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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롱, 와롱” 왼발 오른발 장단 디뎌 돌리는 탈곡기에 묻어나는 정겨움

부림면 70대 어르신 친구
두 분이 다정하게 함께
족답식 탈곡기로 찰벼 탈곡

힘들어도 웃으시면서
예전부터 해오시던 일을
때 되니 어김없이 또 하신다

의령신문 기자 / urnews21@hanmail.net입력 : 2024년 10월 24일
발로 디뎌서 돌리는 족답식 탈곡기, 기억하시나요? 크기는 가로 1m, 세로 75㎝, 높이 70㎝. 근래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옛날 농기계. 50대 이상 농촌 출신 사람들은 대부분 그 족답식 탈곡기를 기억한다. 지난 50년대 후반부터 70년대 후반까지 사용했고, 힘을 적게 들이고 하루에 많은 양을 탈곡할 수 있어 가을 수확 철 고단한 농사일에 흘러내리는 땀방울을 닦아주는 선선한 바람과도 같은 고맙고도 고마운 존재였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9일 오후 4시 30분 햇살이 참 좋은 가을날 어르신 두 분이 벼를 탈곡하는 모습(사진)이 신기하면서도 정겨워 보였다.

이날 부림면 서동마을 70대 중반 어르신에게 노인맞춤돌봄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생활지원사 근무 차 기자가 어르신 댁에 막 들어서자 어르신 두 분이 “와롱, 와롱” 소리에 장단을 맞추며 족답식 탈곡기를 발로 디뎌 돌리고 있었다. 

방문 당시 집 마당 귀퉁이에서 오래전 보았던 수동 벼 탈곡기 소리가 나서 가까이 가보니 어르신이 친구 분과 같이 탈곡기를 한 발로 힘차게 밟으면서 찰벼를 탈곡하고 있었다. 벼 한 움큼을 손에 감싸 쥐고 탈곡기에 돌리다가 친구한테 건네주고 하는 모습이 참 정겨웠다. 어르신의 말씀은 일반 벼는 콤바인으로 하고 조금 심은 찰벼는 기계가 녹슬지 않게 매년 이렇게 탈곡을 한다고 했다.

기자가 어린 시절 가을이면 아버지께서 산골짜기에서 한 짐, 두 짐 지게에 볏단을 힘겹게 지고 오셔서 차곡차곡 마당에 쌓으셨다. 다음날 아직 깜깜한 새벽부터 탈곡기가 돌아가면 벼알이 방문 창호지로 다다닥 날아왔다. 탈곡기 소리에 잠이 덜 깬 눈으로 일어나서 아버지 가까이 볏단을 옮겨 드린 추억도 있다. 오랜 추억을 떠올리면서 어르신의 부지런한 모습에 잊혀가는 옛 풍경을 느끼며 산골 내 고향 궁류면 향수에 빠져본다.

기자가 아는 탈곡기는 오공오공 소리가 난다고 오공기계라 부르기도 하고, 무슨 이유였는지는 모르겠으나 공상이라고 부른 기억도 난다. 당시로서는 홀태에서 발전한 획기적인 기계화의 역사가 아닌가 한다.

티스토리 ‘솔뫼구름/창문너머 보는 세상’은 지난 2023년 8월 24일 ‘옛날엔 벼 이삭을 이렇게(탈곡기)’라는 제목의 글에서 사진과 함께 이렇게 적고 있다. 족답식 탈곡기 이 기계는 50년대 후반 처음에는 논이 많은 농가가 구입하여 돌아가면서 사용했다. 한 사람이 볏단을 풀고 한 줌씩 나누어주면 한두 사람이 발로 밟으면 ‘와롱’ ‘와롱’ 소리가 났다. 

볏대를 잡고 이삭을 탈곡기에 대면 벼알이 떨어졌다. 힘을 적게 들이고 하루에 많은 양을 탈곡할 수 있다. 아마 70년대 후반까지도 시골 농가에서까지도 사용했었던 것 같다. 후반에는 쉽게 탈곡을 하려고 가뭄 때 물을 푸는 발동기와 탈곡기를 벨트로 연결하여 사용하기도 하였다. 오을순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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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령신문 기자 / urnews21@hanmail.net입력 : 2024년 10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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