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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령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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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앗간은 ‘홍보의 왕’이란 말이 있다. 그 곳에는 언제나 고객들 간의 희노애락에 관한 이야기가 오고가고, 입 소문으로 널리 퍼져나가기 때문이다. 정곡면 장내마을 소재의 정곡 부자가공사 역시 인근 주민들로 늘 붐비고 그들의 삶에 관한 다양한 소식들이 흘러나오는 곳이기도 하다.
지난 8월 중순 어느 날 정곡 부자가공사의 전현순(의령신문 제1기 시민기자) 대표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내용인 즉, 유곡면 신상곡마을 최경호(68.사진) 이장님을 널리 칭찬하고 싶어도 방법을 모르는 그 마을 주민들이 답답하게 생각한다며 훌륭한 이장의 표본인 그 분을 의령신문에서 취재해 보도해주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신상곡마을 노인회 총무이자 직전이장인 최종현 씨, 부산 거주의 최종태 향우를 비롯한 마을주민들을 대상으로 최경호 이장에 대한 칭찬 이유 등을 취재했다. 그 결과 이들로부터 다음과 같은 칭찬의 말을 들을 수 있었다.
“이웃 서로 간에 늘 집터 경계 등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던 우리 마을이 이제 화합, 화평하게 살기 좋은 마을로 확 변했습니다. 이 모두가 올해로 귀농 5년차인 우리 마을 최경호 이장님의 공명정대하고 투명한 마을행정 보기와 살신성인적인 봉사와 해결사적 노력 덕분입니다. 전국 이장 중의 이장으로서 귀감이 될 우리 마을 이장님을 널리 홍보 좀 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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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호 김선숙 부부 ⓒ 의령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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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님은 초.중.말복 때나 연말연시 등 특별한 날에는 어김없이 자신의 집에서 키우던 닭이나 칠면조 등을 손수 잡아서 부인과 함께 정성스럽게 조리한 복달임 등의 특별음식으로 노인과 주민들에게 대접하니 경로애린(敬老愛隣)의 마음가짐이 남 다릅니다.”
“그는 심지어 이장급여까지도 사심 없이 위민봉사(爲民奉事)에 쓸 줄 압니다. 지난 7월에는 자신의 사비와 지인들로부터 기부 받은 찬조금 등으로 전 마을주민들을 청와대 견학 여행까지 시켜드린 적이 있습니다. 이 일은 마을 주민들이 함께 선진지 및 명소의 견학 여행을 통해 우물안적 사고에서 벗어나 더불어 잘 살겠다는 대승적 사고로의 변화를 유도하겠다는 그의 견학상장(見學相長)에 대한 확고한 신념의 표출이라 생각합니다.”
“그는 태권도 8단, 합기도 5단 등 무예가 도합 15단에다 보디빌더 지도자 자격증 소지자입니다. 그렇지만 그는 늘 온화한 모습으로 주민들에게 먼저 마음의 문을 열고 다가가서는 진실한 소통을 잘 합니다. 제3회 의령군 귀농귀촌 수기공모전 수상자회 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외유내강(外柔內剛)의 사회지도자라고 봅니다.”
지난 1월 취임한 최경호 이장에 대한 이 같은 주민들의 칭찬을 듣고 보니, 그는 논어 이인(里仁)편의 ‘덕이 있는 사람은 결코 외롭지 않다. 덕이 있는 자의 주변에는 반드시 그를 알아주는 이웃이 있기 때문이다“는 이른바 ’덕불고 필유린(德不孤 必有隣)‘의 귀감이 되어 성공한 귀농귀촌자란 생각마저 들었다.
최경호 이장을 8월 말에 의령신문사에서 만나 의령으로의 귀농귀촌 이유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최 이장이 살고 있는 유곡면 신상곡 마을은 신촌마을에서 능인골 서쪽으로 4㎞ 안에 있는 마을이며, 세대수 27세대에 인구수 43명(2022.7.12.기준) 중 3∼4집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경주최씨 집성촌으로 이뤄져 있다.
최 이장은 경남 김해시 봉황동에서 농부였던 부모님 슬하 3남2녀 중 막내아들로 태어나 초.중학교를 졸업하고 부산에서 고등학교를, 서울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군 제대 후 결혼을 하고 아빠가 되면서부터는 “체육관을 운영하는 관장으로 몸과 마음을 단련하고 근육을 키우는 것을 업으로 삼았던 적도 있고, 맛있는 음식을 사람들에게 대접하면서 식당을 관리하고 사람들을 운영하는 식품업체에 종사한 적도 있고, 의료사업 중 이불, 병원 복 등 섬유업체를 이끌 기도 하고, 건축사무소를 운영하여 계약을 체결하고 진행하는 등 보통의 사람보다는 많은 분야의 일을 쉬지 않고 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50대를 바라보면서 “그렇게 살아오는 시간 동안 나는 계산기와 같은 삶을 살지 않았을까, 마음속에는 내가 바라는 것을 잘 갈무리하고 눈앞에 있는 사람에게는 친절하고 신뢰가 절로 생기는 인상을 주며 듣기 좋은 말로 그의 생각에 맞장구쳐주지만 나의 바라는 바는 놓치지 않는, 내가 얻을 것과 내어줄 수 있는 것의 차이를 계산하는 사람이지 않았을까”는 반성과 함께 “그냥 나로 돌아가서 고민하고 상처받지 않고 조용하고 편안하게 살고 싶다. 그래, 나에게 맞는 새롭지 만 그립 던 곳으로 돌아가 새로 시작해 보고 싶다. 가자!”고 결심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평소 마음속에 그리던 귀농귀촌지를 “끼니때가 되면 하얀 김이 피어오르고, 가마솥 맛있는 음식을 해 먹을 수 있는 부뚜막이 있고, 이제는 자식보다 더 사랑스러운 나의 손자들이 맘껏 뛰 놀 수 있는 마당이 있고, 졸졸 물도 흐르는 곳...”이었다고 말했다.
이런 귀농귀촌지를 찾기 위해 그는 밀양, 고성, 언양 등지를 돌아다닌 끝에 2018년 겨울, 유곡면 신상곡 지금의 거주지를 보고 마음이 편안하게 느껴져 매입, 여기에 귀농귀촌의 둥지(대봉감 과수원 1천평, 조립식 집)를 틀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주민들로부터 신뢰받는 이장, 마을에서 꼭 필요한 사람으로 인정받기 위한 노력들에 대해 “우리 마을은 최씨 집성촌이라 저가 최씨 성을 가진 것이 거부감이 덜 했던 것 같습니다. 주민들과의 갈등 극복 및 친근감 강화 등을 위해 내가 먼저 다가가서 뭐라도 베풀려고 노력했고, 수시로 인사도 다니고, 마을 행사도 빠지지 않고 참여했습니다.”고 말했다.
“나의 두 번째 인생의 명확한 목표는 없습니다. 단지 지금의 조용하고 평화롭고 여유 가득한 내 생활을 즐기고 싶습니다. 여유가 된다면 이런 생활을 아주 오래 하고 싶기도 합니다.”는 최 이장의 앞날에 그 소박하고 목가적인 바람이 꼭 이루어져 제2의 인생길에 큰 보람도 깃들기를 응원하고 싶다. 최 이장은 부인 김선숙 여사와의 슬하에 1남2녀의 자녀를 두고 있다. 박해헌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