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교육자문가로 남고 싶어교육지원조례 제정 못해 아쉬워
오는 2월 28일 의령교육청 박경수 교육장은 44년간의 교육계 생활을 마감한다. 의령신문은 박경수 교육장의 교직생활을 마감하면서 지난 6일 인터뷰를 실시했다. <편집자 주>
-교직생활을 마감하는 소감은 2년 전, 의령교육장으로 부임해 ‘말 한마디 행동 한가지에도 교육을 담아 실천하자!’라는 슬로건 아래 교육청이 먼저 변화와 혁신으로 학교교육을 선도하는 방안을 찾았다. 각급 학교가 전통이 있는 자랑스런 학교 만들기, 학부모와 지역주민이 적극 참여하는 교육공동체 운영, 학교의 신뢰회복을 위한 Z.D(Zero Defect, 무결점 운동) 등 의령특성화 교육활동을 중점적으로 추진하였다. 의령교육 가족들이 적극적으로 협조하여 거둔 성과는 교육수요자인 학생들에게 돌려줄 수 있어서 보람이 있었다.
-교직생활 중 기억에 남은 일은 1967년부터 6년간 근무한 의령초등학교 교사 시절에 ‘어머니 합창단’과 ‘어린이 합창단’을 조직했다. 배구부를 창단해 기본 기능을 습득하기 위해서 젊음을 불태웠던 기억이 새롭다. 방학 중에는 홍의장군의 일대기에 대한 자료를 제작하기 위하여 시골의 구석진 곳을 찾아다니며 구슬땀을 흘리기도 했다. 교감으로 근무하던 남산초등학교에서는 학생 수련활동 프로그램 3종을 개발하여 전국 순회 강의와 수련활동에 적용하면서 보람을 얻었다. 그 결과 새마을훈장(노력장)을 받았고, 상금으로 최신형 복사기를 학교에 구입·기증하여 동료들의 부러움을 듬뿍 받았다. 교장으로 근무한 부림초교에서는 6학년 전체 학생이 3년 동안 지리산 천황봉을 밟았으며, 1년간 학생들의 교육활동 모습을 비디오 앨범으로 제작·배포하여 살아 숨쉬는 교육활동을 했다.
-아쉬운 점은 최근에는 능력과 자질이 우수한 후배들이 교육현장으로 대거 유입되고 있으나 학교교육이 교육공동체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어 아쉽다. 교육이 신뢰를 받기 위해서는 모두가 희생과 봉사를 통하여 자신이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우수한 자질과 다양한 경험을 지닌 신규 교사들에게 부임 초기부터 정열을 불태우는 선배들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관리자들 또한 전 직원이 업무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시스템을 조직·운영하는 데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학교교육 경비지원을 위한 조례 제정에 노력했지만 의령군의 빈약한 재정구조로 학교교육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조례제정을 이루지 못해 교육공동체의 지원대책이 미흡해 아쉬울 따름이다.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가정에서 귀한 자녀로 자란 학생들은 형제나 또래의 인간적인 교감을 나눌 기회가 부족하여 많은 이기심을 가지고 있다. 이런 학생들에게 교사의 따뜻한 말 한마디와 교사의 꾸준한 희생은 인간다운 내면의 문을 열어서 바른 길로 인도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정년퇴임을 맞아 지인들이 보내준 글에 ‘의령인 보다 의령을 사랑한 분’이란 내용이 자주 눈에 띄어서 더욱 기쁘다. 의령에서 태어나지는 않았지만 44년간을 살아온 내 고장 의령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 교육공동체와 함께 하는 향토교육에 앞장서고, 의령에 전입한 교직원들이 지역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바탕으로 학생들에게 자긍심과 향토애를 심어 줄 수 있도록 안내하고 지원해 줄 계획이다. 또 교육경비 지원 조례제정, 장학금 지원 확대, 결손가정아 선도활동 등 의령교육에 대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관심 촉구 및 자문활동으로 측면지원을 하고 싶다.
-의령교육의 나아가야 할 방향은 소규모 학교가 많은 지역적 특성을 고려하여 두레교육이 활성화돼 교육의 질을 높이고 인성교육의 바탕이 되는 또래간 친구사랑 체험학습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또 여러 단체에서 운영되는 장학제도가 통합되어 효율적으로 운영돼 소년소녀 가장 및 부모의 이혼 증가로 조부모 댁에서 자라는 다수의 결손가정아들이 장학제도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보완책이 필요하다.
-추가로 하고 싶은 말은 우리 고장에 산재해 있는 문화유산을 학습활동 프로그램으로 가공하는 교사들의 지역 특성화 맞춤연수를 방학 중에 정기적으로 개설해야 할 것이다. 현재 활용중인 인물탐구 자료는 탐구활동, 만화, 퍼즐게임, 극본 등의 프로그램으로 학교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다. 또 미술시간에는 전통 한지를 이용한 소품, 장식품, 모형가구, 전통 옷을 만들어 전시회나 패션쇼 등에 활용하고, 영제시조의 은은한 가락에 고개를 끄덕이며 우리 고장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를 높이고 있다. 창의적인 연수활동은 학생들이 고장에 대한 자긍심을 바탕으로 조상들의 슬기로움을 이어받으며, 의병의 참된 정신을 계승하는 가장 지름길이 될 것이다. <최진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