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군 자체 진상조사
국민가요 ‘처녀뱃사공’의 무대논란과 관련, 함안군이 지난 2000년 노래비를 세우는 과정에서 잘못이 있었다고 자체 진상조사를 통해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이 같은 인정은 지난 4월 정옥진 향우가 이의를 제기한 이후 5개월만에 얻어낸 성과이다.
이 과정에서 처녀뱃사공 오라버니의 전사와 관련, 정옥진 향우가 지난 4월 진상규명 방법까지 상세하게 적어 이의제기를 했는데도 함안군은 정옥진 향우에게 결과적으로 거짓회신을 하다 언론의 잇단 이의제기 보도에 밀려 이번에 자체 진상조사를 통해 정옥진 향우의 주장을 뒤늦게 인정해 직무유기를 넘어 사실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마저 사고 있다. <관련기사 2면>
그러나 함안군은 처녀뱃사공 오라버니의 전사와 윤부길 선생 악극단 일행의 상경시점 부분만 잘못됐음을 인정하고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기존의 내용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4일 기자는 함안군의 처녀뱃사공 비문논란 관련 진상조사 문건을 받았다. 이에 앞서 함안군은 지난 3일 진상조사 문건을 함안군을 출입하는 기자들에게 배포했다.
문건에 따르면 ‘노래비문 뒤편에 새겨진 내용에는 악양나루터 주인 박병희씨의 세아들 중 둘째였던 박기준씨가 군에 입대한 후 6·25 전쟁 중 전사한 것으로 되어 있는데 이는 큰아들 박경운씨의 부인과 그 자녀들의 말에 의하면 사실이 아닌 것으로 여겨져 확인결과, 박기준씨는 맏형 박경운과 함께 전쟁 이전부터 우익청년단체에서 활동하였는데 1949년 좌익세력에 의해 죽임을 당하였고 함.’, ‘우익활동을 했던 박기준씨가 전사자로 기록되어 있어 전쟁 중에 전사한 것으로 비문에 적은 것은 앞으로 바로잡아야 할 것으로 보임.’이라고 적었고, ‘또한, 윤부길 선생의 악극단 일행이 서울로 올라간 시점(김영복씨는 9·28 수복이 되던 해라고 함)에 대해서도 확인절차를 거쳐야 하겠음.’이라고 적고 있다.
이 같은 내용은 정옥진 향우에 대한 지난 4월18일자 함안군의 회신 내용을 스스로 뒤집는 것이다. 또 함안군은 정옥진 향우의 이의제기에서 제시된 진상규명 방법을 결과적으로 외면하다 뒤늦게 이를 인정해 행정기관의 신뢰성에 흠집을 남겼다.
함안군은 지난 4월18일 처녀뱃사공 노래비문의 이견에 대한 회신에서는 비문에 등재된 박기준님은 6·25전쟁 당시인 1950년 9월에 사망하여 전몰군경(마산보훈지청 확인)임을 알려드립니다라고 적었다.
이에 앞서 정옥진 향우는 지난 4월8일 이의제기에서 ‘비문에 군 근무 중 행불자로 등재된 박기준씨는 6·25전쟁 몇 년전에 당시 지방 공산주의자에 의해 살해되어 이미 이 세상에는 없었던 사람’이라며 진부를 가릴 의지만 있다면 비문에 등재된 박기준씨의 사망 년 월일을 확인하고 현재 함안군 법수면 악양부락에 살고 있는 당시 처녀 뱃사공의 주인공인 이필남에게 문의하거나 또는 70세 전후의 원주민에게 탐문하면 간단히 진상을 밝힐 것으로 생각한다며 진상규명 방법까지 상세하게 제시했다. 유종철 기자 |