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암수 쌍탑… 수탑만 남아
탑바위(塔巖)
정곡면 죽전리에 탑바구(탑바위)라 불리는 천연 바위돌이 있는데 꼭 탑 모양이다. 이 바윗돌이 생긴 시기는 분명히 알 수 없지만 원래는 쌍탑이었다고 한다. 암탑, 쑥탑(수탑)으로도 불렀다는데 탑에서 내려다보면 맞은편에 함안 백산마을과 너른 들판이 환히 내려다보이고 천길 낭떠러지 저 아래 시퍼런 남강물이 길게 흐르고 있어서 내려다보면 어지러울 정도다.
그런데 일제시대에 강 건너 백산마을에서 해마다 병신이 자꾸 끊이지 않고 태어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마을사람들이 모여서 의논하기를 해마다 째보, 곱사, 절름발이 등이 계속 태어나니 이건 우연이 아니다. ‘용한 도인을 찾아 물어보자’ 하였다. 그래서 소문난 점장이 도인에게 물어보니 도인의 말이 “저 건너 의령 땅에 있는 탑바위 때문에 그러니 저 탑바위 하나를 없애버리면 이 동네가 잠잠해지고 병신이 나지 않을 것”이라 하면서 그런 뒤에 한 차례 어려운 고비를 겪게 될 것이라고 하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자손들을 생각해서 일을 시작하기로 결의하고는 동네사람들이 장정 일곱을 뽑아 야밤중에 강을 건너와서 탑 하나를 부셔버렸다는 것이다. 그리고 도사의 말처럼 탑을 부수는 동안 두 사람은 강으로 떨어져 죽고 나머지 다섯 사람은 시름시름 앓다가 달포를 못 넘기고 다 죽었다는 것이다. 그러고 난 뒤부터는 백산마을에는 아무 재앙이 없고 농사도 잘되어 풍년이 계속되고 안가태평했다는 것이다.
지금은 쑥탑(수탑)이 남아 있는데 우선 기묘한 모양인데다 멀리서 보면 투구를 쓴 장수가 적진을 노려보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돌부처가 가부좌로 앉아 있는 것 같이 보이기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