잘 해보자는 공동체 의식이 뒷받침 될 때만이 가능해진다고 본다. 기업인에게 보다 많은 재량을 주고 기업인이 신바람 내 가면서 일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주지 않으면 앞으로 기업 활동에 보이지 않는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솔이 늘 푸른 것은 늘 새 잎을 내기 때문인 것과 같이 기업도 새로운 기법을 창출하지 않으면 망하게 되고 경쟁에 살아남기 위한 품질개선과 경영혁신, 수출확대 등도 기업인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고, 신명을 낼 수 있는 여건이 이뤄졌을 때만 더욱 가능해 진다는 것이 우리 기업인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물밀 듯이 밀려오는 외국제품들과 경쟁해 살아남는 국산품을 만들기 위해 기업주는 앞장서고 근로자들은 자신의 일처럼 알뜰히 따르고 정부와 관계기관에서는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 일터를 다시 한번 만들지 않으면 우리 모두와 국가는 어려워진다는 사실을 하루속히 명심해야 한다.
기업인은 끊임없는 경영혁신과 시설투자로 이윤창출과 사회 기여도를 높이려고 노력하고, 근로자는 성실한 근무로 생산성을 높이고 애사심을 길러 사세가 확장되고 규모는 커져 서로가 일의 보람을 얻을 수 있도록 우리 모두 지혜를 짜내야 한다.
적당주의와 ‘괜찮아’라는 식의 타성을 버리고 새로운 도전의 물결에서 서로 이겨내기 위한 의식전환과 공동체 의식, 주인의식을 갖고 서로 노력하는 것이 이제는 절실하다. 국가와 국민들은 기업인들에게 신바람 나게 일 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때마침 정부가 지난 17일 전경련이 건의한 총 1,664건에 달하는 규제개혁방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의 모의 분석결과에 의하면 규제혁파를 통해 기업투자를 늘리고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자는 취지가 담겨진 이 여러 규제개혁안 중 창업, 고용, 교역절차에 관련된 규제개혁 과제가 시행될 경우 우리나라는 세계은행이 매년 발표하는 기업환경 순위에서 15위(현재 30위)로 도약할 수 있다니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