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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사랑과 상처, 그리움과 화해 ‘비손’으로 풀어낸 장구 송철수 이야기

의령지역 전문예술단체 ‘천율’
송철수 장구 명인 신옥계 명창
그 분의 예술과 삶, 무대 올려

친손자인 국악인 송진호 명인
“예술과 생계, 그리고 작품의
완성도에서 엄청난 고뇌” 토로

의령신문 기자 / urnews21@hanmail.net입력 : 2025년 04월 30일
영남의 장구 명인 송철수, 그리고 호남의 명창 신옥계. 이 두 분 예인의 삶을 기리는 국악공연이 지난 4월 24일, 의령군민문화회관에서 열렸다. 천율이 주최·주관하고, 천율후원회 의령군대동물수의사회가 후원했다.

이 두 분의 삶을 아시나요. 이 질문부터 꺼내지 않을 수 없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얻는 것이 이날 국악공연의 내용을 이해하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송철수, 이 분의 이야기는 더러 알려져 있다. 의령에서 활동하는 전문예술단체 사회적 기업 ‘천율’을 2011년 창단한 국악인 송진호의 친할아버지이다. 그가 간혹 친할아버지 송철수의 이야기를 더러 하였기 때문이다. 또 천율이 △2018년 교육기부 진로체험기관 인증(교육부 장관), 경상남도 전문예술단체 지정, 경상남도 교육감 표창 수상 △2020년 류관순 순국 100주년 기념공연 △2021년 경상남도지사 표창 수상 △아시아파워브랜드 대상 수상 등 남다른 길을 걸어왔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호남의 명창 신옥계의 이름은 생소하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송철수 신옥계는 송진호의 친할버지와 친할머니. 그러니까 이날의 국악공연은 친할아버지와 친할머니의 삶을 손자가 음악과 연기로 기리는 추모의 장이다.

이야기가 묘하게 돌아간다. 이 과정 자체가 하나의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송진호는 이 국악공연을 어떻게 기획했을까.

그는 “송철수는 영남 전역에 농악으로 명성을 떨친 예술인이다. 조선 3대 예술단체에서 모두 활동하였고, 의령집돌금농악, 진주농악, 함안농악, 산청매구 등 경남일대에 모든 지역에서 활동하였고, 영향을 주었다”라며 “하지만 그에 비해 가정에는 소홀하였고, 먹고 살기 힘든 시절에 음악활동을 하였기에 명성에 비해 많은 자료가 남아 있지 않다. 그의 생애와 가족사 그리고 재주를 한 공연에 녹이기 위해 엄청난 고뇌를 하였다”라고 했다.

또 그는 “아마 누군가에게는 유명한 예술인이고 동경의 대상일 것이며, 누군가에게는 아픈 상처일 것이다. 그를 무대에 다시 올린다는 것은 많은 고민과 아픔을 다시 꺼내야 되는 고된 작업이었다”라며 “만나보지도 못한 예술인을 그저 간접적으로 겪어 보고 꺼낸다는 것은 공연 연습보다 더욱 고된 시간이었다. ‘언젠가는 해봐야지’ 하는 생각으로 몇 년을 보내고 어쩌면 가장 작은 무대에서 처음 공연을 선보이게 되었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기획의 키워드는 예술과 생계, 그리고 작품의 완성도. 그는 “재주뿐만 아니라 철학과 삶을 녹여 내었기에 한 명의 청년 예술가이자 손자로서 매우 의미 있는 작업이었다”라고 했다.

그렇다면 이날 국악공연을 그는 어떻게 구성했을까. 공연 제목은 ‘비손’. 네이버 국어사전은 ‘두 손을 비비면서 신에게 병이 낫거나 소원을 이루게 해 달라고 비는 일’이라고 한다. 영남 전설의 장구 송철수의 이야기를 빌어서, 친할아버지처럼 외길 예술 그 길을 지금 걸어가고 있는 자기 자신의 이야기를 아마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공연은 △광대가: 조선 후기 신재효가 지은 단편가사로, 판소리 광대가 갖춰야 할 네 가지 조건(인물치례, 사설치례, 득음, 너름새)를 노래한 곡 △영남장구산조: 의령 출신 송철수 명인의 장구 가락과 영남 지역 농악 가락을 재정리한 장구 독주곡 △살풀이: 전통 남도 시나위 가락에 맞춘 춤으로, 송철수 명인과 그의 부인 신옥계의 삶을 표현 △덧뵈기: 송철수가 활동한 남사당놀이 중 하나로, 탈을 쓰고 익살과 풍자를 담아내는 연희 △화양연화(花樣年華): ‘꽃처럼 아름다운 순간’이라는 의미로, 젊은 시절 송철수 명인과 함께한 신옥계의 삶을 판소리로 풀어낸 작품 △광대굿: 송철수 명인이 예술인의 최고 연주를 선보일 때 사용한 용어로 버나놀이, 쇠놀이 등 다채로운 개인 기량이 집약된 퍼포먼스 등으로 구성돼 진행됐다.

직접 장구를 연주하는 것을 비롯하여 송진호는 ‘광대굿’의 마지막 순서로 ‘열두발 상모돌리기’에 나서 국악공연을 마무리했다. <사진> ‘비손’은 한 명인의 명성과 한 명창의 흔적을 기리는 동시에, 예술을 매개로 가족의 사랑과 상처, 그리움과 화해를 이야기하는 무대이기도 했다.

한편, 이날 공연에는 타악 연주자 송진호를 비롯하여 △최용석(판소리 가수):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2호 판소리 춘향가 이수자 △유은미(무용): 제25회 서라벌민속무용경연대회 종합대상(국회의장상) △정동주(연극배우): 경성대학교 연극전공 졸업 △조민수(국악 연주자): 국가무형문화재 제14호 승전무 악사 전수자 △김준호(타악 연주자): 제19회 임방울국악제 국회의장상 수상 △서영규(국악 연주자):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 상임단원 △이선준 김재현 박성규 고희창: 국악과 전통 연희를 기반으로 한 전문 예술인 등이 출연했다. 유종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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