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푸른 별들에 제자들의 아픔과 소망이』 1985년 대우어패럴 사태로 일자리와 잠자리 잃은 야간 특별학급 여학생 졸업으로 이끈 감동의 이야기 생산직 학생사원들의 삶과 노사분규의 후유증 실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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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령신문 |
| 허만길 문학박사(시인)가 약 36년 전, 영등포여자고등학교 교사 시절 1985년 노사분규로 주식회사 대우어패럴의 폐업에 따라 퇴사한 야간 특별학급 여학생 130여 명과 극심한 불경기로 퇴사한 여학생 약 30명이 일자리와 잠자리를 잃고 방황하게 되자, 이들을 헌신적으로 보살펴 모두를 졸업의 영광으로 이끌고, 이들을 비롯해 고향을 떠나 어려운 환경에서 서울 구로공단에서 생산직 일을 하며 공부하는 여학생들을 애타는 교육자의 정신으로 지도한 교육 회고록 ‘저 푸른 별들에 제자들의 아픔과 소망이’(도서출판 책과 나무)를 발간했다.
이 회고록은 우리나라 경제 발전과 수출의 주요 요람이었던 서울 구로공단(한국수출산업공단)의 상황과 낮에는 공단에서 일하고 밤에는 고등학교 야간 특별학급에서 공부하는 여학생들의 힘든 삶의 모습을 생생히 담고 있다. 또한 노사 분규로 말미암아 회사가 폐업함에 따라 한순간에 오갈 데 없게 된 힘없는 학생사원들의 안타까운 방황 모습을 통해 노사 분규의 심각한 후유증도 실감하게 한다.
허만길 박사는 일반인들이 아직 ‘파업’이라는 용어에 익숙지 않던 시절 1985년 6월 24일 주식회사 대우어패럴에서 회사와 노동조합의 갈등으로 근로자들의 파업 농성이 일어났을 때 동료 교사들의 만류를 무릅쓰고 학생들의 안전을 파악하기 위해 파업 현장을 방문한 내용과 기숙사가 폐쇄되고 학생들이 퇴사하게 되는 과정을 자세히 기술하고 있다.
허만길 박사는 한순간에 일자리와 잠자리를 잃은 대우어패럴 퇴사자 134명(원래 135명에서 1명 자퇴)과 불경기로 폐업한 다른 회사 퇴사자 27명, 모두 161명의 퇴사 학생들을 한 학생의 낙오자 없이 졸업의 영광으로 이끌기 위해 1년 8개월 동안 온갖 노력과 정성을 다한 제자 사랑을 샅샅이 기록하고 있다.
학생들이 재취업할 수 있도록 부은 다리로 현기증을 느끼면서 수많은 업체를 방문하고, 겨우 재취업한 학생들일지라도 임금을 제대로 못 받는 경우가 많고, 어떤 학생들은 대우어패럴에서 조금 받은 퇴직금조차 악덕업자에게 사기당하기도 한 내용들도 기록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서도 그들 모두에게 서울특별시에서 장학금을 지급해 주기를 간절히 요청하여 성과를 거둔 과정도 기록하고 있다.
허만길 박사는 야간 특별학급 학생들을 위해 ‘일하며 배우며’ 노래를 만들어 주었으며, 처음으로 문예 중심에 노래, 기악, 무용, 에어로빅댄스, 촌극, 디스코 등의 다양한 영역을 접목시킨 문예발표회를 구상, 기획, 지도하여 학생, 교사, 업체 관계자들이 눈물 어린 감동을 받게 했다. 고향의 부모를 떠난 미성년 학생들이 업체에서 어려움을 겪을 경우 업체 관리자와 협의하여 그들의 인격과 권익을 보호하는 데 힘썼다.
허만길 박사는 학생들이 밤늦게 수업을 마치고 교문을 나선 뒤에는 한결같이 혹시나 몸이 아프거나 말 못할 사정으로 학교에 남아있는 경우가 있지는 않나 염려하여 모든 교실은 물론 모든 화장실까지 샅샅이 살피고, 어두운 밤길을 안전하게 걸어 버스를 잘 탔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여러 버스 정류장과 학교 주변을 순회했다.
허만길 박사는 1985년 3월부터 1987년 2월까지 2년 동안 영등포여자고등학교 야간 특별학급 교사로서 제자들을 위해 애타게 노력했던 일들을 모아 둔 자료를 불태우기 전에 그 주요 내용을 원고로 정리하여, 제자들이 학교를 졸업한 지 35년이 지난 2022년에 ‘저 푸른 별들에 제자들의 아픔과 소망이’이라는 이름으로 책을 발간하게 되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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