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병의 날 기념식 및 축제관련 군민의향 설문조사’에 대하여
김만권(재경 향우)
(사)의병기념사업회가 지난 2014.10.2 의령군청 4층 회의실에서 가진 임시총회에서 “의병의 날 기념식 및 축제관련 군민의향 설문조사의 건”을 상정하고, 현행과 같이 국가기념일인 6월1일에 맞춰 기념 축제를 진행하는 것은 농번기와 더위에 겹쳐 다수 군민이 참여하는데 애로가 있으며, 의병의 날 기념축제가 그 이름부터 포괄적이라 홍의장군 곽재우와 임란의병의 축제의미를 희석시킨다며, 군민의 설문조사를 통해 제도개선을 하겠다는 취지의 내용을 의령신문을 통해 보았다. 좋은 뜻으로 개선하려는 의도로 보일 수도 있지만, 제도개선의 배경이나 방법, 절차에 대해서는 의견을 달리한다. 홍의장군을 사랑하고, ‘의병의 날’ 국가기념일 제정에 힘써 왔던 한 사람으로서 저의 소견을 밝히고자 한다.
첫째, 의령군민과 향우들이 힘겹게 이룬 ‘의병의 날 제정 취지’를 이어가야 한다.
‘의병의 날’ 국가기념일 제정은 3만(향우 포함 30만) 의령군민의 수십 년간 염원이고 숙원이었다.
의령군은 1975년 ‘의병의 날 제정 청원서’를 국회에 제출한 이후 역대 군수, 특히 전임 고 전원용님, 한우상 군수님도 엄청 노력하였으나 제정하지 못하였다. 그러다가 2008년 의령군수 등 1만5천586명이 서명한 ‘호국 의병의 날 기념일 제정’ 청원서를 또다시 국회에 제출하고, 2009.11.16 고려대학교 백주년기념관에서 ‘의병의 날 국가기념일 제정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하였다. 이 자리에 함께한 많은 재경향우들과 현풍곽씨 문중사람들이 적극 후원해준 공로도 컸었다. 이와 같이 의령군이 주도하여 군민과 경향각지의 향우들의 관심과 지원, 특히 재경의령군향우회와 (당시) 행정안전부의 의령출신 공무원들의 남다른 관심과 ‘의병의 날’ 제정에 찬동하는 많은 분들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국가기념일이 어렵사리 제정하게 되었다. 이는 의병의 날 제정 일지를 보면 그 공로를 이해할 것이다.
그리하여 2011.6.1 김황식 국무총리를 비롯해 중앙과 전국의 주요인사 및 의병관련단체, 의병 후손, 군민 등 3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1회 의병의 날' 기념식이 우리 의령 공설운동장에서 열렸다.
그런데 이런 국가기념일인 ‘의병의 날’을 지나간 ‘의병제전일’로 되돌리는 것은 수십 년간의 노력으로 어렵게 이룬 공적을 다른 지방자치단체에게 그 공을 넘겨주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현행 ‘의병의 날’ 6월1일은 임진왜란 때 전국에서 최초로 의병을 일으킨 곽재우장군의 ‘의병 창의일’을 양력으로 계산해서 정한 역사적인 의미를 가진 날이다. 그래서 그동안 음력으로 제를 올렸던 ‘의병제전일’이었던 4월22일을 양력으로 바꾸어 제를 올리는 것이다. 그것이 오히려 그 당시의 의병 창의일에 맞는 의미도 가지고 있겠다. 참고로 국경일인 ‘한글날’도 세종대왕께서 음력 9월 상순에 훈민정음을 반포한 날을 양력으로 환산하여 10월9일을 한글날로 제정, 기념하고 있다.
호국의 달 첫날인 6월1일을 (호국)’의병의 날’ 기념일로 제정할 당시 국가 보훈처는 현충일인 6월6일 앞에 국가기념일이 제정되는 것은 ‘호국의 날’ 의미를 퇴색시킨다면서 강력히 반대를 했다. 그런데도 호국의 달 첫날인 6월1일이 ‘의병의 날’로 제정되어, 그 의미가 훨씬 커졌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그런 뜻 깊은 날을 기리기 위해 시작한 지 불과 5년도 안된 시점에서 과거로 환원하려는 움직임을 보는 마음 착잡하다.
둘째, 공청회 등을 통해 ‘의병의 날’ 행사 개선방향, 재원조달 방안 등에 대한 의견이 모아지면, 그것을 토대로 그때 군민과 향우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의령군의 정체성을 지닌 아주 중요한 ‘의병의 날 기념식 및 축제’와 관련해서 군민 800여명의 설문조사(군민 800명 대상, 10.15-10.24, 공무원 등이 현지 출장 설문지를 작성하여 회수하는 방식) 결과에 따라 경향각지 지역향우회, 유관기관, 참여단체 등에 통보하고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강구한다고 하는데, 이러한 방식은 객관성과 신뢰성이 적은 설문조사 결과를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관철시키려는 의도로 보일 수밖에 없다. 우선 ‘설문대상’, ‘설문지 조사방식’, ‘설문지’ 등에 대해 폭넓은 의견부터 모아져야 할 것이다.
800명 대상의 설문조사는 3만 군민(향우포함 30만)의 2.7%(향우포함 0.27%)에 불과하며, 설문조사 방식도 공무원의 현지 출장 설문지 작성은 조사 대상자의 자유로운 선택이 훼손될 우려가 있으므로 보다 많은 대상자에게 우편조사 방식 등 공개적인 통계처리가 되어야 조사의 신뢰성을 높일 것이다. 또한 설문지 작성도 공정성 확보를 위해 세심하게 검토하여 작성되어져야 할 것이다.
따라서 국가기념일인 ‘의병의 날’이 이런 방식으로 변경될 경우 불필요하게 군민간의 의견대립으로 소모적인 논쟁을 초래할 소지도 있으므로, 현행 국가기념일 행사는 상당 기간(적어도 5년 내지 10년) 현행대로 시행해본 후, 그 결과를 바탕으로 군민과 향우, 역사학자, 의병관련 연구기관, 교수, 현풍곽씨 문중, 의병의 날 제정 관련자, 전문가의 의견을 듣는 공청회 등을 통해 ‘의병의 날’ 행사 개선방향, 재원조달 방안 등에 대한 의견이 모아지면, 그것을 토대로 그때 군민과 향우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너무 중요한 사항이므로 조금 여유를 갖고 신중하게 추진하는 것이 좋을 듯싶다.
셋째, 새로운 형식의 군민 참여와 행사 진행방식과 프로그램에 대해 군민과 향우들의 의견을 들어 개선하는 방식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겠다.
“기념축제가 매년 국가기념일인 6월1일로 맞춰 진행함으로써 일정상 모내기 철인 농번기와 하절기 더위가 겹쳐 다수 군민의 참여에 애로가 많다”는 지적에 대하여는 6월1일 ‘의병의 날’에 걸맞은 새로운 형식의 군민 참여와 행사 진행방식과 프로그램에 대해 군민과 향우들의 의견을 들어 개선하는 방식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영농기술이나 방법 등의 변천으로 농번기, 하절기의 개념도 변화하고 있는 점 등에 대해 농업관계 전문가의 의견도 들어 보아야 할 것이다.
넷째, 정부주도하의 돌림식 기념식 개최에 대해서는 ‘의병 수도’의 자긍심을 갖자.
곽재우 장군이 의병을 최초로 일으킨 곳이 의령이고, 의령군이 국가 기념일 제정을 주도한 지방자치단체라는 것을 부각시켜 일정 주기(5년 또는 10년 주기)마다 의병제전이 의령에서 개최될 수 있도록 중앙정부에 건의, 추진되도록 하는 것이 (사)의병기념사업회의 현안사항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야만 의병 관련 예산확보도 쉬워지고, 개최하는 해의 행사비용이라도 중앙예산을 지원받을 수 있을 것이 아닌가? 의병광장, 의병박물관, 곽재우 생가 복원 등 의병기념사업 벨트 조성 등도 우리가 의병의 수도라는 자긍심을 가지고 군민이 합심해야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다섯째, 국가 기념일인 ‘의병의 날’에 대해 자긍심을 높이자.
“‘의병의 날’ 기념 축제가 그 이름부터 포괄적이며 홍의장군 곽재우의 임란의병의 축제의미를 희석한다”는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는 것 같다. 한마디로 지나간 의병제전은 우리 의령군민만의 집안 잔치 성격이었다고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집안 잔치보다는 동네 잔치가, 그 보다는 나라잔치가 훨씬 의미가 크지 않을까? 이런 애기해도 될지 모르겠다. 우리속담에 “죽 쒀서 개준다”는 말과 같이 의령군이 애써 만든 과실을 청송, 제천, 춘천 등 다른 지방자치단체가 따 먹게 하는 결과를 초래할까 걱정이 된다. 우리가 과거 의병제전일로 돌아가면 그 틈새를 다른 지방자치단체가 ‘의병의 날’ 중심으로 서게 될까 봐 잠이 안 온다. 한번 빼앗기면 다시 찾기는 더 힘들어진다. 어렵게 이루어졌던 군민의 오랜 숙원이었던 과실을 너무 가볍게 여기지 말고 신중 또 신중하게 생각하고 판단해서 우리 의령군민과 경향 각지 향우들이 모두 좋아하고 우리 의령이 의병의 수도로서 ‘의병의 날’이 계속 많은 국민의 가슴에 새겨지기를 바란다.
내고향 의령은, ‘의병’하면 ‘의령’이 연상되는 명실상부한 의병의 수도이다. 따라서 ‘의병의 날’ 제정 배경 홍보를 더욱 강화시킬 필요가 있겠다. 행여 역사에 과오를 범하지 않게 멀리 보고 넓게 보는 안목으로 현명한 판단을 해 주기 바란다.
‘의병의 날’ 제정 일지
편집부 기자 /  입력 : 2015년 01월 02일
- Copyrights ⓒ의령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