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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령소싸움 특갑종 우승 ‘먹도리’ 주인 김순철씨

“200만원 주고 산 소 1억원 준데도 안팔아”
편집국 기자 / 입력 : 2008년 05월 13일

우승소감 “의령군민 만세” 외친 의령을 지극히 사랑하는 의령인


 












의령군 용덕면 신촌리 김순철씨(41), 그는 소 때문에 일약 유명인사가 됐다. 의병제전 기간중인 지난 4월27일 제21회 의령전국소싸움대회 최중량급인 특갑종(821㎏이상) 결승전에서 그의 소 ‘먹도리’가 전국최강 ‘골드’를 꺾고 우승하면서 소싸움계의 시선을 한 몸에 받게 된 것.


‘먹도리’는 당초 8강진입도 어려울 것 이라는 주변의 예상과는 달리 전국의 내로라하는 맹장들을 파죽지세로 물리치고 생애 첫 정상에 등극했다.


이날 결승전은 말 그대로 각본없는 드라마였다. 가장 인기있는 체급인 특갑종에서 의령 소가 차례로 탈락하고 무명에 가까운 ‘먹도리’가 홈그라운드 대표로 최강 경북 청도의 ‘골드’와 맞붙은 데다 경기 소요시간도 기가 막히게 적당했다.


길지도 짧지도 않은 15분여,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승부를 연출했고 마침내 ‘먹도리’는 의령대회에서, 의령사람이 김채용 의령군수로부터 상금 500만원을 받으며 개선가를 부르도록 보은했다. (주인 김씨의 농장이름도 보은농장이다.)


소 주인 김씨는 이번대회서 ‘먹도리’외에도 일반을종의 ‘코브라’가 우승하고 ‘파란이’가 3위를 차지했지만 ‘먹도리’ 우승의 감격에는 비할 바가 아니었다.


김씨는 전국 소싸움계에선 사실상 무명에 가까운 신예나 다름없다. 전문직업으로 삼고있는 유명 우주(牛主)들과는 달리 그에게 소싸움은 취미였다. 그의 직업은 농장주. 소 120여마리, 산란계 1만5천여마리를 사육하고 있는 부농이다. 싸움소는 7마리가 전부다.


5년전 ‘파란이’를 훈련시키며 취미삼아 소 싸움판에 뛰어든 그에게 이번 ‘먹도리’의 우승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승 후 며칠간은 휴대폰 배터리가 감당을 못 할 정도로 축하전화가 전국에서 쇄도했습니다. 난생처음 방송사와 인터뷰도 하고 참 얼떨떨했지요. 그러고 보니 자신도 한번 돌아보게 되고 또 앞으로 참 잘살아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이번 대회 우승이 개인의 영광도 영광이지만 의령이 소싸움의 고장으로 자리하는데 작은 힘이라도 보태게 됐다는 생각이 그를 더욱 뿌듯하게 한다.


상금 500만원을 안겨다준 준 소는 종전의 그 소로 보였을까.


“정말 소가 기특하고 대견하고 자랑스럽고 그렇더군요. 어떻게 하면 잘 키울 수 있을까, 어떻게 더 잘해줄까 생각중입니다”


‘먹도리’는 김씨가 4년전 싸움소로 키우기 위해 마음먹고 구입한 것은 아니었다. 의령 경매시장에서 200만원을 주고 샀는데 다른 소보다 2배 가까이 먹는데다 마치 비온 뒤의 죽순처럼 쑥쑥 크고 체형도 뛰어나 놀랄 정도였다고.


‘먹도리’라는 이름도 워낙 먹보여서 붙인 것인데, 앞으로는 쇠죽을 많이 먹는 것보다 대회 타이틀을 있는 대로 먹어치울 것이라는 예언(?)을 하는 사람도 있어 그의 기대를 부풀게 하고 있다.


지금 ‘먹도리’의 몸값은 얼마나 할까. 그날 소 싸움장에서는 경기가 끝나자 당장 ‘1억원은 받을 수 있을 것’ 이라는 말들이 나왔다.


“1억원을 더 준데도 의령사람 외에는 팔지 않을 생각입니다. 소싸움이라는 게 의령사람들에게는 단순한 소싸움이 아니라는 것을 시간이 갈수록 더욱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의령 소가 힘을 쓰지 못하면 왠지 군민들도 맥이 빠지는 것 같더군요.”


그래서 만약에 다음에 무슨 일이 생겨 ‘먹도리’를 팔더라도 꼭 의령사람에게 팔겠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는 우승 후 소와 함께 경기장을 돌면서 “의령 군민 만세”라고 몇 차례나 외쳤다. 그러나 원래 작은 목소리에다 그와 소를 연호하는 ‘의령사람’들의 함성에 묻혀버렸다. 정작 가까이 있었던 그의 아내도 남편이 “의령 군민 만세”를 외쳤는지 전혀 몰랐다.


김순철, 그는 볼수록 의령군과 의령사람과, 소를 지극히 사랑하는 의령사람이었다.

편집국 기자 / 입력 : 2008년 05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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