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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해균 선장은 국민영웅! 공무원은 봉?

배민숙(자유기고가)
편집부 기자 / 입력 : 2011년 02월 24일











▲ 배민숙 자유기고가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됐다 우리 군의 작전 과정에서 중상을 입고 사경을 헤매던 삼호 주얼리호 석해균 선장이 지난 달 29일 밤 국빈전용인 서울공항으로 이송됐고, 신호대기 없이 수원 아주대병원까지 이송되도록 조치됐다. 방송들은 현장에 중계차까지 동원해서 이송소식을 전했고 설날아침에는 의식을 찾았다는 소식까지 시시각각으로 방송을 장악했다. 나도 석선장의 빠른 쾌유를 바라는 것은 사실이지만 언론의 보도를 보면서 호들갑스럽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석 선장을 놓고 벌이는 호들갑을 보면서 나는 천안함 실종자 수색작업에 나섰다가 침몰한 쌍끌이 어선 ‘98금양호’ 고 김재후 선장이 생각났다. 김 선장을 비롯한 선원들은 당국의 지원 요청을 받고 “내 아들이 군대에 가서 그렇게 사고를 당했다고 생각하면 가만히 있을 수 없다”며 흔쾌히 수색작업에 동참했지만 결국 돌아오지 못하고 시신도 찾지 못한 채 34일 만에 유품을 놓고 영결식을 치렀다. 그리고 또 다른 희생이 있다. 10여명이 넘는 공무원들이 구제역의 비상근무로 귀한 목숨을 잃었지만 관심은커녕 희생된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며, 오히려 공무원들을 원망하는 목소리만 커지고 있다.


310만 마리 이상의 가축이 살처분 된 국가재앙 상태에서 원망과 분노가 있는 것은 당연한 것이겠지만 그 분노의 대상이 왜 공무원인가 하는 생각을 한번쯤 해봐야 한다.


한때는 하기 싫을 때까지 할 수 있는 직업이라고 해서 철밥통으로 불렸지만 옛말이 된지 오래다. 그들은 툭하면 욕먹고, 민원인들의 분풀이 대상이 되기도 하며, 사건의 현장에 1순위로 소집되는 특혜 받은 직장인일 뿐인 것이다. 물론 그들도 사람이기에 실수를 할 때도 있지만 특혜집단이라 용서받기 힘들고, 가끔은 괴씸죄까지 덤으로 주어지는 조직의 일원일 뿐이다. 물론 국민의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 사람들이기에 당연하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기업의 직원처럼 그들도 하나의 직장인이며, 한파로 내 집의 수도관이 터졌다고 욕을 들어야 하는 사람들이 아니란 것이다. 이번 구제역파동으로 인해 현장으로 내몰리면서도 담당업무를 봐야했으며, 야간당직도 서야했다. 비상사태에서 대신 업무를 맡아줄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기에 오직 내가 할 일을 하다가 목숨을 잃었다. 그러나 언론에서는 그들보다 살처분된 가축들만 보도했고 환경을 문제 삼았을 뿐이다.


대통령이든 걸인이든 사람은 나름대로 모두가 귀하고 소중한 존재인 것인데 훈장추서는 물론 국가유공자까지 혜택을 준다는 석해균 선장의 일을 보면서 그 모두에 해당되지 못하는 부류가 참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금양호 김 선장과 선원들은 공동체 정신을 몸으로 보여주다 희생됐으며, 공무원들도 결국은 과중한 업무가 부른 희생인 것이다. 지난 일을 두고 타박하거나, 석 선장의 대우가 과하다는 얘기를 하는 게 결코 아니다. 김 선장의 희생에 미안함과 안타까운 마음이 있다면, 석 선장을 살리는 일엔 호들갑보다는 조용히 성심껏 하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고 구제역으로 가을 단풍처럼 떨어진 공무원들의 순직은 보도조차 하지 않는 언론과 우리 사회의 이중성이 답답한 것이다. SBS 드라마 ‘싸인’을 보면서 배후세력에 의해 조종당하고 있는 이명한(전광렬분)의 권력의 힘이 무섭게 생각났다. 드라마에서 그는 ‘권력이란 가질수록 좋은 것’ 이라고 눈썹하나 흔들리지 않으며 윤지훈(박신양분)에게 말하는 그 장면이 생각나는 것은 왜일까? 아무리 여론 형성이라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실제 현장에서 돌아가는 바닥 민심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면 에밀 시오랑의 말처럼 ‘삶이란 근본적인 오류를 논하기 이전에 죽음으로도, 그리고 시의 세계로도 교정할 수 없는 저질 취미에 속한다’ 는 허접한 만물의 영장이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이다.

편집부 기자 / 입력 : 2011년 02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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