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 맨발로 냇물 건너는
어머니 위해 만든 징검다리
이제는 복개돼 표석만 남아
옛날 옛적 의령읍 배껕장터(바깥장터) 또는 외시(남산동)에 초가집 몇 채가 마을을 이루고 있었다. 가난한 어느 집에 십여 세 되는 아들 둘을 둔 청상과부가 살고 있었다. 그런데 이 과부는 개울 건너에 살고 있는 어느 홀아비와 정분이 두터워져서 밤마다 아이들이 잠든 사이에 살짝 빠져나와 개울을 건너 홀아비를 만나곤 새벽녘에 집에 돌아오곤 했다. 하루 이틀은 아이들이 잠들고 어머니의 가는 것을 몰랐으나 달이 가고 해가 지나니 어머니가 돈 많은 홀아비를 찾아가는 것을 알게 되었다. 두 형제는 어머니가 삼동 겨울에 맨발로 냇물을 건너려면 얼마나 발이 차가울까 근심하고는 낮에 큰 돌을 져다가 징검다리 돌을 하나 둘 만들게 되었다. 얼마를 지나서 징검다리가 다 놓이게 되니 어머니가 개울을 건너갈 때는 그 다리를 밟고 편안하게 다닐 수 있었다.
동네사람들이 이로부터 그 다리를 부모를 위한 효심의 다리라고 하여 소자다리(효자다리) 또는 부모다리라고 부르게 되었는데 최근에 와서 나무다리가 놓였다가 한 참 뒤에는 철근 콘크리트 다리가 놓였고 어느새 다리도 없어지고 복개가 되어서 다리흔적은 찾아볼 수 없게 되었으며 시멘트 길바닥에 ‘부모교’라는 표석을 박아 놓아서 그나마 옛 시절 효심의 돌다리 이야기를 상기시켜 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