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중앙정치의 기득권을 모두 버린 채 영남지역으로 혈혈단신 내려와 활발한 정치활동을 벌이고 있는 장영달 전 의원(4선, 63세)이 그 동안 의령과 합천, 함안 일대의 민심을 탐방한 기록을 책으로 정리, 출간했다.
저자는 ‘어머니의 땅에서’라는 책에는 크게 두 가지 의미를 담았다고 했다.
하나는 올해 아흔 둘이신 노모의 고향이면서 살고 계시는 곳이 바로 함안군이라는 것과, 4남 4녀가 자란 곳이기도 하기에 함안을 고향으로 여기고 살아왔기 때문이며 또 다른 하나는, 땅이야말로 우리에게는 어머니와도 같은 존재라는 것이다. 항상 우리를 포근히 감싸주고, 먹여주고, 보살펴주는 존재, 그런 땅을 일구고 사는 우리 농민들이야말로 그 무엇보다도 더욱 소중한 존재라는 뜻에서, ‘어머니의 땅’이란 말을 떠올리게 됐다고 한다.
장영달 전의원은 서울에서의 중앙정치를 정리하고 이곳으로 내려와 처음 한 일이 지역주민들의 말을 듣는 것에서부터 시작했다. 새벽같이 함안 집을 나서서 의령, 합천에 이르기까지, 이 마을 저 마을, 이 골짜기 저 골짜기를 찾아다니며 많은 분들을 만났는데 “힘내라”는 격려에서부터 “똑바로 해라”는 질타에 이르기까지 매일같이 기록한 것이 두터운 공책 하나를 채우고 남았다.
‘어머니의 땅에서’는 눈물겹게 삶과의 사투를 벌이며 살아내는 농민들의 절규와 한숨이 날선 채 들어있다. “의령의 한 축산 농가를 방문했을 때 70이 넘으신 분이 팔지도 죽이지도 못하고 나날이 빚으로 소를 먹여야하는 쓰라린 심정을 저에게 토로하시는데, 전율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하면서 농자지천하대본이 툭툭 부러지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고 했다. 현장의 소리를 귀담아 기록하고 그들 곁으로 다가가는 모습에 중앙에서도 거물에 속하는 4선의 정치인의 출사표만으로도 주민들의 관심과 기대가 쏠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거물 정치인답지 않게 소박하면서도 자상한 느낌의 장영달 전 의원과의 인터뷰를 끝내고 돌아서는 길, 악수를 나누다 보니 그의 신발이 눈에 띈다. 군데군데 흙이 묻은 경등산화였다. 기자의 눈길을 알아챘는지, 그가 웃으며 말했다.
“아, 시골길을 만날 다니니까, 이 차림이 편해서 그래요.”
‘그동안 함안과 의령, 합천 땅에서 만난 농민들이 빈 쭉정이로 살아낸 절망과 한숨, 처절한 절규, 분노의 목소리를 옮겨 담은 책이자, 자신에게 남은 시간과 열정을 이제 이곳에서 힘껏 불태우려는 각오를 담은 책’이다. 장영달 전 의원의 새 책 ‘장영달의 희망노래 - 어머니의 땅에서’(올벼 간, 정가 10,000원) 출간기념회는 12월 10일 오후 2시, 함안군 가야읍 소재 함안중학교 체육관에서 개최된다. 배민숙 시민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