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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타는 성산마을주민, 물 마시는 수자원공사

배민숙(자유기고가, 의령읍)
편집부 기자 / 입력 : 2011년 03월 05일











▲배민숙 자유기고가
이솝우화에 보면 여우가 두루미를 초대해 놓고 넓은 접시에 음식을 대접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두루미는 뾰족한 주둥이로 넓은 접시의 음식을 먹을 수 없어 결국 빈정만 상해서 돌아온 후 여우를 초대하게 된다. 두루미는 호리병에 음식을 담아 여우에게 건네고 결국 여우는 자신의 잘못을 알게 된다는 이야기다.


지금의 성산마을 침수피해 주민들과 수자원공사의 조사결과를 놓고 벌이는 밀고 당기는 모습과 흡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농지가 침수되고 조상대대로 지어온 농사를 포기해야 하는 주민들의 하루하루는 가문 논바닥처럼 갈라지고 애간장이 타들어 가고 있는데 한쪽에서는 물마시며 느긋하게 보고 있는 느낌이다. 이런 침수피해주민들이 조사결과의 자료공개를 요구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수자원공사는 난해한 용어들을 설명해야 한다는 이유로 전면적인 자료공개 거부는 물론 결과자료도 주민설명회를 통해서 배포하고 회수하겠다는 것이다. 피해주민들은 ‘몸이 아파서 병원진찰을 받았는데 의사가 검진 결과를 보여주지 않으려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는 것이다. 1월말에 결과를 내어 놓겠다던 약속을 근 한 달 가까이 지난 시점에서 일방적인 자료공개 거부를 들고 나온 수자원공사의 태도에 침수피해 주민들이 분노하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주인 있는 곡식 창고를 잠궈 두고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모습이다. 수년 동안 수박과 상추, 나락을 재배하고 있는 땅이 잔뜩 물을 머금고 있는 스펀지 같이 변했기 때문에 더 이상 그 작물의 재배가 어렵고 결국 농사를 짓지 못하면 생활을 이어가지 못하기 때문에 내 양식 두고 굶어죽게 되는 꼴이다.


지난 23일 수자원공사의 일방적인 통보의 주민설명회는 결렬됐지만 수자원공사의 의뢰분석 기관의 최종 결론은 비로인해 침수사태가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창원기상대의 기상관측에 의하면 의령군의 2009년 11월 강수량은 51.2㎜ 12월은 21.1㎜ 2010년 11월은 16㎜ 12월은 21.8㎜다. 비슷한 강수량을 가지고 2009년은 농사짓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는데 2010년 농사는 비로인한 침수가 원인이라는 결과는 쉽게 납득할만한 상황이 되지 못한다. 또한 지난해 11월 12월은 겨울가뭄이 심해서 산불비상경계령이 있었고 양수기를 동원해서 하우스에 물을 댄 농가들이 많았다.


지정면은 낙동강과 남강이 합류하는 곳으로 우기에는 침수피해가 자주 발생하여 1979년 오천지구(150㏊) 경지정리 사업의 완공을 시작으로 백산제, 오천제, 포외제, 다안제, 성산제 등 보강을 위해 150여억 원의 사업비가 투자되었고 독대배수장을 설치해서 상습적인 침수로부터 벗어난 지 오래된 곳으로 평화롭게 풍년가를 부르며 살아온 곳이다.


이번 조사결과는 누가 봐도 공정한 거래가 형성되었다고 말할 수 없는 부분은 자료를 공개하지 않는 수자원공사의 태도에 있다. 조사결과를 명명백백하게 밝히고 나서 주민들의 의견을 들어야 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식의 일방적인 통보는 피해당한 주민들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말할 수 있다. 거래라는 것은 형평성의 어긋남이 없이 서로가 만족할 때 완성되는 것이다. 할아버지와 손주의 시소게임이 아니란 것이다. 피해주민들은 행정적인 도움을 받지 못한 상태로 분주하게 실어 나르는 덤프차의 모래먼지를 마시며 태산과의 싸움을 시작했지만 그들만의 외로운 투쟁으로 두어서는 안 된다. 군이나 도의 온건적인 태도에 피해는 결국 이곳에 살고 있는 우리들이 입는 것이다. 그들도 우리 이웃이고, 우리 군민이며, 경남도민인 것이다. 백조의 발놀림이 멈추면 백조는 물속으로 가라앉게 되는 것이지 우아한 모습으로 수면위에 떠있지 못하는 것이다. 수자원공사의 단독적인 의뢰기관지정보다는 서로가 신뢰할 수 있는 기관을 선정해서 보다 투명한 조사가 다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지금 성산마을에 가보면 알게 될 것이다.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게 됨을.

편집부 기자 / 입력 : 2011년 03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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