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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 최상옥 (전) 칠곡초 총동문회 회장 (전) 전국의령군향우연합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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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령신문 |
| 우리는 그 이름을 젖은 가슴으로 한 없이 한 없이 불러 본다. 사람이 사는 세상 위에서 가장 아름답고 가장 애달픈 향기를 지닌 통한의 이름이다. 삼라만상의 고통을 맨몸으로 안으셔서 100조 개의 세포를 날줄로 삼으시고, 12만㎞의 핏줄을 씨줄로 이어 붙여 206개의 뼈마디를 녹여 붙인 5억분의 1의 확률로 자식을 잉태해 내시는 불가사의한 전능을 지니신 성신의 이름이다.
어린 새끼 고픈 배 채우려 평생을 홅고 짜낸 젖가슴은 이제는 텅 빈 곳간으로 남아 고장 난 젖꼭지 두개만이 늘어진 세상 그늘 속에 인고를 다 녹여 버린 모성의 이름이다. 고단한 삶의 짙은 그림자를 자식새끼 눈치 못 채게 숨소리마저 내시지 못하시고 섬섬옥수의 고운 손길이 천 갈래 만 갈래 다 찢어져 이제는 바람 앞에 등불 같은 불꽃으로 태산을 태운 만상의 고뇌를 치마폭에 숨기시는 애환의 이름이다.
살아 숨 쉬는 한 평생을 자식 그림자 눈 안에 넣고 근심으로 근심으로 가슴불꽃 태우시다 찬물 한 바가지에 지렁장 한 숟갈을 새끼손가락으로 휘져서 정지(부엌) 서편 녘에 고이 숨어서 허기를 채우시는 애간장을 녹여 버린 절규의 이름이다.
세월은 바람 같이 떠나고 심경은 회한의 유리조각처럼 부셔져 내리는데 그리운 어머니는 천상 어디에서도 그 향기를 맡을 수 없는 천추의 한을 남긴 찾을 수 없는 이름이 되었다.
어머니! 어머니! 어머니!
그 거룩하신 보상의 대가를 때늦은 후회로 덧칠하고 싶은 우리들의 갈망마저 허락지 않으시고 물보라처럼 흔적 없이 사라진 찾을 수 없는 이름이 되었다. 우리 모두는 그렇게 넉넉하지도 그렇게 부족하지도 않은 세상을 살아가면서도 미망의 욕심을 내려놓지 못하고 살아생전 어머니를 어머니답게 뫼시지 못한 불효막급의 불효자가 되어 살아가고 있다. 사람 저마다 사는 길은 다르겠지만 사람이 사는 생의 아름다움은 바로 사랑이라고 일깨워 주신 어머니의 향기를 세월의 주름살 속에 한 갈피씩 구겨 넣고 바람같이 숨 쉬고 구름같이 떠돌다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이생을 살고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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