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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고수 명상> 정치가 우리를 슬프게 하는 시대


박강수총장 기자 / 입력 : 2001년 02월 28일
역사는 왜 유사한 상황이 끊임없이 전개되는 것일까? 이 물음에 대하여 명쾌하게 답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요즈음 TV를 통해 전개되는 TV연속극 왕건을 보면서 지금의 우리 시대상과 비교한다. 아무리 비교해 보아도 근처도 갈 수 없는 상황들인데도 자기 기분대로 연결하며 흥미를 스스로가 만들어서 즐겁게 그 연속극을 보고 있다.

 마치 춘향전을 읽으면서 춘향의 미모를 머리속에 그리며 읽는 것과 같다. 우리 나라 사람들은 사물을 볼 때 순수하지 않다. 서양사람들처럼 단순하게 평면적으로 보기를 꺼린다.

 남녀가 긴 의자에 앉아 이야기하고 있는 장면을 놓고 한국인과 서양사람들은 서로 다른 관점으로 본다. 서양인들은 그 장면을 보고 그저 둘이서 재미있게 이야기하고 있구나 하는 평범한 생각이 전부이다. 그러나 한국사람들은 전혀 다르다. 어떤 사이일까?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을까? 끊임없는 상상으로 그들의 순수한 장면을 부정적인 사고로 보는 습성이 있다. 이렇듯 사물을 보는 관조가 순수하지 않다 보니 끝에 가서는 결국 남의 말을 나쁘게 하게 된다. 인간관계에서 상식과 교양이 통하지 않는다. 심하게 말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둘 이상만 모이면 첫째 정치이야기로 씹어댄다. 둘째 돈(사업) 이야기로 열을 올린다. 셋째 여자 이야기로 신이 난다. 넷째 남의 말을 나쁘게 하기 시작한다. 다섯째 서로 마음이 상해 헤어져 간다. 왜들 이럴까? 아무리 생각해도 해결점이 보이지 않는다. 이것은 못 고치는 병이 아니라 안 고치는 병 같다.

 며칠 전에 간디의 자서전을 다시 읽었다. 간디는 7억이 넘는 인도 국민들을 향해 설득했다. 그것은 첫째 원칙 없는 정치, 둘째 도덕 없는 상업, 셋째 노동 없는 부, 넷째 인격 없는 교육, 다섯째 인간성 없는 과학, 여섯째 양심 없는 쾌락, 일곱째 희생 없는 신앙에서 벗어나자는 절규였다. 그러나 이 말을 이해하고 들어 줄 수 있는 인도 사람들은 아주 소수였다. 간디가 없는 인도는 지금도 후진국가인 채 21세기를 강 건너 경치처럼 바라다 보며 가난하게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조용히 생각해보면 간디의 그 일곱가지 교훈은 마치 지금의 우리 국민들에게 들려주는 소리 같아 가슴이 저리다. 누가 감히 원칙 없는 한국의 정치 앞에 저항할 수 있단 말인가? 누가 감히 부도덕한 재벌기업들을 꾸짖을 수 있단 말인가? 누가 노동 없는 부로 잘 먹고 잘 사는 저들에게 돌을 던질 수 있단 말인가? 누가 감히 인격 없는 교육이라고 탓할 수 있단 말인가? 누가 감히 인간성 없는 과학이라고 규정 질 수 있는 사람이 있단 말인가? 누가 감히 양심 없는 쾌락이 어떤 것인가를 말할 사람이 있단 말인가? 누가 감히 희생 없는 신앙이라고 심판할 사람이 있는가?

 한결 같이 이와 같은 물음에 답을 내 놓을만한 위인이 없다. 옛날에는 정치만 하더라도 분명한 원칙과 목표가 있었다. 즉, 군사독재 타도와 정권교체라는 투쟁의 명분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 명분이 사회적 동의를 얻지 못하고 있다. 마을주의 정치판이 되어서 그렇다. 우리가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빨리 벗어나지 못한 까닭이 양반들의 권력싸움과 부패 때문이었음을 벌써 잊었단 말인가?

 정치가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 생활을 이렇게 슬프게 할 수가 없다. 누가 이렇게 만들었는가? 우리 모두 정신차리자. 이미 중국이 우리를 앞질러 가고 있다.
박강수총장 기자 / 입력 : 2001년 02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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