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환 생가 소유권은
의령군이 가져야“
“기부채납은 증여 중 하나
자기 재산 한정하지 않아“
창원지법 관정 패소 판결
“교육재단의 소유 아니다”
재단 측 주장 안 받아들여
관정 이종환 삼영화학그룹 명예회장의 용덕면 생가 소유권은 의령군이 가져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창원지법 마산지원 민사4단독 조미화 판사는 2일 의령군이 재단법인 관정이종환교육재단(이하 교육재단)을 상대로 낸 '관정 생가 소유권 이전 등기'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조 판사는 '증여'를 규정한 민법 제554조를 근거로 교육재단이 약속대로 관정 생가를 의령군에 기부채납하는 방법으로 소유권을 이전해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의령군은 2011년 8월 교육재단과 맺은 업무협약을 근거로 완공된 관정 생가의 소유권을 주장했다. 당시 양측은 '관정 생가 조성사업이 끝나면 소유권을 무상으로 의령군에 기부채납 및 이전한다'는 내용에 서명하고 의령군이 농림지역이던 부지를 2,500여만원 들여 계획관리지역으로까지 바꿔 생가 조성을 도왔다.
그러나 교육재단은 2012년 말 관정 생가가 완공됐지만 이를 의령군에 기부채납하지 않았다. 관정 생가가 교육재단 소유가 아니라 이종환 명예회장 장남 소유 재산이어서 기부채납을 할 수 없다고 맞섰다.
결국 의령군은 지난 3월 법원에 관정 생가 소유권을 가려달라며 소송을 냈다.
조 판사는 민법에서 증여의 대상을 자기 소유 재산으로 한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자기에게 속하지 않은 것이라도 얼마든지 증여대상이 된다고 설명했다. 또 증여의 의사표시를 한 사람은 대상물이 다른 사람 소유라도 이를 취득해 증여를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민법 554조는 '증여는 당사자 일방이 무상으로 재산을 상대방에 수여하는 의사를 표시하고 상대방이 이를 승낙함으로써 그 효력이 생긴다'고 규정한다. 기부자가 자기 재산을 지자체 공유재산으로 넘기는 기부채납은 증여계약 중의 하나다.
그동안 용덕면 관정 이종환 교육관광시설에 대한 사용승인이 지난 1월 14일 결국 떨어져 5월 1일부터 개방한지 30여일 만에 이 같은 판결이 났다. 이 시설물에 대해 사용승인이 지난해 신청됐지만 협약서에 따른 기부채납이 이뤄지지 않아 지난해 11월 4일 최종적으로 사용 불승인 통보됐고, 이에 대해 다시 불승인처분 취소 청구 행정심판이 지난해 11월 17일 제기돼 지난 12월 29일 불승인처분을 취소하라는 행정심판결과에 따라 군이 사용승인을 했다. 이 판결에 군민들은 인정 할 수 없다는 여론으로 귀추가 주목돼 왔다. 하현봉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