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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우정 찾아가는 길

하동고등학교장 안명영
편집국 기자 / 입력 : 2010년 04월 05일











▲ 하동고등학교 교장
곽재우 장군이 말년에 은거하였다는 ‘망우정’을 찾아보기로 작정하고, 의령 생가를 기점으로 길을 나섰다. 적포교를 건너고, 박진교를 지나자, 교통표지판에 ‘박진전적비’를 읽을 수 있었다. 초행길이라 박진장군기념비 또는 박진지구전투기념비인지 정리가 되지 않는다. 차후에 확인하기로 하고 우측으로 여정을 잡았다.


남지에 들러 ‘망우정’ 길을 물어 시원한 대답을 들을 수 없었다. 영산으로 방향을 잡아 고속도로 남지톨게이트 앞을 지나 영산․창녕 방면 직진, 우강․길곡은 우측으로 진행하라는 교통표지판이 있다. 지명 ‘창녕’ 위에 ‘우포늪, 부곡온천’의 별도 이정표가 부착되어있다. ‘우강’ 위에 ‘망우정’을 표시하면 좋으련만, 다시 한참으로 가니 ‘우강2구마을 - 도천의 힘 마늘과 감자’라는 마을 안내탑은 보이지만, ‘망우정’을 소개하는 구절은 없구나.


곽재우 장군은 왜적이 침입하자 분연히 일어나 국난 극복에 이바지했으며, 전란이 끝나자 “의병은 싸울 뿐 결코 자랑하지 않는다.”는 명언을 남긴 채 초연히 강촌으로 돌아가 우강이 낙동강과 합수되는 동산에 忘憂亭(망우정)이란 편액을 걸고, 거문고와 배 한척으로 세속을 떠나 유유자적하며 세월을 보냈다.


지금은 모래로 강바닥이 높아져 강둑은 높아지고, 강폭은 좁아졌으며 세월에 묻혀 당시의 풍광을 찾기 어렵다. 동산 꼭대기에 느티나무가 서있고, 그 앞에 유허비가 있고 아래에 삼 칸 크기의 망우정이 위치한다.


대나무 숲, 시야를 가려 대청으로 자리를 옮겨 정자 기둥에 기대어 흐르는 낙동강을 한참이나 보고 있자니, 눈앞이 몽롱해지며 저 멀리 강물 위로 꼬리를 치켜세우고 눈부신 은빛 안장을 얹은 백마가 달려오는 환상에 빠진다. 아, 곽재우 장군이 탔던 그 백마인가! 정녕 아직도 백마는 망우정 주변을 맴돌고 있다는 말인가! 손에 들어야 버릴 수 있고 생각을 해야 잊을 수 있기에 장군은 백마에 대하여 한번 정도는 생각의 끈을 확인하지 않았을까!


이덕무는 『홍의장군전』에서 아버지가 별세하자 執喪(집상)에 정성을 다하였다. 이때 애첩이 병이 심하여 곧 죽게 되었는데 울면서 한번 만나보기를 청하니 “죽은 뒤의 부고는 받을 수 있지만 만나 볼 수는 없다”고 하였다. 그 여인은 님이 그리워 죽어서 백마로 태어난 것이 아닌지.


곽재우는 의병을 모으러 장터로 갔는데, 군중이 웅성거리고 백마가 흥분하여 앞발을 들고 사납게 울부짖고 있었다. 주인은 “도무지 길들여지지 않아 이 말을 다스리는 자에게 그저 주겠다.”고 한다. 백마는 곽재우의 눈과 마주치자 수줍은 새색시처럼 고개를 숙이며 조용해졌다!


곽재우 장군은 1552년 의령 유곡에서 태어나 망우정에서 세상을 떠났지만, 우리 가슴속에는 임진왜란의 영웅으로 남아있다. 또 학생들에게는 존경받는 위인으로 자리매김 되고 있다. 장군의 유적지는 의령과 창녕을 전국적으로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하는데, 홍보효과를 돈으로 환산할 수 있겠는가.


장군의 생가와 망우정을 편안하게 왕래 할 수 있도록 약도가 포함된 안내판을 각각 설치하고, 교통표지판에도 소개를 곁들이며, 생가에 장군의 흉상 및 정암진 전투의 전황도를 세우고, 망우정 주변에 다양한 볼거리(홍의장군 기마상, 망우당의 생활도 등)를 준비하면, 찾는 이에게 큰 깨우침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편집국 기자 / 입력 : 2010년 04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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