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병박물관 22∼28일
올해 첫 번째 특별전
의병박물관이 22일부터 28일까지 일주일간 올해 첫 번째 특별전을 갖는다.
이번 특별전은 ‘땅, 하늘 그리고 솟대’라는 주제로 공예작가 김대현의 웃는 솟대, 학 솟대 작품을 중심으로 개최된다.
그는 “천, 지, 인이 하나로 이어지길 바라는 희망에서 이번 전시에 웃는 솟대를 세워봅니다”라며 “바람이 불면 부는 대로 손짓하면 하는 대로 몸을 하늘에 맡기고 유유자적하는 웃는 솟대는 하늘과 소통을 원하는 자유의 몸부림. 하늘의 뜻이 다다랐을 때 가벼운 깃털마냥 춤을 춘다”라고 했다.
웃는 솟대! 솟대가 웃는다? 어느 누구도 솟대가 웃는 걸 본 적이 없을 것이다. 기자는 궁금했다.
그는 “5년 전, 창원주남저수지생태학습관에 근무하던 생태연구가 김태좌님이 중심 잡는 잠자리모형을 보여 주면서 철새도요지 주남저수지를 상징하는 청둥오리를 중심 잡는 모형으로 한번 만들어보라는 제안을 받았다”라며 “이듬해 산에서 재미있는 광경을 보게 되었다. 바람에 가지가 뿌려지면서 옆의 나무에 기대어 서서 떨어지질 않고 하늘하늘 춤을 추는 것이었다. 한참이나 중심을 잡던 가지는 또 한번 세차게 부는 바람 때문에 떨어져버렸지만 순간! 중심 잡는 새를 떠올렸다”라고 했다.
실패를 거듭한 끝에 그는 무게중심의 분산점이 새의 부리부분에 있음을 알게 됐다. 또 다시 다른 소재를 찾던 중 대나무를 자르고 남은 ‘ㄱ’부분의 가지가 새의 부리모양이 아닌가! 한시도 주저없이 ㄱ자부분을 이용하여 조립을 해보았다. 역시 중심을 잡는 데는 새의 부리부분이 원인이 맞았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했다고 한다.
바로 그 순간 그는 솟대가 활짝 웃는 모습을, 춤을 추며 하늘 높이 솟아오르는 웅비하는 모습을 보았다고 했다.
이번 전시의 또 다른 내용인 학 솟대에 대해 그는 “작년 이맘때 의령 가례면에 정착을 했는데 이곳에 학 서식처가 있는 걸 알고부터 학 솟대를 줄곧 만들어오다가 이번 전시회 때는 학 솟대 전시를 해봅니다”라며 “학 솟대는 장원급제를 뜻한다는데 혹 의령에서 급제라도 할지 사뭇 기대해봅니다”라고 했다.
솟대문화에 대해 그는 “나약한 인간의 뜻이 하늘로 쉽게 나아갈 수 없기에 하늘과 땅 물로 쉽사리 오가는 물새들을 보고는 하늘과 소통하는 물새들을 형상화하여 긴 장대에 올려 우리의 소망을 전달하고자 하였을 것이다”라며 “철새이면서 물새들인 청둥오리, 기러기 등을 형상화한 것을 보면 풍년기원의 의식이 높을 듯하며 논농사가 흥하지 않는 산간지역에서는 까마귀의 형상을 세운 곳도 있고 집안에 장원급제 등 관직에 등용하면 학의 형상을 새겨 대문 앞에 세운 곳도 있다"라고 했다.
그는 “현대에선 그 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다양한 솟대들을 엿볼 수 있다. 풍년을 기원하던 솟대가 탈농촌 지역에서는 건강기원솟대, 도시발전 및 안녕을 바라는 솟대로 탈바꿈하고 있다. 바라는 소망은 바뀌었지만 하늘과 땅 인간이 소통을 원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김대현 작가는 (사)문화마을들소리 퍼포먼스 작가이자, (사)한국문화예술진흥회 운영위원, 프랑스님아파리 추천작가로 활동 중이며, 솟대, 장승 등 목공예로 꾸준한 작품 활동을 해 오고 있다.
솟대는 마을 어귀 장대 끝이나 돌기둥 위에 나무새나 돌로 만든 새를 올려놓은 상징물로 한 마을의 신앙의 대상이기도 하다. 가녀린 몸매로 날개 짓도 없이 긴 장대에 올라 앉아 있기에 오가며 지나는 바람은 죄다 맞고 쉴 틈도 없이 늘 하늘로 비상하는 모습이다. 경상도 해안에선 ‘별신대’, 전라도에선 ‘소주’, 강원도에서는 ‘솔대’ 등의 이름으로 불러지기도 한다.
새는 우리민족에게 있어 길운의 상징으로 고대 고구려벽화에 나타나는 삼족오, 박혁거세, 김수로 등의 난생신화, 전통혼례에 있어 기러기, 닭의 사용, 이 모두 길운의 상징과 일맥상통한다. 이렇듯 새는 길운의 상징으로 하늘을 향한 인간의 외경심에서 기인하여 천상과 지상을 연결하는 통로 역할의 상징적 존재였다. 유종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