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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령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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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부 부림면 향우인 연당(硯堂) 정원식(鄭元植.부산광역시행정동우문인회 회장.사진 좌) 시인의 시비 제막식이 지난 4월 23일 오전 11시 부림면 신반공원에서 열렸다. 연당 시인의 시비는 시비건립추진위원회의 주관으로 건립되었다. 추진위원회는 △추진위원장= 배상호(문예시대 발행인.몽포문학기념관장) △위원= 이동희(농민문학 발행인).조헌호(전 부산불교문인협회장).차정호(부산시행정동우문인회 고문).정형식(한국가람문학회 회장.연당의 바로 아래 동생) 씨 등으로 구성되었다.
시비 앞면에는 연당의 시 ‘자굴산에 올라’가, 뒷면에는 연당의 약력과 가족 및 시비건립추진위원 명단 등이 각각 새겨져 있다. 특히 이 시비는 지난 2003년 4월 신반공원에 건립한 연당 시인의 선친 성담(星潭) 정영달(鄭永達:1921.4.17.~2014.4.17.) 교육자이자 장수시인의 시비(앞면에 ‘내 고장 부림’, 뒷면에 ‘세월’) 바로 옆에 나란히 건립되어 눈길을 끌었다. 연당은 인사말에서 “저의 시비가 고향 신반공원에 그것도 이미 18년 전에 세워진 부친의 시비 바로 옆에 나란히 건립되어 그 제막식을 오늘 갖게 된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시비 건립을 허락해주신 부림면민과 부림면 관계자, 그리고 시비건립을 위해 애써주신 시비건립추진위원 등 여러분께 깊은 감사드립니다.”고 말했다.
또한 연당은 자신의 시비에 새겨진 시 ‘자굴산에 올라’를 짓게 된 동기에 대해 “우연한 기회에 의령의 명산 자굴산에 올라보니 임진왜란 당시 의령에서 전국 최초로 의병을 일으켜 국난극복에 크게 기여한 곽재우 홍의장군과 그 휘하 17장령 중 조군량(調軍糧)을 맡아 기강전투에서 공을 세운 정질(鄭晊:초계정씨 시조 光儒候공의 15세손), 독후장(督後將)으로서 정암진 전투에서 공을 세운 정연(鄭演:초계정씨 시조공의 16세손) 선조 두 분(의령 충익사에 위패 봉안)을 비롯한 수많은 의병들의 의연한 구국정신과 투혼을 기리는 시흥(詩興)이 일어 이 시를 짓게 되었습니다.”라고 밝혔다.
배상호 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연당 시인 겸 수필가는 의령군 부림면 현동 출생으로서 국립부경대학교 대학원을 졸업(공학석사)하고 경남도와 부산시에서 공무원으로 32년간 봉직했습니다. 저는 연당 시인을 부산 서구청에서 함께 근무하면서 알게 되었으니 30여 년의 인연을 맺고 있습니다. 연당은 공직 퇴임 후 보람찬 제2의 인생길로서 문학에 입문하여 작가로서 소양을 다져 저가 발행인으로 있는 문예시대에서 2004년 시와 수필로 등단, 2008년 첫 시집 ‘석류가 익어가는 계절’을 발간, 그 해 문예시대의 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그 후 연당은 한국가람문학회 회장, 초계정씨부산종회장, 재부 부림면향우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재부 의령군향우회 자문위원과 부산시행정동우문인회 회장 등으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 인연으로 연당 시인의 시비 건립추진위원장을 흔쾌히 맡게 되었습다.”고 소개했다.
배 위원장은 “연당은 첫째, 어버이를 존경하는 효자입니다. 연당은 6형제(4남2녀) 중 장남으로서 아버님을 먼저 문예시대에 등단시키고, 2003년 이곳 신반공원에 교육자이신 부친 성담 정영달 선생의 시비를 건립했습니다. 둘째, 신실한 사람입니다. 연당은 지난해에 ‘초계정씨부산종회 40년사’를 발간해 그 누구도 여태까지 해내지 못했던 오랜 숙원사업을 해결함으로써 종친들로부터 존경과 사랑을 받았습니다. 셋째, 성공한 사람입니다. 성공한 사람은 고향과 부모형제와 이웃을 사랑하고 공경하며, 역사를 빛내는 인물인 바 연당의 사람됨이 바로 이와 같기 때문입니다.”며 “연당의 시비를 고향 땅에 세울 수 있게 된 것은 그는 효자이고, 신실한 사람, 성공한 사람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며, 이 점은 수많은 문인에게 좋은 본보기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먼 훗날 문화유산이 될 이 시비는 그 문학적 향기가 온 누리에 퍼지게 되길 기원합니다.”고 말했다.
노익환 부림면장, 정정효 재부 의령군향우회장, 정정규 초계정씨박사공파대종회장 등은 축사에서 하나같이 이 시비를 잘 가꾸고 보전하여 문학적 향기 가득한 부림면의 자랑이 되길 기원한다는 축사를 했다.
이 자리에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소규모의 인원만이 참석해 이 시비의 건립을 축하하며 그 보전과 발전을 기원했다. 참석자는 부림면 노익환 면장과 이성섭 부면장, 재부 의령군향우회 정정효 회장.이철주 상임부회장.전희수 상임이사.고남선 사무국장, 초계정씨 박사공파 대종회 정정규 회장, 초계정씨 부산종회 옥전회 정영상 회장과 신반문중의 정우진 상임부회장 및 정윤철 부회장, 권기상(연당의 죽마고우), (사)고루이극로박사기념사업회 이종순(연당의 제부) 이사, 이종선(연당의 부인.사진 우) 씨를 비롯한 자녀와 정이주(연당의 둘째 동생) 씨 외 연당의 형제재매 내외 등이다. 참석자들은 제막식 후 초계정씨박사공파신반문중 재실인 인근의 신계서원에서 다과회를 가졌다. 이 행사의 총괄진행은 초계정씨 부산종회 옥전회 정영상 회장이, 사회는 부산다산문학회장 이윤정 시인이, 시비 시 ‘자굴산에 올라’의 낭송은 육은실 시 낭송인이 각각 맡아 질서정연하게 진행되었다.
박해헌 발행인 -------------------------------------------------------------------------------------
자굴산에 올라
정원식
자굴산에 올라
남산을 바라본다.
우뚝 솟은 의병탑은
만고의 빛이 되어 나라를 지키고
현고수(顯鼓樹)에 매달은 우렁찬 북소리
천지를 뒤흔들며
임란의 참혹했던 전황을 일깨워 준다.
하늘에서 내려온 홍의장군
그를 따른 17장령(將領)들의 투혼은
세월이 흘러도 더욱 의연하고
나라 위해 바친 님들의 굳세고 용감한 기개
지축을 흔들며 달려오는 듯
자굴산이 푸르름에 젖어 충의를 자랑한다.
멀리 바라다 보이는 진주성이
오늘따라 더욱 가까이 보이는 것은
논개의 절의가 있기 때문이고
죽음으로 맞선 민초들의 숭고한 정신이
남강에 유유히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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