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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성지(聖地)는 의령이다

최금중 (사) 한국산업개발정책연구원 원장
편집국 기자 / 입력 : 2008년 10월 26일











▲ 최금중
우리나라를 IT강국으로 만든 1등공신은 반도체다.


1983년 2월 기술선진국인 일본의 심장부에서 행한 호암 이병철회장의 “TOKYO 선언”이야말로 유사 이래 우리가 일본에 터뜨린 기술폭탄이고 선전포고였다. TOKYO선언 후 10년째인 1992년 9월 삼성이 마침내 세계 최초의 64메가D램을 개발하면서 반도체신화가 시작되었다.



도쿄선언 25주년이던 지난 2월 삼성은 축배는커녕 특검수사로 시련을 겪고 있었다. 김용철 변호사에 의한 그 사건이 어제 이심(二審)판결이 났다. 대법원의 최종심이 남아 있지만 이제 사람들의 관심은 판결보다는 “유익한 일에 쓰겠다”는 차명자금에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필자는 “삼성의 성지(聖地) 존재론”에 더 무게가 간다.


“삼성의 성지(聖地)”란 말은 특검때 처음 나왔다. 특검 수사관들이 서울 한남동에 있는 삼성그룹 역대 회장 집무실이자 영빈관인 “승지원”을 기습, 비자금 자료를 찾는다며 압수수색을 하는 동안 수사관들의 구둣발에 짓밟히는 “승지원”을 안타까이 바라보는 중앙지의 신문기자들이 쓴 기사에서 등장한 것이 처음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한남동의 “승지원”을 “삼성의 성지(聖地)”라는 것은 옳지 않다. 성지(聖地)란 일반적으로 종교의 발상지나 위인이 탄생한 곳을 가리킨다. 그 대표적인 곳이 예루살렘과 사우디의 메카이다.



승지원은 삼성 창업주의 출생지도, 삼성의 발원지도 아니다. 삼성에 성지가 있다면 그곳은 서울 한남동이 아니라 “경남의령”이다.


그곳은 창업주의 생가가 있고 한국근대사 격동의 시기에 청년 호암의 이상과 사업가로서 꿈을 키운 곳이며, 고뇌의 삶을 거치면서 오늘의 범삼성가의 정신적 지주가 된 호암경영철학과 기업가 정신을 낳은 산실(産室)이다.


생가골목길 건너편에 있는 결혼한 호암이 분가해 살았던 집은 장녀인 한솔그룹 이인희 회장과 CJ그룹 이재현 회장 부친이신 이맹희씨 등 자녀들이 출생한 곳이기도 하다.


그곳은 또한 이건희 회장의 안태본으로 4살때까지 할머님의 치맛자락에 매달려 생가와 분가를 오가며 겨울이면 북쪽 막실고개에서 불어오는 눈바람을 맞고, 봄이면 남강물에 젖어 움트는 버들강아지와 들꽃의 향기를 맡으며 자란 곳이기도 하다.


삼성뿐만 아니라 CJ, 한솔, 신세계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범삼성家의 뿌리가 그곳에 있다. 이곳을 두고 한남동이 삼성의 성지(聖地)라 하는 것은 지극히 근시안적이고 편리주의적 서울사람들에 의한 서울중심주의 사고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참에 우리는 호암의 고귀한 생애와 업적에 대한 역사적 소명과 함께 의령에 남아있는 호암과 삼성家의 유적을 기념하고 성지화를 통한 국가적 명소로 승화시켜야 한다.


성지는 문화재로 국가의 주요자원이고 재산이다. 성지에 대한 투자는 문화산업에 대한 투자이고 정부는 매년 문화산업개발에 막대한 예산을 쓰고 있다. 마땅히 국가의 재정이 이곳에 투입되어야 하지만 우선은 삼성家의 재원으로 조성해야 할 것이다. 척박한 기업풍토에서 세계정상의 기업가를 탄생시킨 의령의 삼성성지는 미래의 글로벌 기업인재를 배출하고 계승시킬 메카가 되어야 한다.



사우디의 돌산기슭에 있는 메카는 성지순례의 짧은 기간에도 300만명이 넘는 인파가 다녀가고 3조원의 돈이 오가는 관광지로 변했다고 한다. 주변의 5성급 호텔은 만원이고 상가의 기념품과 상품이 동이 나는 등 경제의 활력소가 되었다고 한다.


삼성의 성지는 금기시되거나 일반인과 격리된 종교적 성지가 아니라 온 국민과 세계인들이 즐겨 찾는 문화․역사․교육․관광의 성지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 땅의 꿈 많은 경영학도나 제2의 호암과 이건희를 지망하는 글로벌 경영인들의 정신적 성지가 되어야 한다.



삼성 성지가 명당이니 더욱 좋다. 의령 중교는 풍수지리상으로 용반산세다. 풍운을 일으키며 천지를 진동시키는 비룡의 산세가 아니라 온순한 잠룡이 사뿐히 내려와 앉아 남강 월현천에 머리를 담그고 조용히 승천을 기다리는 형상이다.


이곳의 지기(地氣)를 끊기 위해 일제가 신작로(新作路)를 내며 용의 등을 파고 목덜미를 할퀴어도 꿈쩍 않고 있는데서, 온갖 수난을 겪으면서도 묵묵히 글로벌 천년기업을 향해가는 오늘날의 삼성을 닮았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명당이라 할지라도 인적이 끊기면 서낭당이나 다름없다.


삼성의 성지가 세계적 명소가 될 것인지 아니면 한 기업가의 생가로만 남을 것인지는 산자들의 몫이다.


삼성이 이왕 조성한 자금이라면 그 일부를 의령 성지에 환원하는 것은 노블레스 오블리쥬의 실행일 것이다.



 

편집국 기자 / 입력 : 2008년 10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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