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곤
(국어사전박물관건립추진위원회 홍보위원장)
‘국어사전박물관’을 의령에 세우자는 민간 주도의 운동이 최근 들불처럼 일어나고 있다. 향우 사회와 의령군을 넘어 경남도 및 경남도교육청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하는 등 건립 운동이 그 저변을 점차 넓혀가고 있다. 의령신문은 이러한 민간 주도 건립 운동의 한 축을 담당한다는 차원에서 김영곤 국어사전박물관건립추진위원회 홍보위원장의 기고를 시리즈로 연재하여 그 당위성을 널리 내세우는데 기여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국어사전박물관 건립에 앞서 국·박·추 위원들은 명칭을 두고 박물관으로 하느냐 기념관으로 하느냐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우선 국어사전적 의미의 뜻을 살펴보건대 박물관은 오래된 유물이나 문화적 학술적 의의가 깊은 자료를 수집하여 보관하고 전시하는 곳이란 뜻이고 기념관은 뜻 깊은 일을 오래도록 기념하기 위해 지은 집이란 뜻이다. 이런 맥락에서 어떤 뜻을 기림에 있어 기념관이 다소 포괄적인 개념을 내포하고 있다면 박물관은 보다 구체적인 개념을 직시하고 있다. 따라서 국·박·추는 단순히 조선어학회의 ‘조선어사전 편찬’의 업적만을 기념하는 방안을 뛰어 넘어 사전의 역사에 대한 후대의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적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 박물관으로 하자는데 중지를 모았다. 사정이 이러할진대 자료가 없는 박물관을 상상할 수 없음은 너무나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국·박·추는 국어사전과 관련된 자료 모음이 일천하다. 그렇다고 아니 할 수 없는 것 또한 솔직한 심정이다. 주지컨대 국어사전박물관을 지으려면 거기에 전시할 자료가 무엇이 있는지는 매우 중요한 관건이 되기 때문이다. 문제의 답은 여기에 있다. 국어사전박물관 착공에 앞서 지금부터 차근차근 자료를 수집해야 한다. 이 문제는 특정인 몇 사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기에 전 의령군민 사전 관련 자료수집 운동을 펼치자는 제안을 하고자 한다. 일단 자료 수집 창구를 국·박·추로 하고 수집된 자료는 하나하나 검증을 통해 축척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또한 흩어져 있는 귀중 유물·자료는 매매나 양도를 권고하되 여의치 못할 경우 임대나 복제 복사하는 방안도 대안이 될 것이다. 더욱이 국어사전관련 유물·자료는 남북한은 물론 외국 어느 곳에 묻혀 있거나 흩어져 있는 것이 난맥이지만 여러 사람이 앞장서면 보다 좋은 양질의 자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유물·자료 수집 운동 역시 군 당국이 적극적으로 앞장서면 더 효과적일 것이다. 물론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일반인이 자료로서의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에 대한 변별력은 없겠지만 국어사전박물관 자료 수집이란 인식만 각인되면 무엇이든 보이게 될 것이다. 예컨대 옛 사전을 만든 인쇄기, 타자기, 세계의 오래된 각 나라의 사전류, 그리고 근 현대사를 거쳐 온 우리나라의 제 국어사전, 전국에 산재한 우리 말 토속어 연구 자료 등 마음먹기에 따라 매우 다양한 자료를 모을 수 있을 것이다. 사전박물관 건립 사업의 당위성을 내세우려면 확보된 이런 저런 자료를 보관 전시한다는 구체적인 계획 없는 접근은 불가능해진다. 이런 맥락에서 국·박·추는 돈(예산) 보다 더 중요한 것이 유물·자료 확보라는 점을 깊이 인식하고 있다. 물론 다양한 자료가 수집되면 사료적 가치가 있는 자료가 사전박물관에 우선적으로 전시될 것은 자명하지만 특별전시전을 통해 전시의 다양성을 보여주면 우리의 국어사전에 대한 해박한 지식 획득은 물론 우리 말·글에 대한 사랑과 애정도 그만큼 깊어질 것이다. 의령 군민 여러분과 향우님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하는 바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