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부전화 하려는데/ 갑자기 누군지 생각나지 않는 비 개인 오후/ 촘촘히 들어와 있는 생의 한적한 거리/ 이름 하나 찾아 헤매다 매화꽃 피고 말았다/ 꽃, 다시 피면 너를 잊을 수 있을까/ 피던 꽃 무리 지면 너를 잊을 수 있을까 <정삼희의 ‘매화꽃 다시 피면’ 전문>
정삼희 시인이 8년 만에 시집 ‘매화꽃 다시 피면’을 냈다.
시집은 1부 어머니, 2부 첫눈에 필이 꽂히는 것처럼, 3부 사모곡, 4부 눈물 봉투, 5부 신혼일기 등으로 짜였다.
오랜만에 쏟아내는 중견 시인의 내면의 세계로 촘촘히 들어와 있는 생의 한적한 거리에서 간절한 그 무엇을 찾을 수 있을지 생각해봤다.
그는 “내 안에 수많은 묘령의 여인들이 살고 있습니다. 이 재미난 여인들은 어떤 날은 고독해서 측은해 보이기도 하고, 어떤 날은 신명나 깔깔거리기도 하며 눈부십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들로부터 해독되지 않는 시 한 상을 받고 보니 주체할 수 없는 끼가 발동을 하여 도저히 가슴에서 머리로 머리에서 손으로 밀어내지 않고서는 밤, 낮을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라며 시를 쓸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밝혔다.
“조롱박에 여린 댓잎 하나 동동 띄워서 목마른 이에게 샘물 한 바가지 드리는 심정으로 이번 시의 보따리를 풀어봅니다”라며 발간 소감을 덧붙였고 “숙성을 해서 거나한 시 한 상 준비하려 한 것이 야속히 세월만 흘러버렸습니다”라며 8년 만에 시집을 낸 아쉬움 또한 전했다.
창신대학교 외래교수로 재직 중인 정삼희 시인은 2002년 ‘문예한국’ 신인상 수상으로 등단했고 2005년 문예한국 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시집으로 ‘내마음의 도피처’, ‘찰비산의 그림움’, ‘곡비’ 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