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주산지, 시듦증 피해로부터 해방되는 날 머지 않아

▲ 정승룡

농촌진흥청은 원예산업 활성화를 위하여 농촌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연구에 직접 반영하고 영농현장의 애로사항을 조기에 해결하기 위하여 현장 밀착연구를 확대해 가고 있다. 이러한 현장연구 강화의 일환으로 농촌진흥청 채소과(과장 정승룡)와 경남 의령군 수박협력단(단장 정권용)은 지난 2009년부터 수박 안정생산을 위한 공동연구를 수행하여 보급한 기술이 수박 재배농가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수박은 대표적인 여름 과일채소로 연간 생산액이 9,000억원에 달하는 중요한 소득원이며, 시트룰린이라는 기능성물질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수박의 연중공급을 위해 최근에는 한겨울에도 시설재배를 이용하여 연중 내내 재배하여 연작으로 인한 장해가 속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수박주산지를 중심으로 시듦증, 생육부진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여 수박 재배농가의 어려움이 한층 더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00년부터 함안 지역의 수박 재배농가에서 발생하기 시작한 시듦증 피해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으며, 의령, 고창 등 수박 주산지를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수박 안정생산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수박 시듦증은 열매가 달린 후 과실이 왕성하게 비대하는 시기에 주로 발생하여 줄기와 잎이 모두 시들어 말라죽게 되어 정상적인 수확을 못하게 만드는 매우 심각한 장해이다.

그동안 수박 시듦증에 관하여 여러 학자들이 정확한 원인과 발생시기를 제시하지 못해 재배농민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으며, 수박 시듦증에 강한 대목의 육성과 해결책을 무작정 기다리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일부 농가에서는 저온기 생육부진과 시듦증 해결을 위한 임시방편으로 환경내성 특히, 저온에 흡비력이 강한 호박 대목을 사용하고 있으나 박 대목에 비하여 수박의 품질을 떨어뜨리고 있는 실정이다.

농촌진흥청 채소과에서는 수박의 급성 시듦증으로 인한 피해를 입고 있는 농가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수박주산지 의령군 수박협력단과 연계하여 공동 연구를 수행하였다.

우선, 수박 주산지 의령군에 “하우스 강제 환기기술”을 투입하여 시듦증상을 크게 개선하였다. 이 기술은 수박 하우스의 온도를 환기팬과 비닐 덕트를 이용하여 생육적온에 가깝게 조절하여 주는 장치로 수박 재배농민들로부터 편리성과 효율성을 크게 인정받았다.

지난해 5월 실시된 현장평가(용덕면 양재명농가)에는 의령군수를 비롯한 많은 농업인이 참석하여 환기시설이 설치된 하우스의 내외부 온도가 작물 생육에 적합하게 유지되는 것을 직접 체험한 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한 농촌진흥청에서는 의령군 수박협력단과 연계하여 저온신장성이 우수하고 급성 시듦증에 강한 대목을 육성하여 이를 농가 현장에 적용하여 우수한 대목을 선발하는 연구도 수행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채소과에서 수집한 박과의 재래종, 도입자원 및 육성계통 80여종을 혹한기 수박 생산이 이루어지는 의령군 수박하우스에 파종, 수확, 관리 및 선발을 통한 현장평가회를 실시하였다(2010년 2월, 의령군농업기술센터, 용덕면 양재명농가). 수박 관련 농업인, 연구자,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은 5종을 선발하였으며, 이들은 저온신장성, 과실생육, 시듦증에 강한 특성을 보였다. 앞으로 좋은 대목 육성을 위해 세대진전 및 교배를 통하여 우수한 대목이 선발되면 수박주산지에 실증하여 빠른 시일 내 농가 현장에 보급될 수 있도록 연구를 집중할 것이다.

이와 같은 농촌진흥청의 수박 주산지 의령을 중심으로 한 수박 시듦증 해결을 위한 기술투입 및 수박 안정생산을 위한 시듦증에 강한 대목 선발 및 육성 연구는 수박 주산지 농가의 어려움을 현장에서 해결한 좋은 사례로 남을 것이다. 현재 그리고 미래의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간 협력연구는 농업 현장의 농업인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때 진정한 의미가 있음을 알게 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